외국인 원화채권 판다…지난주 2조7천억원 순매도

입력 2015-07-13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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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비중 5.83%로 5년여 만에 최저…그리스·중국 불안 영향인 듯당국 "자금유출 성격 판단 어려워…모니터링 강화"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 폭락 여파로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가운데 채권 시장에서도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의 원화채 보유 비중은 5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국내 발행 국고채와 통화안정증권(통안채) 잔고(상장·비상장 포함, 거래일 기준)는 지난 10일 현재 약 105조원으로 주초인 6일(107조7천억원)과 비교해 2조7천억원가량 줄었다.

외국인 채권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국고채와 통안채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10일기준 5.83%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0년 4월 16일(5.8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그리스 채무협상 난항과 중국 증시 급락 여파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유동성이 악화한 일부 투자자들이 돈을 빼갔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KB투자증권 김명실 선임연구원은 "최근 중국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급락세가 지속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자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보유 원화채권을 매도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그리스 채무협상 난항, 중국의 증시 불안으로 대외 리스크가확대된 상황에서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도 움직임이 가세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엑소더스'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지난달부터 외국인 자금 이탈현상이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본격화한 지난달 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빠져나간 외국인 주식자금은 총 2조8천억원에 달한다.

국내 채권시장은 주식시장과 달리 단기투자성 자금의 유입 비중이 작아 대외충격에 따른 급격한 자금유출 우려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의 절반가량은 외국 중앙은행의 투자금이 차지하고 있고 연기금, 국부펀드, 글로벌 채권형펀드 등 장기투자 성향이 강한 자금의 비중이 크기때문이다.

단기투자성 자금은 전체 외국인 투자액의 10% 정도로 알려졌다.

실제로 주식시장에서 최근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 동안 국내 원화채 시장에는얼마 전까지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됐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던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도 움직임에 대해 관계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기투자처로서 한국의 매력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선진국의 금리차가 좁혀진 상황에서 원화 강세에 대한 기대감까지 약해진다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원화채에 투자할 유인 요소가 많이 줄어들 가능성이있다.

채권거래는 최종 결제까지 시간 차가 있어 어떤 외국인 자금이 원화채권을 팔았는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일부 기관이 최근 일시적인 충격을 고려해 자산배분을 조정한 것인지, 아니면 기조적으로 외국인 채권 투자가 줄어드는 조짐인지 현재로서는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의 일부 불안 요인과 신흥국 시장의 약세 여파로 일시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크다"며 "엑소더스의 전조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관계 당국은 당분간 외국인 채권자금 흐름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 채권자금은 단기투자 비중이 작아 큰 요인이 발생하지않는 한 한꺼번에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최근의 자금이탈과 관련해서는 추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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