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 속 중국불안, 한국경제 디플레 우려 키운다

입력 2015-08-23 06:07  

"중국발 불확실성, 아직 시장에 제대로 반영 안 돼"

국제유가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가운데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세계경제는 물론 한국경제에서도 상품과 서비스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디플레)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은행과 해외투자은행(IB)에 따르면 디플레 우려에서 벗어나는 듯했던한국경제에 최근 들어 물가 하락 압력이 커지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반등 조짐을 보이던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고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끌어내리면서 디플레의 공포가 다시 퍼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40.45달러로 떨어졌다.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 수준을 반영하는 한국 BEI(명목국채 수익률과 물가연동채 수익률의 차이) 지수는 7월 0.84%포인트에서 8월 들어 0.72%포인트로 하락했다.

또 7월 생산자물가지수는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4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수준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한두 달 뒤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중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는 다른 나라의 디플레 압력을 가중시킬 공산이 크다.

위안화 절하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이 디플레를 외국으로 수출하는 것"이라고지적하고 있다.

일각에선 디플레에서 벗어나려던 일본이 중국산 수입품 가격 하락에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이 중국과의 교역비중이 높은 점을 들어 위안화 절하에 따른 원화의 명목실효환율 절상이 디플레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기침체 신호는 수요 측면에서 물가를 한층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있다.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위안화 절하에도 최근 원화가 급격한약세를 보여 환율 경로를 통한 물가하방 압력은 사실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측면에서의 디플레 압력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경기둔화로 투자와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 실물경제 측면에서 한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내수부양에 성공하면 이런 디플레 압력은 다소 완화될 수 있지만 당분간대외여건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2013년 6월 벤 버냉키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뒤 시장이 이를 소화하는데자그마치 1년가량 걸렸다"며 "중국발 불확실성은 아직 시장에 제대로 반영된 이슈가아닌 만큼 시장 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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