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쇼크> 한국 금융시장도 휘청…北리스크와 상승작용(종합)

입력 2015-08-24 20:22  

<<시장상황점검회의 내용 반영>>쏟아지는 대내외 악재들, 실물경제에 악영향 우려

중국 증시의 폭락 여파로 한국 금융시장도 크게 출렁이고 있다.

북한과의 일촉즉발 위기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추락을 거듭하는 중국 증시는 한국 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발 쇼크는 회복세로 접어든 미국과 디플레이션 공포에서 벗어나기 시작한유럽시장까지 덮치면서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정부는 중국과 북한 등 다양한 대내외 변수들이 중첩된 상황인 만큼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별로 어떤 대응책을 쓸지 고민하고 있다.

◇ 중국 쇼크에 국내 증시도 폭락…저성장 국면 속 불안감 가속 중국의 경기 선행지표인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47.1로 2009년 3월 이후 6년5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지면서 내리막길의 중국 증시에 충격이 가중됐다.

중국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24일 장중 8%대 폭락하는 장세를 연출했다. 홍콩항셍지수는 장중 5%대, 대만 가권지수는 7%대 급락세를 나타냈다.

중국발 쇼크는 곧바로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보다 2.47% 하락한 1,829.81로, 코스닥지수는 2.19% 내린613.33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4.0%원 오른 1,199.0원으로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약 5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중국의 금융시장 불안이 한반도 안보위기와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한국 금융시장에도 충격파를 던진 것이다.

특히 한국 경제가 수출 주도형인데다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아 중국 시장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어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경제가 올해 들어 7개월 연속으로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는 데다 올2분기까지 5분기째 0%대 저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펀더멘털도 약화해 경제 주체들의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한국 경제는 추가경정예산 등 대규모 재정보강 대책을 앞세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를 극복해 나가는 길목에서 대형 악재를 잇따라 만난 셈이다.

유가 등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도 불안 심리를 키우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은 기업들의 생산비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지만, 우리나라 수출 시장인 원자재 수출 국가들의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 호재만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위안화 평가절하와 중국의 경제 불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임박 등 글로벌 경제 현안이 아시아 외환위기를 잉태한 1994년과 비슷하게 흘러간다는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경제에 너무나 많은 불확실성이 생겼다"면서 "위안화 평가절하는 업종별로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제대로 분석조차안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증시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최근 쏟아지고 있는 대내외악재들이 우리나라 실물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 엎치고 덮치는 대내외 악재들…고민하는 정부 남북 고위급회담이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증시 급락 여파가 확산하자 정책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은 이날 오후 주형환 기재부 1차관 주재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어 남북한 긴장상황 및 중국 금융시장 불안 등에 따른국내 금융시장의 영향을 점검했다.

회의에서는 주가가 폭락했지만 하락 폭 및 환율 상승 정도가 다른 아시아국가에비해 적은데다, 채권시장은 외국인이 118억원을 순매수한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북한 도발, 중국 경제 불안, 미국 금리 인상 등 '복합 리스크'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면서 상황별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할지 저울질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 외국 언론매체, 국제 신용평가사에 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방침이다.

당분간 주 차관 주재로 매일 시장점검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필요하다면 선제적으로 대응할 태세도 갖췄다.

기재부 관계자는 "남북 긴장관계가 다소 완화되더라도 중국 경기 우려와 미국금리 인상이라는 두 가지 대외 리스크는 여전하다"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선제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중국 증시 불안 여파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상황에서 어떤대응을 할지를 놓고도 고심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시아 주식시장 전체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어 우리가 대책을내놓는다고 해서 그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그렇다고 손을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을 경우 어떤 효과를 낼 수있을지 짚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25일 오전 7시 프레스센터에서 '국내외 증시 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한다.

금융위 주재로 열리는 이 회의에는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한국증권금융, 국제금융센터 등의 기관장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학수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 수장들이 머리를 맞대고 국내외 증시 상황을 살펴보고 그간의 대응책 추진상황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lkbi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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