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한국경제> ⑥ 전문가들 "중국발 불안 계속된다"

입력 2015-08-25 16:25  

전문가들은 대체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 중국 경제의 불안정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가 단기적으로는 재정·통화 정책을 동원해 적절히 대응하면서 궁극적으로 대외변수에 견딜 수 있는 기초체력을 길러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9~10월 두 달이 중요…대외위기 흡수할 기초체력 키워야" 중국발 금융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절대로 하루 이틀에 끝날 사안이 아니다. 증시 불안은 중국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안 좋아지고 있다는것을 반영한다. 앞으로 중국에서 경제지표가 나올 때마다 금융시장 출렁임이 지속될가능성이 크다. 중국 실물경제가 생각보다 나빠져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신흥국전반의 성장률이 낮아지면 우리 경제에도 타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앞으로 9~10월 두 달이 굉장히 중요하다. 중국 경제가 급속도로 나빠질지, 나빠지는 정도가 완만해질지에 따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금융시장이 받는 타격이달라질 것이다.

중국 실물경제가 둔화하는 속도와 중국 경기 둔화가 세계경제와 아시아 전반에미치는 영향에 따라 한국의 대응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증시 불안이 실물경제로까지 전이가 되지 않는다면 현 상황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만일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에 가까워질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된다면 단기적으로 재정을 풀고 기준금리를 더 내리는 수밖에 없다. 만약 그 정도가 아니라면 지금하던 정책을 쭉 끌고 나갈 수밖에 없다. 뾰족한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중국 경제는 두고두고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대외 위기를 흡수할 수있는 기초체력을 잘 닦아둬야 한다.

▲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전 한국경제학회장) "중국 성장 둔화 계속될 것…한국, 금리보다 환율정책 대응이 바람직" 중국의 성장 둔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시스템 측면에서 제도가 성장을 제약하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는 성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이 현 제도하에서 시장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이번에 드러난 것이다.

중국의 수출주도 성장 전략도 어려운 국면에 처했다. 중국은 그동안 낮은 위안화 가치에 힘입어 수출 주도 성장을 해왔다. 환율이 미국의 견제를 받은 이후 수출량은 크게 줄지 않았더라도 수출기업의 수익률이 많이 떨어졌다. 내수 위주로 전환하고자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버블만 유발하는 부작용을 겪었다. 이번에 위안화를평가절하해서 다시 수출 부활을 의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는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중국 부진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버드대 경제학자인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작년 방한했을 때 중국경제의 둔화를 미국 학자들이 예측하고 있는 만큼 한국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을 한 바 있다.

중국경제가 동아시아 경제 전반과 자원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자원생산국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이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이 결과적으로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쳐 원/달러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어느정도의 원/달러 환율 상승은 괜찮지만, 환율이 너무 급등하면 외국인 투자자가 환차손을 우려해 자본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 환율급등이나 가계부채 등이 이슈로 부각되면, 한국에서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금융위기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중국경제가 둔화하면 실물 면에서는 수출경쟁력이 악화하는 점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 경제는 상당히 위험한상황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대책 측면에서는 사실 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거시경제 대책으로는 금리와 환율정책을 생각해볼 수 있다. 자본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들 것이다.

금리보다는 환율정책으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 과거 미국 금리 인상시 중국과 일본도 금리보다는 환율정책으로 대응해왔다. 최근 원/달러 환율상승은 그런 면에서 수출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 다만 환율이 너무 급격히 오를 경우 자본유출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성장동력 꺾인 중국, 한국에 큰 영향…0%대 금리 가능성 신호 줘야" 중국은 국내적으로 디플레이션에 빠졌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성장률도낮아지고 있다. 엔저 효과로 인해 대외경제도 악화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경제상황은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과 유사하다. 세계 경제의 큰 축인 중국의 성장동력이 꺾였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외환보유고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IMF 위기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금융시장이 지속적으로 불안해질 수 있다.

이번 위기의 본질은 실물경기가 악화하면서 기업수익성이 저하되고 이로인해 금융시장이 침체에 빠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중국의 불황이 이미 예측됐다는 점에서 20조원 이상의 추가경정예산이 필요했지만 소규모에 그쳤다. 금리인하를 과감하게 해야한다.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금융시장이발전한 국가들, 예컨대 미국, 일본, 유럽국가들은 0%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도 상황에 따라서 0%대까지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여줘야한다. 그동안 통화당국이 금리를 낮추기 싫은데 억지로 약간씩만 낮추는 모습을 보여줘 인하 효과가 크지 않았다.

물론, 금리를 인하하면 가계부채문제가 악화될 소지가 있다. 그러나 이는 이자상환부담을 줄여주고 위험한 대출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면 된다.

금리를 낮추면 가계부채가 증가하겠지만 그 총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금리를 올리면중국발 위기가 짙어지는 현 상황에서 문제가 커질 수 있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건기본적으로 실물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인데, 금리를 올리면 실물경기가 더욱 나빠질수 있어서다.

▲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적정 환율 유지하며 탄력적인 대응해야" 현재 글로벌 경제와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불안은 중국 경제의 향방이다. 실물경제는 상반기 성장률이 7%였으니 목표에 부합하고 표면상으로는 괜찮아 보이는데 금융시장이 불안하다. 위안화도 결국 중국 당국이 시장의 절하 압력을 현실화시킨 측면이 있다. 이런 것이 '중국 경제가 정말 괜찮은가'라는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게다가 중국 정책 기조가 계속 부양 기조를 유지하는 것도 중국 경제에 대한 의구심과 불안심리로 연결된다. 과연 중국 경제에 다른 나라들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는지 의구심도 들지만, 그만큼 세계에서 중국 경제의 위상이 커진 것을 반영하는 것 아닌가 한다.

한편으로 미국 경제도 상대적으로 괜찮았다고는 하지만 주가 수준에 대한 버블논란도 있어 왔다. 중국 경제 불안에 금리인상 가능성이 맞물리며 이게 급락한 것이다. 우리나라에 찾아온 파장도 결국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로 설명이 가능할 것같다. 중국 경제가 잘못됐을 때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곳이 우리나라다. 미국의 경우금리인상을 하더라도 우리 외환보유고가 건전하니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들 이야기했다. 그러나 중국과 관련해서는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없다. 결국 중국 경제가불안감을 가라앉힐 수 있느냐가 앞으로 관건이다. 실제로 중국 경제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 지표로 확인된다면 진정될 수 있다. 아울러 미국 금리인상의 불확실성도 낮아져야 한다.

국내 정책적으로는 딱히 해법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외부적 요인을 컨트롤할 수있지는 않다. 다만 외부의 충격이 왔을 때 휘둘리지 않도록 대비하고 탄력적으로 정책대응을 하는 정도가 될 것이다. 우리는 외환 쪽에서 환율이 너무 오르면 외국인자금 이탈의 불안감이 커진다. 반대로 환율이 낮아도 수출 경쟁력에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자금 이탈을 방지하고 적정 환율을 유지하는 사이에서 탄력적인 대응을 해야한다.

당장 가계부채의 위험성은 약화되는 면이 있다. 지금과 같은 글로벌 경제 상황이라면 미국이 금리를 쉽게 올리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불안과 반대로 경기 악화에 따른 문제는 발생할 수 있다. 우리 경제가 급락하고, 이에 따라 소득이 줄고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되면 가계부채 문제도 악화할 수 있다. 주택시장이 가라앉으며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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