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방향 안갯속…현 시점에서 내리기엔 자본유출·가계부채 '부담'소비·수출 부진으로 올릴 수도 없는 상황…상당 기간 현 수준 유지될 듯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이미 역대 최저인 연 1.5%로 낮아진 상황에서 추가로 금리를 조정하기보다는 국내외 경제상황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금리의 동결 결정은 시장에서 충분히 예견된 행보였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국내 채권전문가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95.7%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하를 예상한 응답자는 4.3%에 그쳤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사실 이달보다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 이후 시점에 쏠려 있다.
금리 인상 이후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한은입장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섣불리 금리 조정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16∼17일 예정된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할지는불확실하다.
FOMC 내부에서도 9월 금리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입장과 인상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합의점을 쉽게 도출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최근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등 저명 경제학자는 물론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마저 금리 인상 시기를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9월 금리 인상은 사실상 어려운 게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최근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물가상승률이 오를 때까지 금리 인상을늦출 수 없다는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을 하면서 10월 또는 12월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어느 시점이든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할 경우 한국경제 입장에서 단기적으로 가장우려하는 바는 외국인 자금의 급속한 이탈 가능성이다.
이미 신흥국의 주식·채권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자본 유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 외환보유고나 무역수지, 재정수지 등의 건전성 지표가 양호하기 때문에아직까지는 급격한 자본유출 우려는 적다는 시각이 많다.
다만 자본유출 압박이 심각해질 경우에는 한은 입장에서는 빠져나가는 돈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 압박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회복세가 미약한 국내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아직은 금리 인상을 고민할시기는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이후 국내외 경제상황 추이를 지켜보면서 후행적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조절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과 달리 최근 일각에서는 한은이 연내 금리를 한 차례 더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해외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HSBC와 BNP파리바 등 해외 투자은행들은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에 따른 성장률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4분기 중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는 미국과 달리 유럽, 일본 등 나머지 선진국은 여전히 양적완화 정책을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자본유출이 일부 취약한 신흥국에서만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인식이 깔렸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충격으로 비틀거렸던 내수가 간신히 살아났지만 완연한 회복세까진 갈 길이 먼 상황인 만큼 금통위 내 매파들로서도 이런 시각을 완전히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성장률이 2%대로 낮아졌고 내년에는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내년에 총선 이슈도 있는 만큼 한은이 내년 상반기까지한두 차례 금리를 추가로 낮춘 뒤 자본유출이 심각해지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가 인하에 따른 내수 진작과 수출 증대 효과는 매우 불확실한 반면 금리 인하로 치러야 할 부작용은 크기 때문에 추가 인하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아직은 우세하다.
우리 경제는 최근 불안을 겪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다 가계부채 등 취약한 부분도 있어 자본유출 규모가 상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이 5년여 만에 달러당 1,200원대에 오를 정도로 원화 약세 기조가강한 데다 1천1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도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가계부채 문제 외에도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추가 인하는 득보다 실이 많은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현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이미 역대 최저인 연 1.5%로 낮아진 상황에서 추가로 금리를 조정하기보다는 국내외 경제상황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금리의 동결 결정은 시장에서 충분히 예견된 행보였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국내 채권전문가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95.7%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하를 예상한 응답자는 4.3%에 그쳤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사실 이달보다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 이후 시점에 쏠려 있다.
금리 인상 이후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한은입장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섣불리 금리 조정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16∼17일 예정된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할지는불확실하다.
FOMC 내부에서도 9월 금리 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입장과 인상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합의점을 쉽게 도출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최근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등 저명 경제학자는 물론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마저 금리 인상 시기를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9월 금리 인상은 사실상 어려운 게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최근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물가상승률이 오를 때까지 금리 인상을늦출 수 없다는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을 하면서 10월 또는 12월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어느 시점이든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할 경우 한국경제 입장에서 단기적으로 가장우려하는 바는 외국인 자금의 급속한 이탈 가능성이다.
이미 신흥국의 주식·채권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자본 유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 외환보유고나 무역수지, 재정수지 등의 건전성 지표가 양호하기 때문에아직까지는 급격한 자본유출 우려는 적다는 시각이 많다.
다만 자본유출 압박이 심각해질 경우에는 한은 입장에서는 빠져나가는 돈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 압박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회복세가 미약한 국내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아직은 금리 인상을 고민할시기는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이후 국내외 경제상황 추이를 지켜보면서 후행적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조절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과 달리 최근 일각에서는 한은이 연내 금리를 한 차례 더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해외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HSBC와 BNP파리바 등 해외 투자은행들은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에 따른 성장률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4분기 중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는 미국과 달리 유럽, 일본 등 나머지 선진국은 여전히 양적완화 정책을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자본유출이 일부 취약한 신흥국에서만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인식이 깔렸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충격으로 비틀거렸던 내수가 간신히 살아났지만 완연한 회복세까진 갈 길이 먼 상황인 만큼 금통위 내 매파들로서도 이런 시각을 완전히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성장률이 2%대로 낮아졌고 내년에는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내년에 총선 이슈도 있는 만큼 한은이 내년 상반기까지한두 차례 금리를 추가로 낮춘 뒤 자본유출이 심각해지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가 인하에 따른 내수 진작과 수출 증대 효과는 매우 불확실한 반면 금리 인하로 치러야 할 부작용은 크기 때문에 추가 인하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아직은 우세하다.
우리 경제는 최근 불안을 겪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다 가계부채 등 취약한 부분도 있어 자본유출 규모가 상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이 5년여 만에 달러당 1,200원대에 오를 정도로 원화 약세 기조가강한 데다 1천1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도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가계부채 문제 외에도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추가 인하는 득보다 실이 많은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현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