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학병원 출점 후원금 800억대…확인절차 없어

입력 2015-09-29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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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삼성서울병원이 최대…출점 때 수의계약도 많아

국내 은행들이 대학병원에 점포를 차리면서 내놓은 후원금이 81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출점과 관련한 협약서가 대부분 비공개이고, 내놓은 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확인 절차도 부족해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정훈 의원(새누리당)이 금융감독원에서 '국내 대학병원출점·후원 현황'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을 포함해 국내 18개 은행 가운데 11곳이 64개 대학병원에 출점했다.

64개 대학병원 중에 출점과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후원금을 받은 곳은 전체의51.6%인 33곳이었다.

신한은행이 14곳에 후원금을 지급해 가장 많았고, 농협은행(4곳), 우리·대구은행(각 3곳), 국민·광주은행(각 2곳), 하나·SC·기업·전북·제주은행(각 1곳) 순이었다.

11개 은행이 33개 대학병원에 출점하면서 계약기간에 직·간접적으로 지급한 후원금액은 813억3천3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올해 6월 현재까지 계약기간에 후원한 금액인 만큼, 실제로 은행들이 해당병원에 최초로 출점한 이후로 지급한 총 후원액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김정훈의원은 추정했다.

은행별로 보면 14곳에 후원금을 낸 신한은행이 후원금도 427억700만원으로 가장많았다. 우리은행(122억1천200만원), 농협은행(95억4천700만원), 대구은행(34억4천만원), SC은행(21억2천300만원), 기업은행(2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병원 중에서는 삼성서울병원이 10년간의 현재 계약기간(2006~2015년)에 137억6천만원으로 가장 많은 발전기금을 후원받았다.

연세대세브란스병원이 111억8천70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서울대학교병원(110억6천만원), 양산부산대학교병원(79억9천700만원), 한양대학교병원(60억원) 등도 큰 액수를 받았다.

이렇게 큰 돈이 오가지만, 계약 체결의 방식과 확인절차에는 문제의 소지가 많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11개 은행이 64개 대학병원에 출점 계약을 체결한 형태를 보면 경쟁 계약은 28곳인 반면 수의계약이 36곳으로 더 많았다. 특히 후원금을 받은 33개 대학병원의 계약 형태 중에는 수의계약이 26개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게다가 대학병원과 은행이 출점 약정을 체결할 때 작성되는 합의서는 대부분이비공개였다.

금융전속 거래의 협약서를 공개하지 않을 수는 있으나, 국민과의 금융거래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발전기금과 기부금 등의 후원금 재원까지 비공개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후원금을 지원한 11개 은행 모두 대학병원에 내놓은 후원금에 대한 확인절차가 없고, 확인한 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훈 의원은 "후원금을 지원한 은행에서 어디에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규정이나 절차도 없고, 현재까지 확인한 적도 없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금감원은 은행들이 내는 후원금이 국민의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제대로 사용됐는지 확인할 절차를 마련하도록 지도감독해야 한다"며 "금융위원회는 후원금의 투명성 확보 방안과 관리감독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교육부 등 관련 부처에 공동 TF 구성을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ncwoo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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