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동제 D-30> 800조원대 '머니 무브' 일어날까

입력 2015-09-30 06:00  

10월30일 16개 은행 참여 페이인포서 계좌이동제 시작은행 점포·홈페이지 통한 이동은 내년 2월부터 가능

주거래 은행 계좌를 손쉽게 옮길 수 있는 계좌이동제가 10월30일부터 시행된다.

계좌이동제는 주거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길 때 기존 계좌에 등록된 여러자동이체 건을 신규 계좌로 자동으로 연결해 주는 시스템이다.

이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그만큼 계좌이동이 쉬워진다.

이에 따라 연간 800조원대로 추산되는 자동이체 시장을 놓고 은행권의 고객 빼앗기와 지키기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30일 금융결제원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은 10월 30일부터 금융결제원의페이인포(www.payinfo.or.kr) 시스템을 통해 계좌이동변경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KB국민은행·KEB하나은행·우리은행을 비롯한 대형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특수은행 등 모두 16개 은행이 참여한다.

다만 이들 은행 각 지점과 인터넷사이트에서의 변경 서비스는 내년 2월이 돼야가능하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 구축 작업을 끝내고 은행별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순조롭게 테스트가 진행돼 예정대로 10월30일 변경 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좌이동제는 정부가 2013년 11월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놓으면서 추진됐다.

지난해 2월 금융결제원과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는 모두42차례의 회의를 거쳤고, 이를 바탕으로 금융결제원은 지난 7월 자동이체 통합관리시스템인 '페이인포(www.payinfo.or.kr)'를 선보였다.

페이인포는 은행 등 52개 금융사 계좌에 등록된 약 7만 개 요금청구기관에 대한7억개 자동납부 정보와 은행 간의 약 5천만 개 자동송금 정보를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시스템 구축에 13개월, 개발비로 123억원이 들었다.

지난 7월부터 조회·해지 서비스를 제공했고 내달 말부터 계좌 변경이 가능한진정한 의미의 계좌이동제 서비스를 하게 된다.

통신사요금, 카드요금, 아파트관리비 등의 납부 계좌를 페이인포를 통해 주거래은행 계좌로 손쉽게 바꿀 수 있다.

신규 계좌로 변경 신청하면 5영업일 이내(신청일 제외)에 바뀌게 된다.

누구나 손쉽게 계좌를 바꿀 수 있게 되면 연간 800조원 규모의 자동이체 시장에격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은행권에서는 800조원대의 돈이 이동할 수 있다는 뜻에서 '머니 무브(Money Move)'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이체 건수는 26억1천만건에 금액은 799조8천억원에달한다. 국민 1인당 월평균 이체건수는 8건이다. 건당 평균 이체 금액은 31만원으로추산된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자동이체 등록이 가능한 수시입출금식 예금 잔액은 419조원이다. 계좌 수는 2억개이고 이 가운데 개인계좌가 1억9천만개(97.1%)다.

월평균 예금잔액이 30만원 이상인 활동성 계좌 수는 6천만 개(31.7%) 정도다.

800조원대의 거대 시장을 뺏고 지키기 위한 은행간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5~59세 서울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따르면 최근 3년간 주거래은행을 변경했거나 변경하고 싶어했다는 응답자는 51.2%에달했다.

특히 주거래 은행을 변경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영업점을 방문할 시간도 없고바빠서'라고 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는데, 이는 인터넷을 통해 주거래 은행을 쉽게바꿀 수 있는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 계좌를 변경하는 사람이 더 많아질 수 있음을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고객들을 잡기 위해 신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계좌이동제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빅뱅' 수준의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회사에서 급여를 넣어주는 월급통장이 바뀌는 경우가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자동이체 쪽에 변화가 집중되는 '반쪽 계좌이동제'가 될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다른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는 주거래은행이 주택담보대출과 주로 연관돼 있다"면서 국내 가계부채 규모를 고려할 때 계좌이동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말했다.

buff27@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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