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 수출엔 부정적·자금이탈 방지엔 긍정적"

입력 2015-10-18 06:05  

일부 전문가 "장기적으론 원/달러 환율 상승할 것"

외환 전문가들은 18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 약세 기조가나타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하락세(원화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달러당 1,10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예측도 했지만 장기적으론 상승 추세로 갈 것이라고 봤다.

당장 원화 강세가 수출에 부정적일 수 있지만 외국인의 자금 이탈을 막는 데는도움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 서정훈 외환은행 연구위원 "연말께 달러당 1,110원까지 떨어질 수도" 최근 원/달러 환율은 중국 경기 등 불확실했던 부분이 안정되고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말께 달러당 1,110원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돼 1,150원대를 넘어서까지 상승 추진력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관건은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다. 올해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힘을 얻으면 연말에 좀 더 상승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를 넘기면 상승 시기는 내년1분기가 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회의를 전후로 통화정책 기조를 미리 제시한다면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없지만 최근 연준은 금리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미국 금리의 12월 인상설과 내년 인상설이 함께 나오고 있어 경우에 따라 불안한 자금이 신흥국에서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 신흥국이 새로운 위험 요소가 되면신흥국에 자금을 묻어둔 투자은행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자금 유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인 지금 상황이 수출 업체들에게 크게 부정적이지는않다. 1,150원 이상이면 경쟁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게 된다.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 업체는 좋겠지만 외국 자본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거시경제 차원에서 보면 환율이 오르는 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정부는 수출 경쟁력을 지키면서도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유출을 막을 수 있는적정 환율 수준을 고민해 미세 조정을 해야 한다.

◇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원화강세 일시적…연말 1,170∼1,190원 예측"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잦아들면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이 내년으로 연기될지 모른다는 전망이 많이 작용하고 있다. 미국 경기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이런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는 방향이 맞을 것같다. 올 연말이든 내년 3월이든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완만하게나마 환율이 상승할 분위기로 본다. 지금의 원화절상은 일시적이라는 판단이다.

물론 6개월 전에 경제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전망치인 1,200∼1,250원 수준보다는 하향조정이 될 것이다. 그래도 올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높게, 올해 연간보다는내년이 더 높게 상승할 것이다.

올 연말에 1,170∼1,190원 정도로 예측한다. 1천200원까지는 안 갈 것 같다.

환율 변동성으로 국내 기업들이 사업계획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겠지만 환율 상승 방향이 유지된다면 크게 흔들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에 문제가 생길 거라는 얘기가 나오지만 최근 상황은 환율보다는 세계 수요가 좋지 않은 영향이 더 크다. 환율은 부차적이다.

만일 시장에서 1,100원을 하향 돌파할 것 같다는 기대가 생기면 정부는 당연히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통해 방어에 나설 필요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환율 변동성이큰 상황에서는 거시적 차원의 개입은 지양해야 한다. 기업의 무역보험·환변동보험가입 지원 등 미시적 정책이 필요하다.

◇ 이지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수출, 환율 민감도 커져…경쟁력 약화 우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더뎌지면서 달러 약세로 원화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일본과 유로존, 중국 등이 통화완화정책을 사용하고 있는 데 있다.

수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로서는 수출 경쟁력 약화로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주시해야 한다. 세계적인 저성장국면에서 교역이 위축되면서 우리 수출이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환율에 대한 민감도가 클 수 있다.

특히 중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세계 교역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 때문에 일본, 유로존, 중국 등을 중심으로 환율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우리나라 경상흑자가 1천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정부는해외투자를 확대하는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펼쳐 원/달러 환율이 지나치게 떨어지지않도록 해야 한다.

또 경상수지 흑자를 줄이기 위해 수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이를 통해 내수활성화 효과를 얻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투자에 적극적인 조세혜택을 주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 김지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최근 수출부진, 환율 문제 아냐…경제체력 키우는 게 중요" 미국이 12월에 금리를 올려도 원/달러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환율은 미국의 금리 인상을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12월에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겠지만 지금 수준에서 크게오르지도, 1,100원 아래로 떨어지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의 수출 부진은 우리가 중간재를 많이 수출하는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돼서다. 환율 문제가 아니다. 가격 문제로 수출이 부진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환율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기보다는 한계기업을 걸러내 경제 체력을 키우는 게지금 상황에선 더 중요하다. 가격을 바꿔서 수출 숫자를 늘리기 보다는 진짜 위기가왔을 때 버텨내기 위한 체력 강화가 시급하다.

◇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금융실장 "환율 하락보다 급상승에 따른 자금 유출 걱정할 때"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이 가시화하면서 원화도 다른 신흥국 통화를 따라 약세를보였다가 올해 안에 미국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빠르게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이 경제 펀더멘털이 상대적으로 좋은 원화 가치가 과도하게 떨어졌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글로벌 요인으로 빠졌던 원화가 어느 정도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환율이 단기적으로 급변동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좋지 않다. 그러나 지금은 환율이 떨어지는 것보다는 급격히 올라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상황을 걱정해야 할때다.

lees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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