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장·은행장' 겸직 체제는 당분간 유지될 듯
윤종규(60) KB금융[105560]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오는 21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윤 회장은 지난 1년간 다른 은행과의 경쟁보다는 KB금융과 국민은행의 체질개선에 매진했다.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기에 앞서 기초체력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도 '윤종규호'가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는 데 무리수를 두기보다는내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회장은 최근 KB국민은행 창립 14주년 기념사에 "꾸준한 체질 개선을 통해 1등 은행과의 격차를 좁혀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임금피크 개선, 희망퇴직 부활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국민은행 재무본부장(부행장)과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를 거친 재무통인 윤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KB금융그룹 전력의 70%가량을차지하는 국민은행에 대한 인적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활동성 고객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지만 직원 1인당 생산성은 경쟁 은행인신한은행에 견줘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의 올해 누적 당기순이익은 3분기까지 9천638억원으로, 신한은행(1조2천528억원)보다 2천890억원 적다.
올해 반기보고서(1~6월)를 기준으로 국민은행 인원은 2만553명(계약직 포함)으로, 신한은행(1만4천450명)과 비교해 6천103명 많다.
올 상반기에만 국민은행이 이들 6천103명의 급여로 쓴 돈이 2천380억원이다.
국민은행의 인적구성은 아랫단이 튼실한 파라미드형이 아니라 중간 관리자급이많은 항아리형 구조다.
임금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사원·대리 등 '젊은 피'가 부족해 미래 생산성이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윤 회장은 이 같은 비효율성을 없애고자 5년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임금피크제도 일반직무, 마케팅직무, 희망퇴직으로 세분화해 직원 선택의 폭을 넓혔다.
◇ 보험·증권으로 영토 확장 가속화 윤 회장이 취임한 후 KB금융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다.
저금리로 은행 부문의 주요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보험이나 증권 등 비은행 영업조직을 키워 그룹의 안정적인 수익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KB금융은 우선 6천450억원을 들여 LIG손해보험을 인수, 지난 6월 KB손해보험[002550]에 편입시켰다.
국내 금융지주 중 손해보험 인수는 KB가 처음이다.
이에 따라 그룹의 자산규모가 421조원에서 445조원으로 불어났다.
비은행 계열사 당기순이익 비중도 29%에서 33% 수준으로 4%포인트 커졌다.
그동안 외환은행, ING생명,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신 KB금융으로서는 LIG손보 인수가 쾌거라 할만했다.
윤 회장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갔다.
증권업계 2위인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다.
인수가액만 2조3천억원으로 추산되는 올해 인수합병 시장의 최대어다.
KB금융은 대우증권 인수에 쓸 수 있는 가용자산이 3조~4조원대에 달한다며 라이벌인 미래에셋증권 및 한국투자금융지주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만약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하면 그룹 내 은행비중은 58%까지 떨어진다.
은행 부문 성과가 다소 미흡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보험이나 증권 등 다른 계열사에서 손실을 만회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는 뜻이다.
◇ 본격적인 '리딩뱅크' 경쟁은 내년부터 KB국민은행은 2001년 주택은행과의 합병 후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리딩뱅크'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부터 신한은행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준 후 줄곧 2등 신세다.
이런 상황에서 KB금융을 이끌게 된 윤 회장은 은행 점포 혁신에 경영역량을 쏟아붓는 등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
영업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증권·보험을 아우르는 복합점포도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영업점 간 유기성을 최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허브 앤드 스포크(Hub & Spoke)' 시스템도 실험하고 있다.
허브는 바퀴, 스포크는 바퀴살이란 의미로 허브 센터와 스포크 영업점으로 구성된 클러스터를 구축해 영업점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협업모델이다.
현재 기업형과 자산형으로 나눠 안산, 판교 등 전국 22개점(허브센터 4곳 포함)에서 시범 운영 중이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윤 회장은 또 '핀테크(FinTech·금융과 정보기술의 융합)'를 중장기 성장동력의핵심에 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핀테크 기술을 활용해 아웃바운드 영업 시스템인 'KB캠패드시스템(KB Cam Pad System)'을 선보였다.
기업 자금관리 서비스인 'KB bizstore(KB 비즈스토어)'도 출시했다.
그룹의 핀테크 전략을 총괄하는 KB금융은 핀테크 스타트업(신생기업)과의 협업을 진행해 지속적으로 핀테크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KB는 이와 함께 이르면 연내에 예비인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인터넷전문은행 영역에 도전장을 던졌다.
카카오가 이끄는 컨소시엄에 참여해 카카오 플랫폼을 통한 계열사 상품판매, 업무대행 등 신사업 기회를 찾겠다는 것이다.
KB는 이런 신규 사업들을 디딤돌 삼아 내년에 '리딩뱅크'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공세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관련, 윤 회장은 "'단거리 승부'가 아님을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며 "체질을 바꾸고 몸을 가볍게 해야 경쟁은행과의 격차를 따라잡을 수 있는 스피드와 지구력을 갖출 수 있다"고 했다.
◇ 지주회장·은행장 겸직 언제까지 윤 회장이 당면한 핵심 현안 중 하나는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고 있는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다.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직은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대결로 촉발된 이른바 'KB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나왔다.
그러나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지주사와 은행을 동시에 통솔하는게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는 '무리수'라는 지적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실제로 4대 금융 중 지주사 회장이 현재 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는 사례는 KB금융이 유일하다.
정부 쪽에서도 보험·증권 등 다른 계열사의 업무뿐만 아니라 은행 일까지 도맡아 처리해야 하는 KB금융의 회장·은행장 겸직 구조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지주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는 게 정상적인 상황은아니다"라며 "KB금융지주에서 적절한 시기에 (회장과 은행장의 겸직 분리를) 판단할걸로 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KB는 현 체제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겸직업무 수행에 따른 문제가 없는 상태"라며 "조직안정과 위상회복이 충분한 수준으로 이뤄졌다고 판단될 때까지는 현 체제가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최근 지주사 사장 부활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KB금융에서 지주사 사장 자리가 다시 생긴 건 2년3개월 만이다.
회장과 행장직 겸임을 푸는 것이 최선이지만 차선책으로 금융지주 업무를 총괄하고 최대 현안인 대우증권 인수 실무를 챙길 사장을 두는 방안을 택한 것이다.
이달 중 취임할 것으로 보이는 김옥찬 신임 사장은 앞으로 윤 회장을 보좌하면서 대우증권 인수 작업을 지휘하는 등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강화 전략을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buff27@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윤종규(60) KB금융[105560]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오는 21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윤 회장은 지난 1년간 다른 은행과의 경쟁보다는 KB금융과 국민은행의 체질개선에 매진했다.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기에 앞서 기초체력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도 '윤종규호'가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는 데 무리수를 두기보다는내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회장은 최근 KB국민은행 창립 14주년 기념사에 "꾸준한 체질 개선을 통해 1등 은행과의 격차를 좁혀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임금피크 개선, 희망퇴직 부활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국민은행 재무본부장(부행장)과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를 거친 재무통인 윤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KB금융그룹 전력의 70%가량을차지하는 국민은행에 대한 인적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활동성 고객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지만 직원 1인당 생산성은 경쟁 은행인신한은행에 견줘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의 올해 누적 당기순이익은 3분기까지 9천638억원으로, 신한은행(1조2천528억원)보다 2천890억원 적다.
올해 반기보고서(1~6월)를 기준으로 국민은행 인원은 2만553명(계약직 포함)으로, 신한은행(1만4천450명)과 비교해 6천103명 많다.
올 상반기에만 국민은행이 이들 6천103명의 급여로 쓴 돈이 2천380억원이다.
국민은행의 인적구성은 아랫단이 튼실한 파라미드형이 아니라 중간 관리자급이많은 항아리형 구조다.
임금부담이 클 뿐만 아니라 사원·대리 등 '젊은 피'가 부족해 미래 생산성이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윤 회장은 이 같은 비효율성을 없애고자 5년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임금피크제도 일반직무, 마케팅직무, 희망퇴직으로 세분화해 직원 선택의 폭을 넓혔다.
◇ 보험·증권으로 영토 확장 가속화 윤 회장이 취임한 후 KB금융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다.
저금리로 은행 부문의 주요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보험이나 증권 등 비은행 영업조직을 키워 그룹의 안정적인 수익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KB금융은 우선 6천450억원을 들여 LIG손해보험을 인수, 지난 6월 KB손해보험[002550]에 편입시켰다.
국내 금융지주 중 손해보험 인수는 KB가 처음이다.
이에 따라 그룹의 자산규모가 421조원에서 445조원으로 불어났다.
비은행 계열사 당기순이익 비중도 29%에서 33% 수준으로 4%포인트 커졌다.
그동안 외환은행, ING생명,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신 KB금융으로서는 LIG손보 인수가 쾌거라 할만했다.
윤 회장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갔다.
증권업계 2위인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다.
인수가액만 2조3천억원으로 추산되는 올해 인수합병 시장의 최대어다.
KB금융은 대우증권 인수에 쓸 수 있는 가용자산이 3조~4조원대에 달한다며 라이벌인 미래에셋증권 및 한국투자금융지주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만약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하면 그룹 내 은행비중은 58%까지 떨어진다.
은행 부문 성과가 다소 미흡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보험이나 증권 등 다른 계열사에서 손실을 만회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는 뜻이다.
◇ 본격적인 '리딩뱅크' 경쟁은 내년부터 KB국민은행은 2001년 주택은행과의 합병 후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리딩뱅크'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부터 신한은행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준 후 줄곧 2등 신세다.
이런 상황에서 KB금융을 이끌게 된 윤 회장은 은행 점포 혁신에 경영역량을 쏟아붓는 등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
영업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증권·보험을 아우르는 복합점포도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영업점 간 유기성을 최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허브 앤드 스포크(Hub & Spoke)' 시스템도 실험하고 있다.
허브는 바퀴, 스포크는 바퀴살이란 의미로 허브 센터와 스포크 영업점으로 구성된 클러스터를 구축해 영업점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협업모델이다.
현재 기업형과 자산형으로 나눠 안산, 판교 등 전국 22개점(허브센터 4곳 포함)에서 시범 운영 중이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윤 회장은 또 '핀테크(FinTech·금융과 정보기술의 융합)'를 중장기 성장동력의핵심에 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핀테크 기술을 활용해 아웃바운드 영업 시스템인 'KB캠패드시스템(KB Cam Pad System)'을 선보였다.
기업 자금관리 서비스인 'KB bizstore(KB 비즈스토어)'도 출시했다.
그룹의 핀테크 전략을 총괄하는 KB금융은 핀테크 스타트업(신생기업)과의 협업을 진행해 지속적으로 핀테크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KB는 이와 함께 이르면 연내에 예비인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인터넷전문은행 영역에 도전장을 던졌다.
카카오가 이끄는 컨소시엄에 참여해 카카오 플랫폼을 통한 계열사 상품판매, 업무대행 등 신사업 기회를 찾겠다는 것이다.
KB는 이런 신규 사업들을 디딤돌 삼아 내년에 '리딩뱅크'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공세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관련, 윤 회장은 "'단거리 승부'가 아님을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며 "체질을 바꾸고 몸을 가볍게 해야 경쟁은행과의 격차를 따라잡을 수 있는 스피드와 지구력을 갖출 수 있다"고 했다.
◇ 지주회장·은행장 겸직 언제까지 윤 회장이 당면한 핵심 현안 중 하나는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고 있는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다.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직은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대결로 촉발된 이른바 'KB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나왔다.
그러나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지주사와 은행을 동시에 통솔하는게 시대적 흐름에 맞지 않는 '무리수'라는 지적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실제로 4대 금융 중 지주사 회장이 현재 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는 사례는 KB금융이 유일하다.
정부 쪽에서도 보험·증권 등 다른 계열사의 업무뿐만 아니라 은행 일까지 도맡아 처리해야 하는 KB금융의 회장·은행장 겸직 구조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지주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는 게 정상적인 상황은아니다"라며 "KB금융지주에서 적절한 시기에 (회장과 은행장의 겸직 분리를) 판단할걸로 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KB는 현 체제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겸직업무 수행에 따른 문제가 없는 상태"라며 "조직안정과 위상회복이 충분한 수준으로 이뤄졌다고 판단될 때까지는 현 체제가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최근 지주사 사장 부활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KB금융에서 지주사 사장 자리가 다시 생긴 건 2년3개월 만이다.
회장과 행장직 겸임을 푸는 것이 최선이지만 차선책으로 금융지주 업무를 총괄하고 최대 현안인 대우증권 인수 실무를 챙길 사장을 두는 방안을 택한 것이다.
이달 중 취임할 것으로 보이는 김옥찬 신임 사장은 앞으로 윤 회장을 보좌하면서 대우증권 인수 작업을 지휘하는 등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강화 전략을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buff27@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