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조정 등통화신용정책 방향을 잡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데 공감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한은이 기준금리 추가 조정보다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리스크)를 관리하고 대비하는 데 주력해야 할 때라는 지적을 했다.
다음은 한은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전문가들이 제시한 의견을 정리한 것이다.
▲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 "기준금리 더 내리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아 위험" 지금까지 정부와 한은은 각각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통화확대 정책으로 경기 부진에 대응했는데 추경은 경기진작에, 통화확대는 주택시장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한다.
한국은행은 현재의 금리로 경기를 부양하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기준금리를 더는 내리지 않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주는 듯하다.
시중은행이 대출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리는 것은 리스크 프리미엄이다. 나중에경기가 안 좋아지면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 것으로 우려해 이를 선반영하는 것이다.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먼저 움직이는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
미국은 금리 인상을 준비하는 반면 유럽을 비롯한 여타 국가들은 완화적 정책을지속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선진국이 같은 방향이 아니어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돈줄을 죄는데 유럽이 풀면 신흥국에서 자금이 갑자기 빠져나가는 것을 유동성 측면에서 보완해 줄 수 있다.
유동성이 확보될 수 있으니까 반드시 나쁘게 볼 것만은 아니다. 다만 방향이 한쪽으로 쏠릴 수 있어 이에 대한 모니터링과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잘 세워서대응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줘야 한다.
한은의 기준금리는 더 내리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기 때문에 위험하다. 그렇다고 지금 올릴 필요도 없다. 해외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지만 않는다면 우리 자체의 물가와 성장률을 보고 판단하면 된다.
지금 성장 수준은 기준금리를 올릴 상황은 아니며 내년 상반기 정도까지 현 수준이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 "미국 금리 올리면 우리가 내리긴 어려울 것" 현재 여러 가지 대내외 상황이 복잡하게 꼬여 있어 방향을 정하기가 쉽지 않은것은 분명하다.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그동안의 금리 인하 효과가미진하다고 보고 과감하고 강력한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나온 얘기로 보인다.
일본이 과거 '잃어버린 20년'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재정을 투입했다가 중단하기도 했고 긴축정책을 쓰기도 했기 때문에 그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과감하게 하자는것이어서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가계부채 등의 측면에서 파장이 우려되기도 한다. 워낙 중요하고 큰 결정이니까 엄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3분기에는 내수가 조금 살아나는 모습이었는데 정부 추경 등을 감안하면 그렇게좋은 모습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아무튼 경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으니 지금은 조금 기다려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대외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필요하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가 내리긴 어려울 것이다. 내년 초에 경기가 아주 급격하게 냉각되지만 않는다면 우리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미국 금리 인상 후 신흥국 자금이탈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봐가며 대응해야 할 것 같다.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는 9개월이나 1년 6개월 뒤부터 따라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번엔 미국이 완만하게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워낙 약하기 때문에 우리가 따라서 올리기는 나쁜 상황이다.
우리는 아예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인상하지 않고 현 수준으로 동결할 가능성도있다.
▲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 "현 수준서 동결하고 금리인하 부작용 해결에 주력해야" 경기 부진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동시에 겪고 있는 문제다.
정부 입장에서 가장 쉬운 방법은 부동산을 띄우는 것인데 내수부문에서는 이런것이 일부 효과를 보고 있다.
제로금리는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현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하도 부작용이 크다.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시장에 큰 충격만 없다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기보다는현 수준에서 동결하면서 기업구조조정 지연 등 그동안의 금리 인하로 나타났던 부작용들을 해결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경기를 억지로 살리려는 것보다는 구조조정을 통해 정리할 부분은 정리하고 이른바 '좀비기업'도 정리해야 앞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새로 부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다.
물론 구조조정의 여파로 경기는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
하지만 단기 효과를 노린 인위적 정책보다는 오히려 경기 안 좋은 시기를 구조조정의 기회로 삼아 청산할 기업이나 좀비 기업을 정리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기준금리 더 과감히 낮췄어야…미국 따라서 올리기는 어려울 것" 그동안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상황을 보면 경기 하강이 확인된 후에 마지못해금리를 조절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렇게 되면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가 반감될수밖에 없다.
한은이 기준금리의 숫자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형태로 바꾸는가, 또미래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는가도 중요하다. 금리를 조정하지 않아도 금융시장에어떤 신호를 보내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지금까지 한은은 금리를 낮춰도 상방(인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형국이었다.
최근 한은은 경기 회복을 계속 얘기하면서 추가 인하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실제 한은은 금리 인상을 원하고 있을 수도 있다. 기회만 있으면 올리려는 움직임으로 보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이나 2금융권은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올리려고 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욱 과감하게 낮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낮추지 않더라도낮출 가능성을 보여주거나 경기가 하강하고 있다는 인식을 보여주는 게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 리스크가 다가오지만 국내 경기는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은이 금리를 따라 올리기는 어렵다.
부작용으로 해외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을 우려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다. 현상황에서 해외자금의 유출을 막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면 실물 경기에 타격을 줄우려가 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다음은 한은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전문가들이 제시한 의견을 정리한 것이다.
▲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 "기준금리 더 내리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아 위험" 지금까지 정부와 한은은 각각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통화확대 정책으로 경기 부진에 대응했는데 추경은 경기진작에, 통화확대는 주택시장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한다.
한국은행은 현재의 금리로 경기를 부양하는데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기준금리를 더는 내리지 않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주는 듯하다.
시중은행이 대출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리는 것은 리스크 프리미엄이다. 나중에경기가 안 좋아지면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 것으로 우려해 이를 선반영하는 것이다.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먼저 움직이는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
미국은 금리 인상을 준비하는 반면 유럽을 비롯한 여타 국가들은 완화적 정책을지속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선진국이 같은 방향이 아니어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돈줄을 죄는데 유럽이 풀면 신흥국에서 자금이 갑자기 빠져나가는 것을 유동성 측면에서 보완해 줄 수 있다.
유동성이 확보될 수 있으니까 반드시 나쁘게 볼 것만은 아니다. 다만 방향이 한쪽으로 쏠릴 수 있어 이에 대한 모니터링과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잘 세워서대응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줘야 한다.
한은의 기준금리는 더 내리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기 때문에 위험하다. 그렇다고 지금 올릴 필요도 없다. 해외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지만 않는다면 우리 자체의 물가와 성장률을 보고 판단하면 된다.
지금 성장 수준은 기준금리를 올릴 상황은 아니며 내년 상반기 정도까지 현 수준이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 "미국 금리 올리면 우리가 내리긴 어려울 것" 현재 여러 가지 대내외 상황이 복잡하게 꼬여 있어 방향을 정하기가 쉽지 않은것은 분명하다.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그동안의 금리 인하 효과가미진하다고 보고 과감하고 강력한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나온 얘기로 보인다.
일본이 과거 '잃어버린 20년'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재정을 투입했다가 중단하기도 했고 긴축정책을 쓰기도 했기 때문에 그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과감하게 하자는것이어서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가계부채 등의 측면에서 파장이 우려되기도 한다. 워낙 중요하고 큰 결정이니까 엄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3분기에는 내수가 조금 살아나는 모습이었는데 정부 추경 등을 감안하면 그렇게좋은 모습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아무튼 경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으니 지금은 조금 기다려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대외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필요하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가 내리긴 어려울 것이다. 내년 초에 경기가 아주 급격하게 냉각되지만 않는다면 우리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미국 금리 인상 후 신흥국 자금이탈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봐가며 대응해야 할 것 같다.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는 9개월이나 1년 6개월 뒤부터 따라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번엔 미국이 완만하게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워낙 약하기 때문에 우리가 따라서 올리기는 나쁜 상황이다.
우리는 아예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인상하지 않고 현 수준으로 동결할 가능성도있다.
▲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 "현 수준서 동결하고 금리인하 부작용 해결에 주력해야" 경기 부진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동시에 겪고 있는 문제다.
정부 입장에서 가장 쉬운 방법은 부동산을 띄우는 것인데 내수부문에서는 이런것이 일부 효과를 보고 있다.
제로금리는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현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하도 부작용이 크다.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시장에 큰 충격만 없다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기보다는현 수준에서 동결하면서 기업구조조정 지연 등 그동안의 금리 인하로 나타났던 부작용들을 해결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경기를 억지로 살리려는 것보다는 구조조정을 통해 정리할 부분은 정리하고 이른바 '좀비기업'도 정리해야 앞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새로 부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다.
물론 구조조정의 여파로 경기는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
하지만 단기 효과를 노린 인위적 정책보다는 오히려 경기 안 좋은 시기를 구조조정의 기회로 삼아 청산할 기업이나 좀비 기업을 정리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기준금리 더 과감히 낮췄어야…미국 따라서 올리기는 어려울 것" 그동안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상황을 보면 경기 하강이 확인된 후에 마지못해금리를 조절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렇게 되면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가 반감될수밖에 없다.
한은이 기준금리의 숫자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형태로 바꾸는가, 또미래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는가도 중요하다. 금리를 조정하지 않아도 금융시장에어떤 신호를 보내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지금까지 한은은 금리를 낮춰도 상방(인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형국이었다.
최근 한은은 경기 회복을 계속 얘기하면서 추가 인하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실제 한은은 금리 인상을 원하고 있을 수도 있다. 기회만 있으면 올리려는 움직임으로 보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이나 2금융권은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올리려고 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욱 과감하게 낮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낮추지 않더라도낮출 가능성을 보여주거나 경기가 하강하고 있다는 인식을 보여주는 게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 리스크가 다가오지만 국내 경기는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은이 금리를 따라 올리기는 어렵다.
부작용으로 해외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을 우려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다. 현상황에서 해외자금의 유출을 막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면 실물 경기에 타격을 줄우려가 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