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보험료 '건수제 전환' 철회에 보험업계 '당혹'

입력 2015-11-19 17:04  

"현장혼선, 보험사에 불리"…당국 '엇박자' 지적도

금융당국이 19일 자동차보험 할인·할증제도를 '점수제'에서 '건수제'로 일괄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1년여 만에 백지화하자,보험업계는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겉으로는 "상황을 지켜보며 이후 계획을 세우겠다"며 표정관리를 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업계 의견은 반영하지 않고 너무 갑작스럽게 결정을 내린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물론 건수제 전환 방침 철회 논의가 갑자기 불거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이 이 방안을 발표한 직후부터 업계에서는 장단점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았다.

금융소비자연맹 등 소비자단체는 "사고를 내는 가입자 중 60%가 가벼운 물적 사고만 낸다"며 건수제 전환이 보험사들의 수익만 높일 우려가 있다고 반대 의견을 폈다.

소기업·소상공인들도 "중소기업의 업무용 차량과 소상공인 유통업 차량은 개인차량보다 운행률이 높아 경미한 사고를 많이 일으킨다"며 건수제 전환 철회를 요구했다.

금융당국이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 현행 점수제를 유지한 채 건수제 전환을 자율에 맡기겠다고 발표하자, 이번에는 보험사들이 난처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자율화도 좋지만 할인·할증률을 결정하는 최소한의 공통된기준이 없다면 현장의 혼란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점수제에 가입했던고객이 건수제 상품으로 바꿀 경우 요율 산정이 애매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는 이번 결정이 보험사들에 불리하게 작용하리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대형보험사의 관계자는 "사고를 자주 내는 사람들은 점수제에, 그렇지 않은사람들이 건수제에 가입하려 할 것"이라며 "보험사들로서는 어느 쪽이든 일괄적용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아울러 금감원의 결정을 금융위가 1년여 만에 철회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당국의 정책 엇박자가 혼선을 키웠다는 지적도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금감원 지침에 따라 당연히 건수제로 일괄전환되는것으로 보고 준비를 해왔다"며 "금융위에서 갑자기 금감원 방침을 철회하리라고는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산업 로드맵의 가격자율화에 따라 건수제와 점수제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도 업체 자율에 맡기도록 돼 있었다"며 "로드맵이 발표된 후부터는 둘 중 어떤 것을 기본으로 할지 큰 의미가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hysup@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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