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구조조정, 시간 지나면 어려워져…늦었다 생각할 때가 가장 빨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정부가 경제성장을 위한 단기 수단을 거의 다 쓴 상태라고 진단하면서 잠재성장률을 높일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할 때라고 밝혔다.
다음은 조동철 KDI 수석이코노미스트와 김성태 KDI 연구위원과의 문답 내용을정리한 것이다.
--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6%로 낮춘 이유는.
▲ 5월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발표한 후 메르스 충격으로 2분기 성장률이 0.3%로 낮아져 그 부분을 반영했다. 건설 투자는 올해보다 내년에 올라갈 것이고 가계부채 급증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측면에서 보면 건설경기보다 금융건전성 제고가 정책의 중심이 돼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 내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 '내외'라고 표현했는데.
▲ 3.0%에서 내려갈 수도, 올라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현 상황에서는 그 중간값인 3.0%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 저유가를 반영하면 전체 흐름에 어떤 영향이 있나. 수출 증가율을 1.8%로 제시했는데 세계경제 성장률이 둔화하면 이 부분이 조정될 수 있나.
▲ 내년 유가는 연평균 배렬당 45달러로 전제했다. 최근 며칠 유가가 떨어진 것은 세계경제 성장 둔화(수요)라기보다는 과잉공급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늘어났다는 의미는 우리 같은 원유 수입국엔 긍정적인 요인임에 틀림없다. 세계경제가 완만히 회복하는 상황에서 공급이 늘어나면 유가가 더 떨어져우리에게 긍정적일 것이다. 그러나 세계경기가 안 좋아진다면 우리 수출을 제약하는요인으로 작용해 유가하락 영향을 상쇄할 것이다. 유가 효과가 플러스인지 마이너스인지 말하기 힘들다.
--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이 3.6%에서 3.1%로 떨어지면 우리 경제가 2.6%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는데 거기에 G2 리스크까지 반영된 것인가.
▲ 통상 세계경제는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를 바탕으로 전망했다. 위험 요소가 발생해 세계경제 성장세가 올해보다 낮아진다면 국내 경제 전망치의 의미가 없어진다. 명시적으로 그 숫자를 산출한 건 아니다.
-- 이번 전망에서는 재정 뒷받침보다 대외 요인을 강조하고 있는데 기재부가 써온 부양정책을 내년에는 중단해도 된다는 건가.
▲ 2016년 본예산을 살펴보면 여전히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상당하다. 현 상태에서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자는 얘기가 급작스러운 긴축으로 가자는 것이 아니라 재정적자를 단계적으로 축소시키는 쪽으로 가자는 것이다.
-- 내년 GDP 디플레이터와 경상성장률을 얼마로 전망했나.
▲ 올해는 GDP디플레이터가 유가 하락 때문에 5%대까지 갔다. 현재도 유가가 내려가고 있어서 내년에도 올해만큼은 아니더라도 높게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질성장률과 경상성장률은 4% 초반까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지금 가계부채 상황을 어떻게 보나.
▲ 총량 기준으로 봤을 때 금년이나 내년 중에 큰 문제가 생길 정도로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중장년층이 소득은 줄어드는 반면 가계부채는 다른나라에 비해 많이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인구 고령화로 중장년층 인구비중이 늘어나면문제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 가계부채 대책은.
▲ 사전적으로 가계부채 급증세를 제어하고, 원리금 분할상환을 통해 완만하게갚아나간다면 문제를 충분히 완충할 수 있다고 본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상한을 (현재 60%에서) 내릴 여지가 있다. 집단대출도 급증세를 제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면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지지 않으면서 건설경기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5월 전망 때 금융당국과 재정당국 간에 책임 떠넘기기 얘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어떤가.
▲ 이후 금리 두 번 더 내렸고 재정도 관리한 거 같다. 그때도 책임을 떠넘기지말라고 얘기하지 않았고 서로 각자 할일을 잘하자고 한 것이다.
-- 내년 수출이 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는데 한중 FTA는 어느 정도 반영됐는가.
▲ 한중 FTA 비준을 명시적으로 수출 증가율에 고려한 것은 아니다. 올해에 비해 수출이 내년에 1.8% 증가한다고 한 것은 세계경제 성장률이 3.6%까지 완만하게나마 상승한다는 전제에서다. 수출은 올해보다 좋은 수치지만 세계경제 교역량 증가율보다 낮다는 점이 더 중요한 포인트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두자릿수로 세계 교역량 증가율보다 높은 추세였다.
-- 내년 성장과 관련해 제언한다면.
▲ 긴 안목에서 인구 고령화라는 메가 트렌드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고민할시점이다. 내년도 성장률이 3%대이냐 아니냐 이런 논쟁보다는 긴 시각에서 우리 성장세를 어느 정도로 가져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단기처방이 아니라 구조개혁이라는 근본적 처방을 생각해야 한다. 단기처방은 더 나올 게 있나할 정도로 다 소진한 거 같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잠재성장률을 어떻게 높일지를 고민해야 한다.
--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근본 대책이 있다면.
▲ 여러 요소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금리다. 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상환 능력을 관리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금리정책은 가계부채 관리도 중요하지만 경제 전반을 봐야한다. 균형이 필요하다.
-- 부동산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시기에 어떤 정책을 써야하는지.
▲ 공급 과잉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건설 경기, 가계 부채, 대출 규제 등을 잘 살펴보고 다른 나라가 무엇을 하는지 볼 필요가 있다. 가장 핵심은 속도의 문제다. 부채 구조조정은 시간이 지나면 어려워진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 내년 환율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원화가 어느 정도 약세를 보일 것이다. 원화가 엔화, 유로화, 위안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서로 상쇄되면 실효환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porqu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정부가 경제성장을 위한 단기 수단을 거의 다 쓴 상태라고 진단하면서 잠재성장률을 높일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할 때라고 밝혔다.
다음은 조동철 KDI 수석이코노미스트와 김성태 KDI 연구위원과의 문답 내용을정리한 것이다.
--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6%로 낮춘 이유는.
▲ 5월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발표한 후 메르스 충격으로 2분기 성장률이 0.3%로 낮아져 그 부분을 반영했다. 건설 투자는 올해보다 내년에 올라갈 것이고 가계부채 급증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측면에서 보면 건설경기보다 금융건전성 제고가 정책의 중심이 돼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 내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 '내외'라고 표현했는데.
▲ 3.0%에서 내려갈 수도, 올라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현 상황에서는 그 중간값인 3.0%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 저유가를 반영하면 전체 흐름에 어떤 영향이 있나. 수출 증가율을 1.8%로 제시했는데 세계경제 성장률이 둔화하면 이 부분이 조정될 수 있나.
▲ 내년 유가는 연평균 배렬당 45달러로 전제했다. 최근 며칠 유가가 떨어진 것은 세계경제 성장 둔화(수요)라기보다는 과잉공급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늘어났다는 의미는 우리 같은 원유 수입국엔 긍정적인 요인임에 틀림없다. 세계경제가 완만히 회복하는 상황에서 공급이 늘어나면 유가가 더 떨어져우리에게 긍정적일 것이다. 그러나 세계경기가 안 좋아진다면 우리 수출을 제약하는요인으로 작용해 유가하락 영향을 상쇄할 것이다. 유가 효과가 플러스인지 마이너스인지 말하기 힘들다.
--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이 3.6%에서 3.1%로 떨어지면 우리 경제가 2.6%가 떨어질 수 있다고 했는데 거기에 G2 리스크까지 반영된 것인가.
▲ 통상 세계경제는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를 바탕으로 전망했다. 위험 요소가 발생해 세계경제 성장세가 올해보다 낮아진다면 국내 경제 전망치의 의미가 없어진다. 명시적으로 그 숫자를 산출한 건 아니다.
-- 이번 전망에서는 재정 뒷받침보다 대외 요인을 강조하고 있는데 기재부가 써온 부양정책을 내년에는 중단해도 된다는 건가.
▲ 2016년 본예산을 살펴보면 여전히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상당하다. 현 상태에서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자는 얘기가 급작스러운 긴축으로 가자는 것이 아니라 재정적자를 단계적으로 축소시키는 쪽으로 가자는 것이다.
-- 내년 GDP 디플레이터와 경상성장률을 얼마로 전망했나.
▲ 올해는 GDP디플레이터가 유가 하락 때문에 5%대까지 갔다. 현재도 유가가 내려가고 있어서 내년에도 올해만큼은 아니더라도 높게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질성장률과 경상성장률은 4% 초반까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지금 가계부채 상황을 어떻게 보나.
▲ 총량 기준으로 봤을 때 금년이나 내년 중에 큰 문제가 생길 정도로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중장년층이 소득은 줄어드는 반면 가계부채는 다른나라에 비해 많이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인구 고령화로 중장년층 인구비중이 늘어나면문제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 가계부채 대책은.
▲ 사전적으로 가계부채 급증세를 제어하고, 원리금 분할상환을 통해 완만하게갚아나간다면 문제를 충분히 완충할 수 있다고 본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상한을 (현재 60%에서) 내릴 여지가 있다. 집단대출도 급증세를 제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면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지지 않으면서 건설경기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5월 전망 때 금융당국과 재정당국 간에 책임 떠넘기기 얘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어떤가.
▲ 이후 금리 두 번 더 내렸고 재정도 관리한 거 같다. 그때도 책임을 떠넘기지말라고 얘기하지 않았고 서로 각자 할일을 잘하자고 한 것이다.
-- 내년 수출이 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는데 한중 FTA는 어느 정도 반영됐는가.
▲ 한중 FTA 비준을 명시적으로 수출 증가율에 고려한 것은 아니다. 올해에 비해 수출이 내년에 1.8% 증가한다고 한 것은 세계경제 성장률이 3.6%까지 완만하게나마 상승한다는 전제에서다. 수출은 올해보다 좋은 수치지만 세계경제 교역량 증가율보다 낮다는 점이 더 중요한 포인트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두자릿수로 세계 교역량 증가율보다 높은 추세였다.
-- 내년 성장과 관련해 제언한다면.
▲ 긴 안목에서 인구 고령화라는 메가 트렌드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고민할시점이다. 내년도 성장률이 3%대이냐 아니냐 이런 논쟁보다는 긴 시각에서 우리 성장세를 어느 정도로 가져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단기처방이 아니라 구조개혁이라는 근본적 처방을 생각해야 한다. 단기처방은 더 나올 게 있나할 정도로 다 소진한 거 같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잠재성장률을 어떻게 높일지를 고민해야 한다.
--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근본 대책이 있다면.
▲ 여러 요소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금리다. 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상환 능력을 관리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금리정책은 가계부채 관리도 중요하지만 경제 전반을 봐야한다. 균형이 필요하다.
-- 부동산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시기에 어떤 정책을 써야하는지.
▲ 공급 과잉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건설 경기, 가계 부채, 대출 규제 등을 잘 살펴보고 다른 나라가 무엇을 하는지 볼 필요가 있다. 가장 핵심은 속도의 문제다. 부채 구조조정은 시간이 지나면 어려워진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 내년 환율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원화가 어느 정도 약세를 보일 것이다. 원화가 엔화, 유로화, 위안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서로 상쇄되면 실효환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porqu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