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인상 임박> 한국 기준금리는 어디로

입력 2015-12-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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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곧바로 안 따라갈 것"…한동안 동결기조 유지 예고자본유출 정도·취약신흥국 위기 수준이 변수될 듯

미국이 내주 기준금리를 올린 이후의 한국은행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6개월째 동결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인상과 동결을 놓고 한은의 고민이 커질것으로 예상된다.

◇ 동결 기조 한동안 이어질 듯 한국은행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급하게 뒤따라가지 않을 것임을 수차례에걸쳐 밝혔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0일 금통위를 마친 뒤 "미국의 금리인상이 곧바로 한은의금리인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도 완만할 것이다.

한국 등 다른 나라가 대응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경제 성장세가 이어지도록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세를 막고 가계와 기업의 금리 부담을 가중시킬 수있다.

이 때문에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1.5% 수준으로 한동안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전망이 우세하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이 금리를 인상하면 가계부채 문제가 불안해지고 한국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오히려 외자유출이 가속화할 수있다"며 동결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높은 부채 증가율 등을 이유로 한은의 기준금리가 내년 말까지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 미국 금리 계속 오른다면…한은 동결 기조 언제까지? 미국의 금리 인상이 꾸준히 이어지면 한은은 어느 시점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가 좁혀지면 자본 유출입이 자유로운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이 생겨날 수 있다.

문제는 외국 자본의 이탈 규모와 속도다.

일단 정부와 한은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갑작스럽기보다 어느 정도 예상됐고 앞으로인상 속도도 완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도 미국의 금리 인상과 관련한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에 대해 "우리나라는 당장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스피에서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는 등 불안감이 없지 않다.

또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재정 등이 취약한 신흥국에서 경제 위기가 발생하고이 위기가 다른 국가로 확산하면 예측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주열 총재가 미국 금리 인상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일부 신흥국들의 경제 위기를 지목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 미국 금리 평균 9.7개월 후 한국 금리에 반영 과거 사례를 보면 한국 금리는 대체로 미국 금리를 따라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을 보여왔지만 조정 시점에는 시차가 있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이정훈 선임연구원은 지난 7월 '미국 금리 인상기의 국내금리정책 변화' 보고서에서 "1999년부터 최근까지의 한국과 미국의 금리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미국의 정책금리 변화가 시작된 이후 한은이 기준금리를 같은 방향으로 조정하기까지에는 평균 9.7개월의 시차가 존재했다"고 밝혔다.

2004년 7월 시작한 미국의 금리 인상기를 보면 금리 조정 시차가 15개월이나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변화와 반대 방향으로 한은이 금리를 조정한 경우도 7차례나있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2007년 9월 이후 급격한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우리나라는 2008년 8월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렸다.

당시 한은은 국제금융시장 불안, 미국의 경기부진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완화하려고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기준금리 변화에 시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국내경제와 미국경제의여건 차이에 기인한다"며 "그동안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은 미국 기준금리 변화의 방향성보다 국내 경기상황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한은은 내년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수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선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국 경제가 수출 부진과 국제유가 추락 영향으로 내년에도 개선되기 어렵다는어두운 전망에서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바클레이즈의 웨이 호 렁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10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외부수요가 약세를 이어간다면 한국 경제는 내년 초에 성장탄력을 잃을 수 있다"면서 "한은은 내년 총선에 앞서 1분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KDB대우증권도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해도 한국은행이 내년에 추가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이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내년에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머뭇거리면 한국이 받을 금리 인상 압박은 줄어들 수 있다.

noj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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