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가에도 외식비 왜 올랐나…축산물가격·인건비 상승 영향

입력 2016-01-28 12:00  

한은 인플레이션보고서…"당분간 외식비 오름세 지속"

서울시 관악구에 사는 가정주부 김모(42)씨는요즘 주말에 끼니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이 많다.

기분 전환을 위해 가족과 함께 밖에서 식사를 자주 하고 싶지만, 외식비 부담을생각하면 그냥 집에서 먹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물가 현상이 장기화한다는 뉴스에 막상 식당을 찾으면 오히려 음식값이 오른경우가 적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28일 인플레이션보고서에서 최근 외식비가 상승한 원인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통계청이 조사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대로 낮지만 외식비는 2.3% 올랐다. 외식비 상승 폭은 2014년(1.4%)보다 훨씬 크다.

음식점 식사비와 급식비 등을 포함하는 외식비는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비중이 11.9%나 된다.

그동안 우리나라 외식비는 경기 변동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은은 최근 외식비가 상승한 배경으로 수요측면 외에 재료비, 인건비, 임대료등 비용 측면에서 변동 요인을 점검했다.

외식비 품목별로 원재료 가격과 관계를 살펴보면 최근 축산물 가격의 상승이 외식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물가격(생산자물가)은 지난해 3.4%나 올라 최근 5년 평균 상승률(1.0%)를훨씬 웃돌았다.

지난해 갈비탕 가격이 4.2% 오르고 삼겹살(3.1%), 설렁탕(3.0%), 돼지갈비(2.6%), 불고기(2.0%) 등의 가격 상승폭이 큰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인건비도 외식비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고용노동부의 고용노동통계를 이용해 음식업의 1인당 임금과 외식비를 비교한결과, 두 지표가 비슷하게 움직였다.

지난해 음식업의 1인당 임금 상승률은 2.3%로 2014년(1.0%)보다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임대료는 지난해 외식비 상승에 크게 작용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생산자물가 중 비주거용 건물임대료 통계와 외식비는 대체로 비슷하게 움직였지만 작년에는 임대료 상승률은 1%를 밑돌며 그 폭이 축소됐다.

다만, 음식점들이 밀집한 서울시의 종각역, 합정역, 건대입구역 등 일부 지역에서는 임대료가 크게 올라 외식비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한은은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수요 부진이 지속됐음에도 이례적으로 외식비가 상승한 것은 축산물 가격, 인건비 상승 등 비용요인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며 외식비는 당분간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도 축산물가격이 쇠고기를 중심으로 오르고 명목임금도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완만하게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 한은은 최근 소주의 출고가격 인상이 음식점 소주값에 반영되면서 외식비 상승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noj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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