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공동학술대회 강연…"위기를 또다른 버블로 치유해선 안돼""우리도 GDP 대비 가계·기업 부채 높은 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에 대한 거부감을 또다시 드러냈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만찬 강연에서 "금리를 조정했을 때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실물경제까지 파급되는 것을 겨냥해 통화정책을 하는데 우리가 믿어왔던 경제 원칙들의 인과관계가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낮추면 투자,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는 있다고 본다"며 "그런데 그정도(늘어나는 정도)는 과거보다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이 펴온 양적완화 정책은 금융안정과 경기 회복에 어느 정도 기여했지만 미흡했다고 평가하고 "잠재성장률 하락, 인구고령화 등으로 세계 경제의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선진국들이 양적 완화로 시중에 푼 돈이 실물부문으로 충분히 가지 않고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많이 흘러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또 "위기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는데 또 다른 버블(거품)으로 치유해서는 안 된다"며 통화정책뿐 아니라 구조개혁 등 다른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흥시장국들은 재정정책을 활용할 여지가 있고 기축통화국이 아닌 국가가'제로금리'로 가면 급속히 자본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이 총재가 통화정책의 한계를 강조한 것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금융시장 일각의 지나친 기대를 경계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전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8개월째 동결했지만 하성근 금통위원이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내면서 시장에서는 인하 예측이 확산됐다.
이 총재는 강연에서 1930년대 대공황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시발점은 과다차입이라며 과도한 신용팽창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일본은행이 최근 마이너스 금리를 전격적으로 도입한 것에 대해 "엔화가강세를 보이면서 의도와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소기의 효과를 거둘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시장국의 기업부채 급증을 주의 깊게봐야 한다며 "한국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부채, 가계 부채 비중이 신흥국에서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만찬 강연에는 한국경제학회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noj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에 대한 거부감을 또다시 드러냈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만찬 강연에서 "금리를 조정했을 때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실물경제까지 파급되는 것을 겨냥해 통화정책을 하는데 우리가 믿어왔던 경제 원칙들의 인과관계가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낮추면 투자,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는 있다고 본다"며 "그런데 그정도(늘어나는 정도)는 과거보다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이 펴온 양적완화 정책은 금융안정과 경기 회복에 어느 정도 기여했지만 미흡했다고 평가하고 "잠재성장률 하락, 인구고령화 등으로 세계 경제의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선진국들이 양적 완화로 시중에 푼 돈이 실물부문으로 충분히 가지 않고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많이 흘러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또 "위기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는데 또 다른 버블(거품)으로 치유해서는 안 된다"며 통화정책뿐 아니라 구조개혁 등 다른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흥시장국들은 재정정책을 활용할 여지가 있고 기축통화국이 아닌 국가가'제로금리'로 가면 급속히 자본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이 총재가 통화정책의 한계를 강조한 것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금융시장 일각의 지나친 기대를 경계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전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8개월째 동결했지만 하성근 금통위원이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내면서 시장에서는 인하 예측이 확산됐다.
이 총재는 강연에서 1930년대 대공황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시발점은 과다차입이라며 과도한 신용팽창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일본은행이 최근 마이너스 금리를 전격적으로 도입한 것에 대해 "엔화가강세를 보이면서 의도와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소기의 효과를 거둘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시장국의 기업부채 급증을 주의 깊게봐야 한다며 "한국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부채, 가계 부채 비중이 신흥국에서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만찬 강연에는 한국경제학회 회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noja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