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이 소비의 원천…"고소득→저소득층으로 소득 분배해야 수요 진작""재정여력 있는 국가는 지출 늘려야"…IMF 집무실서 인터뷰
"우리는 수요가 부족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경제 성장을 위해) 소득 재분배, 임금 상승 등 수요를 진작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조너선 오스트리 국제통화기금(IMF) 조사국 부국장이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워싱턴DC에 있는 IMF 집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오스트리 부국장의 이런 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어난 IMF의 변화를 대변한다.
IMF는 1998년 외환위기를 맞은 한국에 정부 예산 삭감, 고금리 등의 고강도 긴축정책과 자본시장 개방, 구조조정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불과 10년 뒤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빚을 내더라도 정부 예산을 늘리고 저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위기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정책 처방을 하고 있다.
균형 재정과 낮은 인플레이션, 규제 완화를 강조하던 그간의 견해를 전면 재검토한 결과다.
IMF는 2010∼2011년부터 소득 불평등 문제에 관심을 두고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오스트리 부국장이 있다.
그간 주류 경제학계에선 불평등은 성장의 촉매제라는 인식이 강했다. 불평등이경쟁을 유발하고, 경쟁 심화가 성장을 자극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불평등이 심해지자 기업이 물건을 만들어도사줄 소비자(수요)가 없어 저성장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오스트리 부국장은 "저소득층은 고소득층보다 소득 대비 소비 비율이 높다"면서"소득이나 부를 고소득층에서 저소득층으로 재분배하면 전체적으로 수요를 진작할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환위기 때 구제금융 실행 계획을 진두지휘해 '저승사자'라고도 불린 데이비드립튼 IMF 부총재도 지난해 방한해 "수십 년간 각국의 사례를 봤을 때 불평등이 심화되는 나라는 성장이 둔화하고, 평등한 나라는 성장이 빠른 것을 볼 수 있다"면서 "정부가 소득재분배 정책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립튼 부총재는 한국에 대해선 "소득불평등이 점점 커지면서 중산층이 줄어들고있다"며 "재분배 정책으로 중산층을 재건해야 한다"고 조언했었다.
소득 재분배와 함께 최근엔 임금 인상이 수요 진작을 위한 수단으로 떠올랐다.
대선 레이스를 하고 있는 미국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 후보는현재 시간당 7.25달러인 연방 최저임금을 각각 12달러, 15달러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영국은 최저생계비 이상의 생활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최저임금 대신 '생활임금' 제도를 도입했다. 2020년까지 생활임금을 시간당 9파운드(약 1만5천원)까지 높이기로 했다.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 불평등과 수요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느냐인데, 전 세계 경제학계도 이를 두고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임금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인데, 정부가 정책적 개입을 할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오스트리 부국장은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같은 임금 상승 정책을 쓸 수 있다"며 "디플레이션 압력이 강한 나라에선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임금·물가를 올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적으로 임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에 주목하면서 "일본의정책은 근로자 임금 인상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고, 물가도 올라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스트리 부국장은 수요 진작을 위한 정책과 함께 재정 여력이 있는 나라는 국가채무를 갚는 데 나서는 대신 성장을 위해 정부 지출을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는 우리나라와 독일, 네덜란드 등을 재정 여력이 충분한 나라로 꼽고 있다.
그는 다만 현 상황에서의 국가채무를 갖고 재정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기는어렵다면서 "(한국처럼)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변화로 미래에 재정 소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그 점도 고려해 재정 확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우리는 수요가 부족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경제 성장을 위해) 소득 재분배, 임금 상승 등 수요를 진작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조너선 오스트리 국제통화기금(IMF) 조사국 부국장이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워싱턴DC에 있는 IMF 집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오스트리 부국장의 이런 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어난 IMF의 변화를 대변한다.
IMF는 1998년 외환위기를 맞은 한국에 정부 예산 삭감, 고금리 등의 고강도 긴축정책과 자본시장 개방, 구조조정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불과 10년 뒤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빚을 내더라도 정부 예산을 늘리고 저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위기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정책 처방을 하고 있다.
균형 재정과 낮은 인플레이션, 규제 완화를 강조하던 그간의 견해를 전면 재검토한 결과다.
IMF는 2010∼2011년부터 소득 불평등 문제에 관심을 두고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오스트리 부국장이 있다.
그간 주류 경제학계에선 불평등은 성장의 촉매제라는 인식이 강했다. 불평등이경쟁을 유발하고, 경쟁 심화가 성장을 자극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불평등이 심해지자 기업이 물건을 만들어도사줄 소비자(수요)가 없어 저성장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오스트리 부국장은 "저소득층은 고소득층보다 소득 대비 소비 비율이 높다"면서"소득이나 부를 고소득층에서 저소득층으로 재분배하면 전체적으로 수요를 진작할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환위기 때 구제금융 실행 계획을 진두지휘해 '저승사자'라고도 불린 데이비드립튼 IMF 부총재도 지난해 방한해 "수십 년간 각국의 사례를 봤을 때 불평등이 심화되는 나라는 성장이 둔화하고, 평등한 나라는 성장이 빠른 것을 볼 수 있다"면서 "정부가 소득재분배 정책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립튼 부총재는 한국에 대해선 "소득불평등이 점점 커지면서 중산층이 줄어들고있다"며 "재분배 정책으로 중산층을 재건해야 한다"고 조언했었다.
소득 재분배와 함께 최근엔 임금 인상이 수요 진작을 위한 수단으로 떠올랐다.
대선 레이스를 하고 있는 미국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 후보는현재 시간당 7.25달러인 연방 최저임금을 각각 12달러, 15달러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영국은 최저생계비 이상의 생활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최저임금 대신 '생활임금' 제도를 도입했다. 2020년까지 생활임금을 시간당 9파운드(약 1만5천원)까지 높이기로 했다.
문제는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 불평등과 수요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느냐인데, 전 세계 경제학계도 이를 두고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임금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인데, 정부가 정책적 개입을 할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오스트리 부국장은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같은 임금 상승 정책을 쓸 수 있다"며 "디플레이션 압력이 강한 나라에선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임금·물가를 올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적으로 임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에 주목하면서 "일본의정책은 근로자 임금 인상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고, 물가도 올라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스트리 부국장은 수요 진작을 위한 정책과 함께 재정 여력이 있는 나라는 국가채무를 갚는 데 나서는 대신 성장을 위해 정부 지출을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는 우리나라와 독일, 네덜란드 등을 재정 여력이 충분한 나라로 꼽고 있다.
그는 다만 현 상황에서의 국가채무를 갖고 재정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기는어렵다면서 "(한국처럼)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변화로 미래에 재정 소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그 점도 고려해 재정 확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