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채권단, 최은영 전 회장 사재출연 요구할 듯

입력 2016-04-25 06:09  

협약신청 전 주식매각에 분노…조양호 회장은 경영권 포기 수준 예상

이번 주 자율협약을 신청할 예정인 한진해운[117930]에 대해 채권단이 전 회장인 최은영 유수홀딩스[000700] 회장의 사재출연을 요구하는 등 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결정하기 전에 소유 주식을 매각한 최 회장 일가에 책임을 묻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 내용에 따르면 최 회장과 장녀 조유경, 차녀 조유홍 씨는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결정이 내려지기 직전인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 보유 중이던한진해운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최 회장은 37만569주, 두 자녀는 29만8천679주를 정규 거래를 통해 팔았다. 이는 한진해운 전체 주식의 0.39%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 회장 일가가 주식을 매각한 지 이틀 만인 22일 한진해운이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공개된 내부 정보를 이용해 미리 손실을 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실제로 한진해운 주식은 자율협약 신청을 결정한 22일 7.3% 떨어진 2천605원에장을 마감,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았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이런 최 회장의 행동에 대해 분노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최 회장은 어려워진 한진해운에 대해 경영상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해서는 안될 행동을 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금융권에서는 앞서 현대상선[011200]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정은 회장이 300억원을 내놓았던 것처럼 사재출연 등의 방식으로 회사의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에서 사재출연을 통해 최 회장의 책임을 묻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최 회장의 책임을 묻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낼 수 있느냐는 채권단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최 회장의 주식매각으로 손해를 본 당사자는 채권자가 아니라 주주들이기 때문에, 채권단 입장에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부분은 많지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한진해운의 경영 악화 책임을 이미 몇 년 전에 손을 털고나간 한 사람에게 묻는 것이 온당한지, 또 얼마간 사재 출연을 받는다고 해서 그 돈이 경영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의문스럽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최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나오는 배경에는 현재 한진해운의 경영권을가진 조양호 회장의 상황이 현대상선과는 다르다는 인식도 깔려있다.

조 회장은 최 회장이 경영하던 한진해운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대한항공[003490] 등을 통해 1조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했고, 위기가 이어지자 2014년 4월 "한진해운이 흑자가 될 때까지 무보수로 일하겠다"며 직접 한진해운 회장에 취임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상선 현정은 회장이 지금까지 벌어진 문제에 대해 경영상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라면, 조 회장은 어려워진 한진해운을 정상화하기 위해 구원투수 개념으로 들어간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경영권을 내놓는 마당에 추가로고통분담을 요구하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조 회장은 한진해운의 경영권을 포기하는 수준에서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자율협약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채권단은 추후 발생할 분쟁을 막기위해 경영권 포기 각서를 함께 제출받는다.

그러나 최 회장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조회장이 추가로 '출혈'을 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sncwoo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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