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환수 국세청장, 일선 세무서에서 4시간 '마라톤 간담회'

종합소득세 신고 등 업무 몰린 5월…직원 애로사항 듣고 격려

1년 중 일선 세무서에 세금 관련 업무가 가장많이 몰리는 시기인 5월을 맞아 임환수 국세청장이 직접 현장을 챙기고 나섰다.

19일 국세청에 따르면 임환수 청장은 '세금문제 현장소통의 날'인 지난 17일 아침 서울 성동세무서를 찾았다.

서울지방국세청 산하 26개 세무서별로 직원들 한 명씩이 참석한 가운데 격의 없는 소통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

5월은 납세자 695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종합소득세 신고, 250여만 가구의 근로·자녀장려금 신청, 양도소득세 확정신고 등이 집중돼 세무서 직원들의 업무부담이크다.

국세청은 이에 대비해 종합소득세 신고상황실을 설치하는 한편 납세자의 신고서항목을 자동으로 작성해주는 '모두채움(full-filled)' 서비스를 선보여 157만 영세사업자가 서명만으로 신고를 간편하게 끝낼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근로·자녀장려금도 연락처와 계좌번호만 있으면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노력을 통해 올해는 예년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신고·신청업무가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현장 간담회에서는 현장 직원들의 쓴소리도 가감 없이 터져 나왔다.

자녀 육아를 위해 작년 하반기부터 시간선택제 근무를 하고 있는 강남세무서 권현희 조사관은 "육아 휴직 등으로 일선 인력이 부족한데 좀처럼 일이 줄지 않는다"며 과중한 업무부담을 호소했다.

여성 직원이 육아 휴직을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일·가정 양립 문화를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이런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전자신고 서비스 확산 등에도 불구하고세무서를 직접 찾는 민원인들이 줄어드는 것을 체감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작년 말 입사한 역삼세무서 이권승 조사관은 "바쁜 업무로 연애할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바람에 회의장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일선 민원분야에서 7년간 근무한 성동세무서 장민우 조사관은 "공무집행을 방해하면서 직원은 물론 다른 납세자에게까지 심각한 피해를 주는 악성 민원인에 대해좀 더 강력히 대응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제주도에 위치한 국세공무원교육원에 보육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요청, 세무서합숙소의 노후시설을 개선해달라는 요청도 이어졌다.

직원들의 의견 개진과 열띤 토론 이어지는 바람에 오전 11시 시작된 현장 간담회는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4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도시락으로 간단히 끼니를 때우며 자리를 지킨 임환수 청장은 직원들 목소리에공감을 나타내며 "세무서 내방민원 축소, 일선 업무량 감축은 본청 간부들의 몫이다. 소관부서가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개선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주문했다.

임 청장은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해 업무량을 감축하는 등 일과 가정의 균형을살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5월은 어느 때보다 세무서를 찾는 납세자가 많아, 현장 일손이 매우 부족하고 어려운 여건이지만, 납세 서비스 수준을 향상할 수 있도록 직원애로 해소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