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요?, 많이 준비해서 걱정하지 않습니다. 부실 대비 충당금을 쌓고도 주주인 농협중앙회에 배당까지 할 수 있습니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3일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집무실에서 농협금융의 위기에 대한 외부의 우려를 이같이 일축했다.
해운·조선업체에 대한 거액 대출로 부실 위험에 처한 농협은행은 지난 22일 올해 1조7천억원대의 충당금을 적립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농축협에 대한 올해 연말 배당도 정상적으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충당금 적립과 배당, 두 가지 모두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에 대해 자신감으로 답했다.
관료 출신인 김 회장은 옛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에 있을 때 당시 난제였던 생명보험사 상장 문제를 해결했을 정도로 추진력과 업무 능력이 뛰어나다.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으로 있으면서는 기업재무개선지원단 단장을 겸임해 기업구조조정에도 일가견이 있다.
김 회장은 위기에 대비하는 준비를 끝낸만큼 해외 진출과 자산운용 등에서 수익을 내겠다고 강조했다.
전임 임종룡 전 회장이 인수 등으로 농협금융의 외형을 확장했다면 김 회장은수익성으로 내실을 충실히 하면서 농협금융을 글로벌금융사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다음은 김 회장과 일문일답.
-- 농협이 위기라는 지적이 많다.
▲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준비를 많이 했다. 2013년부터 해운, 조선, 철강, 화학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와서 보니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많았다. 부실을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전에 (부실 정리에 필요한) 시스템을 갖춰야 했다.
산업분석팀을 만들어 업종 분석 시스템을 갖추었다. 여신심사와 감리 분야도 개혁했다. 감리인원을 많이 늘렸다.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편중 여신 한도 관리 시스템 등기업여신평가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이런 제도적 준비가 끝나서 지난달에 '빅배스'(Big Bath) 계획을 밝혔다. (빅배스는 경영진 교체 등의 시기에 잠재 부실을 모두 털어내는 회계기법이다.) 어려움에 부닥친 것은 맞지만, 기회일 수 있다. 기업 구조조정이라는 '쓰나미'가 오지 않았다면 빅배스에 대한 반발이 있었을 수 있다.
-- 올해 안에 1조7천억원의 충당금을 쌓기로 했다. 빅배스 규모로는 크지 않아보인다.
▲ 조선·해운업에 대한 여신을 정상(Normal), 요주의(Bad), 고정이하(Worst)로나눠서 분류해서 관리했다. 요주의로 분류했던 기업의 여신이 정상으로 호전된 경우도 있다.
조선업 대출 중에는 선수금환급보증(RG, 조선업체의 부보 등에 대비해 조선업체가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겠다는 보증)이 많다. RG는 배가 건조돼 인도되면 없어진다.
이미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코코본드 발행으로 6천억원을 마련했다. (농협은행은 하반기에도 2천억원 어치를 더 발행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지주에서도 일정 부분 발행하면 자금 마련에는 문제가 없다.
--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도 농협중앙회에 대한 배당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 은행은 지난 5월까지 실적이 좋았다. 상반기에는 충당금 때문에 적자를 피할수 없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
투자증권, 생명보험, 손해보험, 자산운용 등 다른 계열사의 상황이 좋다. 올해큰 이익을 낼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수익은 낼 수 있다.
농협금융은 수익이 나면 유보를 할 수 없다. 모두 배당을 해야 한다. 금융회사의 특성을 고려하면 수익 중 일부를 (사내에) 유보할 수 있어야 한다.
-- 충당금 적립 비율이 1분기 말 현재 81%다. 1조7천억원 쌓으면 어느 정도 올라가나.
▲ 한 90% 정도 될 것 같다.
-- 앞으로 2∼3년 내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 아직 정확하게 산출되지 않았지만 계속 줄여나갈 것이다. 앞으로 경영관리는수익성, ROE(자기자본이익률) 중심으로 한다. 판매관리비(판관비) 등 비용도 지속적으로 줄여야 한다. 영업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 대기업 여신을 깐깐하게 보겠다고 했는데 크게 줄지 않았다.
▲ 자율협약에 따라 자동으로 나가는 여신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대기업에대한 신규 대출은 가급적 자제하도록 했다. 농업벤처, 수출기업 등 성장성이 있는중소기업 중심으로 대출을 하고 있다.
-- 해외진출과 자산운용에도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는 것 같다.
▲ 운용할 수 있는 자산은 200조원 정도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있을까 고민했다. 자산운용사의 사명을 NH-아문디자산운용으로 바꾸고 지분도 60%에서 70%(나머지 30%는 프랑스 아문디 본사 소유)로 높였다. 아문디 본사 인력인 해외전문가 7명을 자산운용에 배치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에는 홈플러스 인수금융에 참가했다. 해외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도 몇 개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펀드도 만들어 영등포 타임스퀘어도 인수했다.
-- 해외진출은.
▲ 취임 이후 부실 여신 대책과 함께 신경 쓴 부분이다. 현재 잘 진행되고 있으며 이제부터 구체적인 성과들이 나올 것이다. 중국의 공소그룹과 손잡고 융자리스,손해보험, 인터넷 소액대출 회사, 소비 금융 회사 등 합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7∼8월께 금융당국 허가가 나면 융자리스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인터넷소액대출회사도 연내에 출범한다. 손해보험은 내년 초에 출범할 수 있을 것 같다.
캄보디아에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은행을 만들어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대출과 기업금융을 운용하는 파이낸스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베트남에는 지점 설립, 인도네시아에서는 은행 인수 등을 검토하고 있다.
-- 다음달 1일 조직 개편이 있는데.
▲ 교육과 홍보를 통합한다. 중복되는 부분을 통합하는 차원이다. 전문교육 프로그램은 그대로 간다.
-- 농협은행 점포도 줄이는지.
▲ 일단 점포 50∼60개를 재배치할 예정이다. 비대면거래가 대면거래를 압도하는 시대다. 서울에서는 비대면 거래가 대부분이다. 지방은 아직 영업점 거래가 많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점포를 적절하게 재배치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보면 일선 점포 중에서는 WM(자산관리) 지점만 남을 것이다.
-- 명칭사용료 부분과 관련해 중앙회와 갈등이 있나.
▲ (웃으며) 전혀 갈등이 없다. 올해 지급해야 할 금액은 이미 지난해에 결정됐다. 내년 지급분은 올해 수익을 봐야 한다. 명칭사용료라는 이름이 조금 이상할 수는 있다. 브랜드 사용료라기보다는 농협을 지원하기 위한 돈이다. 다른 은행들이 주주들에게 배당하듯이 농협금융은 수익을 농민들에게 돌려준다.
-- 농협중앙회, 계열사와 소통은 잘 되나.
▲ 문제가 없다. 매주에 한 번 중앙회장과 각 사업주체 대표,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모여서 회의를 한다. 정보 교류가 잘 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 직원들과의 소통은.
▲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최고경영자(CEO) 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중간 간부들을 거치지 않고 직원들에게 직접 알린다. 권위, 형식보다는 탈권위와 실질적인 것에주안점을 두고 있다. 보고도 모바일 메신저로 하도록 했다. 피자를 사들고 사무실로직원들을 찾아가 자주 격려한다.
lees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해운·조선업체에 대한 거액 대출로 부실 위험에 처한 농협은행은 지난 22일 올해 1조7천억원대의 충당금을 적립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농축협에 대한 올해 연말 배당도 정상적으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충당금 적립과 배당, 두 가지 모두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에 대해 자신감으로 답했다.
관료 출신인 김 회장은 옛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에 있을 때 당시 난제였던 생명보험사 상장 문제를 해결했을 정도로 추진력과 업무 능력이 뛰어나다.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으로 있으면서는 기업재무개선지원단 단장을 겸임해 기업구조조정에도 일가견이 있다.
김 회장은 위기에 대비하는 준비를 끝낸만큼 해외 진출과 자산운용 등에서 수익을 내겠다고 강조했다.
전임 임종룡 전 회장이 인수 등으로 농협금융의 외형을 확장했다면 김 회장은수익성으로 내실을 충실히 하면서 농협금융을 글로벌금융사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다음은 김 회장과 일문일답.
-- 농협이 위기라는 지적이 많다.
▲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준비를 많이 했다. 2013년부터 해운, 조선, 철강, 화학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와서 보니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많았다. 부실을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전에 (부실 정리에 필요한) 시스템을 갖춰야 했다.
산업분석팀을 만들어 업종 분석 시스템을 갖추었다. 여신심사와 감리 분야도 개혁했다. 감리인원을 많이 늘렸다.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편중 여신 한도 관리 시스템 등기업여신평가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이런 제도적 준비가 끝나서 지난달에 '빅배스'(Big Bath) 계획을 밝혔다. (빅배스는 경영진 교체 등의 시기에 잠재 부실을 모두 털어내는 회계기법이다.) 어려움에 부닥친 것은 맞지만, 기회일 수 있다. 기업 구조조정이라는 '쓰나미'가 오지 않았다면 빅배스에 대한 반발이 있었을 수 있다.
-- 올해 안에 1조7천억원의 충당금을 쌓기로 했다. 빅배스 규모로는 크지 않아보인다.
▲ 조선·해운업에 대한 여신을 정상(Normal), 요주의(Bad), 고정이하(Worst)로나눠서 분류해서 관리했다. 요주의로 분류했던 기업의 여신이 정상으로 호전된 경우도 있다.
조선업 대출 중에는 선수금환급보증(RG, 조선업체의 부보 등에 대비해 조선업체가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겠다는 보증)이 많다. RG는 배가 건조돼 인도되면 없어진다.
이미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코코본드 발행으로 6천억원을 마련했다. (농협은행은 하반기에도 2천억원 어치를 더 발행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지주에서도 일정 부분 발행하면 자금 마련에는 문제가 없다.
--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도 농협중앙회에 대한 배당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 은행은 지난 5월까지 실적이 좋았다. 상반기에는 충당금 때문에 적자를 피할수 없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
투자증권, 생명보험, 손해보험, 자산운용 등 다른 계열사의 상황이 좋다. 올해큰 이익을 낼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수익은 낼 수 있다.
농협금융은 수익이 나면 유보를 할 수 없다. 모두 배당을 해야 한다. 금융회사의 특성을 고려하면 수익 중 일부를 (사내에) 유보할 수 있어야 한다.
-- 충당금 적립 비율이 1분기 말 현재 81%다. 1조7천억원 쌓으면 어느 정도 올라가나.
▲ 한 90% 정도 될 것 같다.
-- 앞으로 2∼3년 내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 아직 정확하게 산출되지 않았지만 계속 줄여나갈 것이다. 앞으로 경영관리는수익성, ROE(자기자본이익률) 중심으로 한다. 판매관리비(판관비) 등 비용도 지속적으로 줄여야 한다. 영업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 대기업 여신을 깐깐하게 보겠다고 했는데 크게 줄지 않았다.
▲ 자율협약에 따라 자동으로 나가는 여신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대기업에대한 신규 대출은 가급적 자제하도록 했다. 농업벤처, 수출기업 등 성장성이 있는중소기업 중심으로 대출을 하고 있다.
-- 해외진출과 자산운용에도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는 것 같다.
▲ 운용할 수 있는 자산은 200조원 정도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있을까 고민했다. 자산운용사의 사명을 NH-아문디자산운용으로 바꾸고 지분도 60%에서 70%(나머지 30%는 프랑스 아문디 본사 소유)로 높였다. 아문디 본사 인력인 해외전문가 7명을 자산운용에 배치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에는 홈플러스 인수금융에 참가했다. 해외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도 몇 개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펀드도 만들어 영등포 타임스퀘어도 인수했다.
-- 해외진출은.
▲ 취임 이후 부실 여신 대책과 함께 신경 쓴 부분이다. 현재 잘 진행되고 있으며 이제부터 구체적인 성과들이 나올 것이다. 중국의 공소그룹과 손잡고 융자리스,손해보험, 인터넷 소액대출 회사, 소비 금융 회사 등 합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7∼8월께 금융당국 허가가 나면 융자리스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인터넷소액대출회사도 연내에 출범한다. 손해보험은 내년 초에 출범할 수 있을 것 같다.
캄보디아에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은행을 만들어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대출과 기업금융을 운용하는 파이낸스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베트남에는 지점 설립, 인도네시아에서는 은행 인수 등을 검토하고 있다.
-- 다음달 1일 조직 개편이 있는데.
▲ 교육과 홍보를 통합한다. 중복되는 부분을 통합하는 차원이다. 전문교육 프로그램은 그대로 간다.
-- 농협은행 점포도 줄이는지.
▲ 일단 점포 50∼60개를 재배치할 예정이다. 비대면거래가 대면거래를 압도하는 시대다. 서울에서는 비대면 거래가 대부분이다. 지방은 아직 영업점 거래가 많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점포를 적절하게 재배치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보면 일선 점포 중에서는 WM(자산관리) 지점만 남을 것이다.
-- 명칭사용료 부분과 관련해 중앙회와 갈등이 있나.
▲ (웃으며) 전혀 갈등이 없다. 올해 지급해야 할 금액은 이미 지난해에 결정됐다. 내년 지급분은 올해 수익을 봐야 한다. 명칭사용료라는 이름이 조금 이상할 수는 있다. 브랜드 사용료라기보다는 농협을 지원하기 위한 돈이다. 다른 은행들이 주주들에게 배당하듯이 농협금융은 수익을 농민들에게 돌려준다.
-- 농협중앙회, 계열사와 소통은 잘 되나.
▲ 문제가 없다. 매주에 한 번 중앙회장과 각 사업주체 대표,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모여서 회의를 한다. 정보 교류가 잘 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 직원들과의 소통은.
▲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최고경영자(CEO) 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중간 간부들을 거치지 않고 직원들에게 직접 알린다. 권위, 형식보다는 탈권위와 실질적인 것에주안점을 두고 있다. 보고도 모바일 메신저로 하도록 했다. 피자를 사들고 사무실로직원들을 찾아가 자주 격려한다.
lees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