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는 유럽 은행들에 큰 도전…사업 다각화해야"

입력 2016-10-26 07:26  

보쿠치 이탈리아 예금보험기금 이사장 인터뷰EU 규정 강화로 공적자금 투입 제한…부실은행들 '홀로서기' 시도

유럽 은행들이 오랜 경기 부진과 마이너스 금리에 따른 수익성 하락으로 신음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이자 이탈리아 3위 은행인 BMPS(방카 이탈리아 몬테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는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가 50억 유로(약 6조2천억원) 규모의 신규자금 수혈 작업을 하고 있다.

1472년 세워져 540년 넘게 영업해 온 이 은행은 지점 500개를 폐쇄해 몸집을 줄이고 직원도 2천600명 감원하기로 했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도 9천명을 감원하기로 한 데 이어 추가 감원을 논의 중이다.

주세페 보쿠치 이탈리아 예금보험기금(IDPF) 이사장은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이너스 금리는 유럽 은행들에 매우 큰 도전이며, 특히 이탈리아 은행에그렇다"며 은행들의 사업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쿠치 이사장은 23∼28일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예금보험기구협회(IADI) 제15차연차총회 참석차 방한했다.

그는 "은행 전반의 순이자마진(NIM·이자 수익과 이자 비용의 차이를 나타내는은행의 수익성 지표)이 굉장히 낮아졌기 때문에 금융서비스 분야를 키우는 등 사업모델을 바꾸고,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보쿠치 이사장은 "이탈리아 은행들은 다른 유럽 은행보다 사업 모델이 더 전통적"이라며 "대형 은행들은 수익원을 다양화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지만, 중소형 은행들의 어려움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10여 년간 이어진 경기 침체와 기업의 낮은 수익성이 금융권으로 전이되면서 이탈리아 은행들의 수익성은 악화돼왔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이 초저금리·양적완화 정책에 이어 마이너스 금리를도입해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이자마진이 낮아지면서 BMPS를 비롯한 일부 은행이 부도 위기에 내몰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과거와 같이 '대마불사' 은행들에 공적자금을 투입해 위기를 헤쳐나가기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은행들에 공적자금 400억유로(약 49조2천억원)를 투입하면 상황을 수습할 수 있다고 보지만, 유럽연합(EU)의 은행 회생·파산처리지침(BRRD)에발목을 잡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럽연합(EU)은 부실 금융기관 구제 비용을 납세자가 떠안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BRRD를 마련, 공적자금 투입 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금융기관의 파산 가능성이 크고, 사업 정리 절차로 이어지는 경우에 한해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 존속 가능한 은행에 대한 정부 지원은 엄격히 제한한다.

보쿠치 이사장은 "때로는 공적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BRRD와 정부 차원의 구제금융 투입에 앞서 은행채에 투자한 채권자들이 먼저 손실 분담을 하도록강제한 EU 국가 보조 규칙(EU state aid rules)이 합쳐져 공적자금 투입이 까다롭고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경우 일반 국민이 2천500억유로에 달하는 은행 채권을 갖고 있어 채권자가 손실을 부담하는 방식인 '베일 인(bail in)'은 정치적 부담을 상당히 키울수 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상원의 권한을 대폭 줄이고 중앙 정부의 힘을 확대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을 오는 12월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해 국민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보쿠치 이사장은 "민간자금 위주로만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부실채권(NPL)을 소화할 수 있는 시장을 강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독일 도이체방크도 정부가 아닌 시장을 활용해 구제금융 자금을 마련할 다양한방법을 모색하는 등 유럽 부실은행들의 '홀로서기'가 불가피해졌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