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끼워팔기 시정 필요…단독상품 판매 늘려야"

최양호 한양대 교수 '실손의료보험 제도개선' 공청회서 주장

실손의료보험을 다른 상품과 분리해 판매하도록제도를 개선해 실손보험 단독상품 판매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계리학회장인 최양호 한양대 교수는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실손의료보험 제도개선' 공청회에 참가해 보험업계에 만연한 실손보험의 끼워팔기 관행을 시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실손보험은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진료항목을 보장해줘 '제2의건강보험'으로 불린다. 지난해 말까지 전 국민의 62%인 3천200만 명이 가입했다.

그러나 상품이 지나치게 표준화돼 소비자 선택권이 제약되고 대부분의 의료비를보장해 과잉진료와 같은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잉진료 때문에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오르고, 보험사들은 이에 보험료를 올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악순환이 반복될 경우 고령층 월보험료가 수십만 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은 124%에 달한다.

최 교수는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실손의료보험을 다른 상품과 묶어 파는 관행부터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험사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손해율이 높은 실손의료보험을 손해율이 낮은 다른 특약과 함께 판매하고, 설계사는 판매수당을 많이 받고자 단독형 실손보다는 패키지형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료가 패키지보다 훨씬 저렴함에도 단독형 실손의료보험 가입률은전체 실손의료보험의 3.1%에 불과하다.

단독형 실손의료보험은 월 1만∼3만원 정도의 보험료만 내면 되지만, 암 뇌졸중등 보장특약이 포함된 패키지형 실손보험은 10만원이 넘는다.

최 교수는 "실손의료보험만 가입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원하지 않는 다른 보험까지 함께 가입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된다"며 "단독형은 실손의료비 이외에다른 보장 부분이 없는 만큼 패키지인 특약형보다 보험료가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는 통상 패키지상품의 총보험료에 관심을 둘 뿐 그중 실손 의료보험료 액수를 파악하지 않는다"며 "특약형 상품은 소비자에게 부담을 줄 뿐 아니라회사 간 보험료 비교를 통한 건전한 경쟁시장 조성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이와 함께 인터넷과 모바일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실손의료보험에가입할 수 있도록 소비자 편의성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실손의료보험을인터넷으로 판매하는 곳은 4곳에 불과하다.

최 교수는 이밖에 실손의료보험을 연 1회, 또는 연 2회로 납입하는 상품을 활성화하고 의료이용량이 적은 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환급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주장했다.

buff27@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