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해운동맹 2M '정식회원' 불발…"전략적 협력"(종합)

입력 2016-12-11 16:42  

<<선복공유, 매입 등 용어설명을 추가합니다.>>머스크-MSC간 협력보다 낮은 수준…"전략적 협력관계"채권단 "사실상 가입으로 볼 수 있어"…조만간 결과 발표

현대상선[011200]이 세계 최대 해운동맹 ƈM'과가입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정식 회원(full partnership)으로 2M에 가입하지는 못했으나, 기존 멤버인 머스크·MSC와 선복(화물적재 공간)을 공유하는 등의 협력관계를 맺기로 해 해운동맹 가입이 아예 불발된 것은 아닌 '중간지대'에 서게 됐다.

11일 채권단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2M과 해운동맹 가입 협상을 마치고,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6일 덴마크 현지로 떠나 머스크, MSC와 해운동맹 가입을 놓고막판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결론적으로 현대상선은 머스크·MSC와 동등한 수준에서 협력관계를 맺지는 못했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의 협력관계로, 이들 선사와 선복을 교환·매입하기로 했다.

'선복 교환'은 배에서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을 해운사끼리 교환하는 것이고, '선복 매입'은 짐을 실을 공간을 사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더해 머스크와 MSC는 서로 배를 섞어서 운영하는 '선복 공유'도 하는데,현대상선은 여기에선 빠져 있다.

2M 가입 기간은 3년으로 잡았다. 통상 해운동맹 가입 기간이 5∼10년인 점을 고려하면 짧은 수준이다.

2M과의 계약으로 새로운 선박 발주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장기간 계약을 맺으면현대상선의 성장에 불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주요 선사가 해운동맹을 결성하는 것은 노선을 공동 운영해 원가를 절감하고,영업력 강화 효과를 보기 위해서다. 해운동맹에 가입하지 못하면 원양선사의 역할을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2M과의 협력관계가 가장 긴밀한 형태의 해운동맹은 아니지만, 동맹의 요건을 갖췄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실상 해운동맹에 가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2M보다 더 느슨한 해운동맹인 '오션 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이 협력하는 수준으로머스크·MSC와 협력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미국 연방 해사위원회(FMC)에 2M의 해운동맹 파트너로서 서류를 제출할 정도로 구속력이 있는 협상"이라며 "정식 회원으로 가입하지는 않았지만2M과 협력관계를 통해 선복량을 20% 늘렸고, 현대상선의 핵심 노선인 미국 서부 항로도 늘리는 등 실리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세계 17위 선사인 현대상선은 1위 거대 선사인 머스크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하며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해운동맹 가입이 현대상선이 법정관리를 피할 수 있었던 3가지 요건 중하나였다는 점이다.

채권단은 ▲공모사채와 선박금융 채무재조정 ▲용선료 조정 ▲해운동맹 가입 3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현대상선은 해운동맹에 제대로 가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가입 동의서'를 확보했다는 것을 내걸어 법정관리를 피했는데, 같은 채권단 자율협약을 진행 중이던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갔다는 비판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양창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은 "해운동맹을 어느 수준으로 맺느냐에 차이가있을 수 있지만, 현대상선과 2M처럼 선복을 공유하는 것 자체도 해운동맹이라고 볼수 있다"며 "일단 약한 형태의 동맹이라도 시작을 하고 지속해서 확대해나가는 게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완전한 해운동맹 가입이 아니라면 다른 글로벌해운사와의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고 적자 구조 개선이 사실상 힘들어 글로벌선사로의 재도약 가능성이 물 건너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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