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오너CEO 성과 나빠도 교체 안돼…이사회 견제 효력 잃어"

입력 2016-12-14 12:00  

"담합기업, CEO와 연고관계 사외이사 비율 높고 반대의견 드물어""이사회 독립성 제고해 담합유인 억제해야"

국내 기업에서 오너 최고경영자(CEO)는 성과가나빠도 교체되지 않는 등 이사회의 견제가 사실상 효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와 비교한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적 성과를 중시하는 기업에서는 CEO가담합을 통해 손쉽게 성과를 높이려는 경향이 있고, 이사회의 독립성이 낮을수록 이같은 담합이 오래 유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화령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4일 KDI 포커스 '성과가 저조한 CEO의 연임이 담합에 주는 함의 보고서'에서 기업의 담합여부와 성과지표, CEO 연임확률 등을 연계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CEO에 대한 감시·감독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CEO가 주주가 아닌 자신의 사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할 유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절대적 성과를 중시하는 기업에서는 CEO는 담합을 통해 손쉽게 성과를 높이려 하지만 경쟁사와 대비한 상대적 성과가 중시되면 담합에서 이탈해 경쟁사보다 성과를 올리려는 유인이 커진다.

보고서는 2007∼2012년 평균 자산규모 5천억원 이상인 상장기업 중 제조업과 건설업 155개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이중 59개 기업이 담합에 참여했는데 담합기업은 경쟁기업과 비교해 상대성과에민감하지 않고 산업 전반의 절대적 성과에 민감하게 CEO 교체 여부를 결정한 것으로나타났다.

오너 일가 CEO로 분석대상을 제한하자 담합 여부와 상관없이 상대성과로 인한교체 민감성은 미미했다.

보고서는 "오너 일가 CEO는 경기 전체가 나빠질 때만 교체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다"면서 "그들의 연임 확률은 CEO 자체의 능력이나 노력과는 연계되지 않는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CEO와 지연, 학연 등 연고관계가 있는 사외이사의 비율이 상위 25%에 해당하는'친근한 정도가 높은' 이사회에서는 CEO 교체 확률이 상대성과에 연계되지 않는 반면, 하위 25%인 '친근한 정도가 낮은' 이사회에서는 성과 하락 시 CEO 교체 가능성이 8배가량 높았다.

보고서는 "이는 독립적인 이사회가 저성과 경영자를 교체하는데 보다 적극적임을 함의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저성과 CEO를 처벌하는 기제와 이사회 독립성의 관계는 전문CEO에게만 적용될 뿐 오너 일가 CEO는 연고관계를 떠나 이사회의 견제가 사실상 효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합기업은 사외이사 중 CEO와 연고관계가 있는 이의 비율이 46%로 경쟁기업(38%)에 비해 높았고, 사외이사가 이사회 안건에 반대하는 비율(0.04%) 역시 전체 기업(0.21%) 보다 낮았다.

보고서는 "CEO와 연고관계가 있는 사외이사의 비율이 높을수록 담합이 오래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감독기능이 떨어지는 이사회가 경영자의 담합참여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고 상대성과의 연계성이 더 큰 유인기제를 CEO에게 제공하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정책이 결국 담합을 억제하는 효과 또한 가져올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pdhis95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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