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고 탄탄한 은행 지향…경비 등 누수 막아야""3년간 650여개 지점 다 돌아보겠다"
김도진 신임 기업은행장은 은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본부 조직을 줄이는 등 조직 시스템에 대한 개편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 행장은 지난해 12월 28일 취임식 직후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 진행한 공동인터뷰에서 "부서 간의 사일로 현상(부서 이기주의)이 심화되고 있다"며 "14∼15년이 된 사업부제를 지금 시대에 맞는 편제로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산은 늘지만 이익은 늘지 않고 있다"며 "코끼리도 덩치가 크면 어디가아픈지 모른 채 서서히 썩어 죽어간다고 하지 않느냐"는 표현으로 양적으로 성장한기업은행[024110]의 내부적 효율성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행장은 또 "임기 3년 동안 650여개의 영업점을 모두 방문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며 본부 조직을 슬림화하되 영업 현장은 강화하려는 전략 구상을 드러냈다.
다음은 김 행장과의 일문일답.
-- 기업은행에서 세 차례 연속 내부 행장이 배출됐다.
▲ 다행이라 생각한다. 더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
-- 전임 권선주 행장에는 '마더십'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어떤 새로운 리더십을 보이고 싶은가.
▲ 55년 역사에 이어내려온 선배 행장들이 해온 것을 훼손하지 않고 이어받고싶다. 내부 구성원과 교감을 통해 난국을 타개하고 싶다. 전임 행장님은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하는 상황에서 내실경영을 내걸고 내부를 단속하셨다. '마더십'의 경영은 적절했다.
-- 김도진 체제의 3년이 지난 뒤 기업은행이 어떤 모습이 돼야 한다는 전략을세우고 있나.
▲ 강한 은행, 탄탄한 은행을 이야기하고 싶다. 그러려면 내부의 비용, 시스템,사업구조, 조직, 인사 등 여러 측면에서 누가 봐도 '저기는 건드려도 쉽게 무너지지않는구나' 싶은 체제를 갖춰야 한다. 작년에 했던 사업이니 올해 또 하자는 식은 곤란하다. 문제점은 보완하고, 낭비는 줄여야 한다. 우리 은행의 인건비가 1조원이고경비가 1조원이다. 코끼리도 덩치가 크면 어디가 아픈지 모른 채 서서히 썩어 죽어간다고 한다. 누수되는 곳을 시스템적으로 막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자산은 느는데 이익은 늘지 않는다. 자산이 150조 원일 때도 (수익은)1조원, 250조일 때도 1조원 내기에 허덕인다. 직원 인건비가 1년에 500억원씩 늘어나는데, 늘어나는 것 이상으로 뭔가 벌어와야 한다. 그에 맞춰서 효율적 편제가 뭔지 봐야 한다. 사업본부,부서 간 '사일로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업부제를 도입한 지 14∼15년이 됐다.
지금 시대에 맞는 시스템을 편제를 한번 갖춰보자는 거다.
-- 새로운 편제의 구체적 상은 뭔가.
▲ 본부 조직을 슬림화하고, 영업점으로 보내야 한다. 아직 구체적으로 발표하긴 어렵지만 어느 정도 준비는 해놨다. 본부조직, 지역본부 편제, 영업점 조직 등은변화를 줄 것이다. 손실 나는 영업점은 과감히 정리할 것이다.
-- 조직 슬림화에는 인적 구조조정도 포함되나.
▲ 구조조정이란 말은 어폐가 있다. 십수년간 이어온 사업본부 체제의 구조적문제를 해소하자는 것이다. 또 새로운 시각에서 볼 사람은 없을까 고민하는 것이다.
매일 보던 사람에게는 문제가 안 보일 수 있다. 새로운 시각에서 볼 여건을 조성한다는 차원으로 이해해달라.
-- 점포 정리는 어떻게 하나. 복합점포는.
▲ 일부지만 적자점포가 있다. 인원을 줄여 유지할지, 아니면 뺄지 전략적인 판단을 할 것이다. 복합점포는 공간이 허락되는 곳, 자산가들과 접점이 있는 곳에 늘릴 계획이다.
-- 취임 일성부터 긴축, 슬림화를 외치고 있다.
▲ 고객을 위해 필요한 부문에는 지출을 해야겠지만 효과가 떨어지는 곳은(다시봐야 한다). 담당자가 "이건 10억원 지출해야 합니다" 하기보다는, 그 담당자를 포함해서 여러 곳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꼭 해야 하는 지출인지 한번 토론해보자는 거다. 하되, 정확히 보고 하자는 것이다.
-- 리스크 관리를 외쳤다. 내년 가장 큰 리스크는 뭐라고 보나.
▲ 우리는 중소기업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이다. 그 건전성이 가장 큰 리스크다. 중소기업은 외부 충격에 약하다.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대기업 구조조정이 연착륙하길 바란다. 그래야만 중소 협력업체에 충격을 줄일 수 있다. 그래야 우리도 건전성에 덜 영향을 받고, 창업기업·벤처기업에 지원할 여력이 생긴다.
-- 지난해 조선·해운 구조조정에 따른 여파는 어땠나.
▲ 그쪽 영향은 크지 않았다. 조선·해운업 쪽은 전수조사가 돼 있다. 충격이일시에 오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급작스럽게 오진 않으리라 본다.
-- 긴축을 외치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중소기업 금융은 강화해야 하는 역할이 부여돼 있다.
▲ 기업은행은 시중은행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중소기업 금융을 줄이거나 막을 수는 없다. 또 IMF나 금융위기, 카드 사태 등을 보면 그과정에서도 기업은행은 많이 발전했다. 당시 중소기업 금융을 많이 늘렸지만, 대출의 연체율이 급증하거나 자산이 부실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자산이 늘어나고, 은행이 점프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 비은행 부문 수익을 2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 다른 지주의 비은행 계열사보다 우리의 비은행 계열사는 규모가 훨씬 작다.
자회사 중 캐피탈, 증권, 연금보험 정도가 그나마 규모를 갖춰나가는 듯하다. 그러나 엄밀히 캐피탈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해당 업권의 하위권이다. 자산운용능력이라든지 보험·증권의 복합점포 확장이 필요하다.
-- 글로벌 진출도 강조하며 동남아 벨트 구상을 꺼냈다. 현재 기업은행의 해외점포는 중국에 집중돼 있는데.
▲ 중국에서 수익률이 그리 높아지지 않는다.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의 수도정체 내지 감소추세다. 새로운 중국을 찾아야 한다. 한국 중소기업이 많이 진출한나라가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이다. 지리적으로도 가깝다. 이전 행장님들도 그쪽으로의 진출을 모색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고, 진행 중인부분도 있다. 조만간 결실이 나올 것으로 본다.
-- 내년 중에는 동남아 지역에서 새로 점포를 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건가.
▲ 점포를 새로 낸다기보다는 다른 방식이다. 사실 인도네시아에는 1996년에 사무소로 진출한 바 있다. 그러나 IMF 이후 철수했다. 그 뒤에 현지 당국에서 신규 진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새로 들어가려면 그냥은 못 들어간다. 인수합병(M&A)을통해서만 들어오도록 규제한다. 그렇게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본다.
-- 현장 행보를 이야기했다.
▲ 목표는 3년 동안 650여개의 전 영업점을 다 가보는 것이다. 전임 행장님들도다 가보시진 못했을 것이다. 행장이 자리를 지킨다고 은행이 잘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현장에 많이 가서 이야기를 듣고 본부에서 접목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영업점 직원의 소외감도 덜어줘야 한다. 은행을 지탱하고 움직이는 원동력은 점포, 영업점이다.
sncwoo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김도진 신임 기업은행장은 은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본부 조직을 줄이는 등 조직 시스템에 대한 개편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 행장은 지난해 12월 28일 취임식 직후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 진행한 공동인터뷰에서 "부서 간의 사일로 현상(부서 이기주의)이 심화되고 있다"며 "14∼15년이 된 사업부제를 지금 시대에 맞는 편제로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산은 늘지만 이익은 늘지 않고 있다"며 "코끼리도 덩치가 크면 어디가아픈지 모른 채 서서히 썩어 죽어간다고 하지 않느냐"는 표현으로 양적으로 성장한기업은행[024110]의 내부적 효율성을 다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행장은 또 "임기 3년 동안 650여개의 영업점을 모두 방문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며 본부 조직을 슬림화하되 영업 현장은 강화하려는 전략 구상을 드러냈다.
다음은 김 행장과의 일문일답.
-- 기업은행에서 세 차례 연속 내부 행장이 배출됐다.
▲ 다행이라 생각한다. 더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책임감도 많이 느낀다.
-- 전임 권선주 행장에는 '마더십'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어떤 새로운 리더십을 보이고 싶은가.
▲ 55년 역사에 이어내려온 선배 행장들이 해온 것을 훼손하지 않고 이어받고싶다. 내부 구성원과 교감을 통해 난국을 타개하고 싶다. 전임 행장님은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하는 상황에서 내실경영을 내걸고 내부를 단속하셨다. '마더십'의 경영은 적절했다.
-- 김도진 체제의 3년이 지난 뒤 기업은행이 어떤 모습이 돼야 한다는 전략을세우고 있나.
▲ 강한 은행, 탄탄한 은행을 이야기하고 싶다. 그러려면 내부의 비용, 시스템,사업구조, 조직, 인사 등 여러 측면에서 누가 봐도 '저기는 건드려도 쉽게 무너지지않는구나' 싶은 체제를 갖춰야 한다. 작년에 했던 사업이니 올해 또 하자는 식은 곤란하다. 문제점은 보완하고, 낭비는 줄여야 한다. 우리 은행의 인건비가 1조원이고경비가 1조원이다. 코끼리도 덩치가 크면 어디가 아픈지 모른 채 서서히 썩어 죽어간다고 한다. 누수되는 곳을 시스템적으로 막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자산은 느는데 이익은 늘지 않는다. 자산이 150조 원일 때도 (수익은)1조원, 250조일 때도 1조원 내기에 허덕인다. 직원 인건비가 1년에 500억원씩 늘어나는데, 늘어나는 것 이상으로 뭔가 벌어와야 한다. 그에 맞춰서 효율적 편제가 뭔지 봐야 한다. 사업본부,부서 간 '사일로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업부제를 도입한 지 14∼15년이 됐다.
지금 시대에 맞는 시스템을 편제를 한번 갖춰보자는 거다.
-- 새로운 편제의 구체적 상은 뭔가.
▲ 본부 조직을 슬림화하고, 영업점으로 보내야 한다. 아직 구체적으로 발표하긴 어렵지만 어느 정도 준비는 해놨다. 본부조직, 지역본부 편제, 영업점 조직 등은변화를 줄 것이다. 손실 나는 영업점은 과감히 정리할 것이다.
-- 조직 슬림화에는 인적 구조조정도 포함되나.
▲ 구조조정이란 말은 어폐가 있다. 십수년간 이어온 사업본부 체제의 구조적문제를 해소하자는 것이다. 또 새로운 시각에서 볼 사람은 없을까 고민하는 것이다.
매일 보던 사람에게는 문제가 안 보일 수 있다. 새로운 시각에서 볼 여건을 조성한다는 차원으로 이해해달라.
-- 점포 정리는 어떻게 하나. 복합점포는.
▲ 일부지만 적자점포가 있다. 인원을 줄여 유지할지, 아니면 뺄지 전략적인 판단을 할 것이다. 복합점포는 공간이 허락되는 곳, 자산가들과 접점이 있는 곳에 늘릴 계획이다.
-- 취임 일성부터 긴축, 슬림화를 외치고 있다.
▲ 고객을 위해 필요한 부문에는 지출을 해야겠지만 효과가 떨어지는 곳은(다시봐야 한다). 담당자가 "이건 10억원 지출해야 합니다" 하기보다는, 그 담당자를 포함해서 여러 곳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꼭 해야 하는 지출인지 한번 토론해보자는 거다. 하되, 정확히 보고 하자는 것이다.
-- 리스크 관리를 외쳤다. 내년 가장 큰 리스크는 뭐라고 보나.
▲ 우리는 중소기업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이다. 그 건전성이 가장 큰 리스크다. 중소기업은 외부 충격에 약하다.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대기업 구조조정이 연착륙하길 바란다. 그래야만 중소 협력업체에 충격을 줄일 수 있다. 그래야 우리도 건전성에 덜 영향을 받고, 창업기업·벤처기업에 지원할 여력이 생긴다.
-- 지난해 조선·해운 구조조정에 따른 여파는 어땠나.
▲ 그쪽 영향은 크지 않았다. 조선·해운업 쪽은 전수조사가 돼 있다. 충격이일시에 오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급작스럽게 오진 않으리라 본다.
-- 긴축을 외치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중소기업 금융은 강화해야 하는 역할이 부여돼 있다.
▲ 기업은행은 시중은행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중소기업 금융을 줄이거나 막을 수는 없다. 또 IMF나 금융위기, 카드 사태 등을 보면 그과정에서도 기업은행은 많이 발전했다. 당시 중소기업 금융을 많이 늘렸지만, 대출의 연체율이 급증하거나 자산이 부실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자산이 늘어나고, 은행이 점프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 비은행 부문 수익을 2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 다른 지주의 비은행 계열사보다 우리의 비은행 계열사는 규모가 훨씬 작다.
자회사 중 캐피탈, 증권, 연금보험 정도가 그나마 규모를 갖춰나가는 듯하다. 그러나 엄밀히 캐피탈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해당 업권의 하위권이다. 자산운용능력이라든지 보험·증권의 복합점포 확장이 필요하다.
-- 글로벌 진출도 강조하며 동남아 벨트 구상을 꺼냈다. 현재 기업은행의 해외점포는 중국에 집중돼 있는데.
▲ 중국에서 수익률이 그리 높아지지 않는다.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의 수도정체 내지 감소추세다. 새로운 중국을 찾아야 한다. 한국 중소기업이 많이 진출한나라가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이다. 지리적으로도 가깝다. 이전 행장님들도 그쪽으로의 진출을 모색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고, 진행 중인부분도 있다. 조만간 결실이 나올 것으로 본다.
-- 내년 중에는 동남아 지역에서 새로 점포를 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건가.
▲ 점포를 새로 낸다기보다는 다른 방식이다. 사실 인도네시아에는 1996년에 사무소로 진출한 바 있다. 그러나 IMF 이후 철수했다. 그 뒤에 현지 당국에서 신규 진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새로 들어가려면 그냥은 못 들어간다. 인수합병(M&A)을통해서만 들어오도록 규제한다. 그렇게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본다.
-- 현장 행보를 이야기했다.
▲ 목표는 3년 동안 650여개의 전 영업점을 다 가보는 것이다. 전임 행장님들도다 가보시진 못했을 것이다. 행장이 자리를 지킨다고 은행이 잘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현장에 많이 가서 이야기를 듣고 본부에서 접목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영업점 직원의 소외감도 덜어줘야 한다. 은행을 지탱하고 움직이는 원동력은 점포, 영업점이다.
sncwoo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