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장사 잘했네"…영업익 1위>

입력 2013-04-02 09:32  

"현대오일뱅크가 제일 장사 잘했네" 현대오일뱅크가 작년 정유업계 실적 악화의 주범인 정유부문에서 준수한 실적을거두자 업계에서 나온 반응이다. '꼴찌의 반란'이라는 말도 회자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작년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은 3천72억원으로 전년 대비 48.3% 줄었다.

2011년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130%나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어닝 쇼크' 수준이다. 정유사업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유가 변동성 확대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를 피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다른 정유사를 보면 현대오일뱅크 실적이 새롭게 해석된다.

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은 작년 정유사업 영업이익이 2천791억원에 그쳤다. 2011년 1조2천767억원에 비해 무려 78% 감소했다.

매출이 67조2천148억원으로 현대오일뱅크(21조7천4억원)의 3배를 웃도는 점을고려하면 극히 저조한 실적이다.

2·3위인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정유사업에서 각각 5천85억원, 3천473억원의영업손실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영업이익으로만 따지면 현대오일뱅크가 업계 1위를 차지한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가 영업이익에서 SK를 제치고 수위 자리에 오른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똑같은 정제마진 환경에서 현대오일뱅크가 다른 업체들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뭘까.

회사의 한 관계자는 고도화 비율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도화 시설로도 불리는 중질유 분해 시설은 원유보다 싼 벙커C유를 분해해 휘발유·경유 등의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을 만드는 설비다.

GS칼텍스가 제4기 고도화 시설을 완공하기 전인 지난달 초 기준으로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 비율은 30.8%로 경쟁사에 비해 2∼13%포인트 높았다.

작년 초 유가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할 때 다른 정유사보다 정제마진을 더 챙겼다는 뜻이다.

여기에 국내 영업에서 '박리다매' 전략을 구사해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해온것도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작년 기준 현대오일뱅크의 국내 석유시장 점유율은 14.4%로 SK(32.3%), GS(27%), 에쓰오일(16.4%)에 비해 다소 쳐져있지만 2010년(13.9%)보다는 0.5%포인트 증가한수치다. 이 기간 SK와 GS의 점유율이 1%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luc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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