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만기도래 CP문제' 형제그룹 오리온에 도움 요청

입력 2013-09-13 09:00  

금감원장 '오너 일가가 CP 해결' 요구

동양그룹이 만기 도래 기업어음(CP) 상환 문제를 형제그룹인 오리온측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는 방안을 추진해 성사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양그룹은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오너일가가 문제를 해결하라는 요구를 받고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에게 보유 주식을 담보로 제공해주는 등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에게개인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너 일가가 사재 출연 등을 통해 만기 도래하는 CP 상환 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작년부터 동양그룹 오너 일가에 사재 출연 등에 나서 부실에 대한 책임을 져달라고 요구해왔다"며 "만기 도래 CP로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입을 수 있는 만큼 최근에도 (현 회장 측에) 이런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동양시멘트 등 동양그룹 5개 계열사가 발행한 CP는 총 1조1천억원 수준으로 이달부터 차례로 만기가 돌아온다.

동양그룹 측은 오리온의 대주주인 담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이 보유한 오리온 주식을 담보로 신용을 보강해 총 5천억∼1조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발행을검토 중이다.

이화경 부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 고(故) 이양구 회장의 둘째 딸이며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의 동생이다. 동양그룹과 모친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이 담 회장과이화경 부회장 측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담 회장(12.91%)과 이화경 부회장(14.49%)은 자신들이 보유한 오리온 지분을 담보로 맡기는 데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 지원에 나섰다가 최악의 상황에 지분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고오리온의 경영권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2001년 동양그룹과 계열 분리했으며 작년에 지분관계까지 모두 정리됐다.

오리온 측은 "오너 일가 간에 논의할 문제여서 (동양그룹 지원과 관련해선) 어떠한 입장을 낼 게 없다"고 밝혔다.

동양그룹과 이 부회장 측은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놓고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부회장 측이 아직 지원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해 최종 방안이 나오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금융권과 재계 안팎에선 모친이 나선데다 사회적인 분위기 등을 고려해오리온 측이 일정 부분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부실에 대한 책임을 조금도 부담하지 않은채 채권은행들만 계속 지원해줄 수 없다"며 "어떤 식으로든 오너 일가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indig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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