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니아코리아, 상용차담합 과징금 충격에 회사분할

입력 2013-09-24 06:15  

납부여력 없어 본사 재정지원…노조는 "구조조정 포석" 반발

스웨덴 상용차 제조업체인 스카니아의 한국법인'스카니아코리아'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거액의 담합 과징금을 맞은 충격에회사를 분할하기로 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이 업체가 최근 작성한 '분할 관련 설명자료'에 따르면 스카니아코리아는 효율성 향상을 위한 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신설회사를 설립해 도매업 부문을 이전하고기존 회사는 소매업·제조업만 운영하기로 했다.

7월 말 현대자동차[005380] 등 경쟁 업체들과 가격을 담합한 것이 적발돼 1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스카니아코리아는 "과징금을 납부할 여력이 없어 스웨덴 본사의 지원을 못 받으면 파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본사의 경쟁력 강화 요구에 따라 자산 매각·파산 신청 등도 검토했지만 한국에서 계속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구조 개선이 가장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구조 개선 방법으로는 기존 회사의 자산·부채·계약 등을 신설 회사로 포괄 승계하는 분할과 채무를 승계하지 않는 영업양도 가운데 분할을 선택했다.

스카니아측은 내년 1월 1일 신설 회사를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후속절차를 진행중이다.

스카니아 관계자는 "개선 노력을 전제로 스웨덴 본사에서 재정 지원을 받기로했다"면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수익을 못 내고 있어 수익을 내는 소매업과 손실만 나는 도매업을 분리해 살펴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개선하기 위해 손실 부문을 떼어내겠다는 것이다.

신설 회사가 차량과 부품을 수입하면 기존 회사는 완제품을 제조해 신설 회사에공급하고 신설 회사는 딜러를 통해 완제품을 판매하게 된다. 이밖에 고객을 직접 응대하지 않는 인사·회계·제품 개발·정비 등도 신설 회사에서 맡는다.

해당 부문의 임직원은 신설 회사에서 고용 승계하기로 했다.

그런데 스카니아코리아 노조는 이번 조치가 구조조정을 위한 포석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수익과 손실을 분리해 수익은 본사로 보내고 손실만 한국법인에 떠맡기려한다는 것이다.

이어 신설 회사로 옮긴 임직원을 우선 정리 해고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올해 초 스카니아코리아 인천 서비스센터에서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사측이 자회사인 '스카니아 인천'을 설립해 GS엠비즈에 위탁했던 서비스센터 운영을 직영으로 돌린 뒤 권고사직으로 7명을 내보냈다는 것이다.

노조는 "사실상 사측이 구조조정을 했지만 대외적으로는 한국법인이 아니라 자회사 일이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 관계자는 "GS엠비즈 소속 계약직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해 6명이 자발적으로 떠났고 자질이 부족한 1명만 권고사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분할 과정에서 해고보다는 인력 재배치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여정리해고 의혹을 부인했다.

카이 헨릭 페름 스카니아코리아 대표이사도 지난 23일 기자 간담회에서 "정리해고(layoff) 계획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위기의 조짐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최대 주주인 폴크스바겐이 실적 개선을 독촉함에 따라 이 업체는 경기도 화성동탄산업단지에 2천만달러를 투자해 정비공장을 짓기로 한 동탄 프로젝트를 잠정 보류했다. 기존 정비센터의 수익성부터 개선하라는 요구에 따른 조치다.

페름 대표이사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라는 압박이 심해 과거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면서 거듭 실적 개선을 향한 의지를 다졌다.

스카니아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1천543억원으로 2011년(1천520억원)보다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1억5천만원에서 8억1천300만원으로 62% 급락했다. 당기순이익도51억8천만원에서 24억1천만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eugeni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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