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예상밖 고강도 자구계획 내놓은 배경은>

입력 2013-11-17 13:17  

유동성 위기설·자구노력 주문에 선제적 대응내년 말까지 재무구조 개선작업 대부분 완료

동부그룹이 17일 예상 밖의 고강도 자구계획을 전격 발표한 것은 무엇보다 금융권에서 확산되는 유동성 위기설을 조기에 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아울러 STX·동양그룹 사태 이후 채권은행의 강화된 자구노력 주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게 동부측 설명이다.

동부그룹 고위 관계자는 "실제로는 회사 재무구조가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고 개선 노력도 꾸준히 해오고 있음에도 최근 금융시장 주변에서 유동성 이슈가 수그러들지 않고 금융당국에서도 자구노력을 요청해와 선제적으로 강도 높은 대응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유동성 문제를 전면차단하겠다는 의미다.

당초 금융시장과 업계에서는 동부그룹의 자구안 규모가 최대 2조원이 될 것으로봤으나, 이날 제시한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은 이를 뛰어넘는다.

재무구조 개선 추진 속도도 빠른 편이다. 동부그룹은 이번 자구계획을 통해 올해 5월 갱신해 2015년 4월 완료되는 재무구조개선약정 끝으로 더 이상의 약정을 체결하지 않을 방침이다.

만약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동부그룹은 사실상 내년 말까지 재무구조개선 작업이 상당부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부하이텍[000990]을 내놓기로 한 것은 유동성 문제를 이참에 완전히 뿌리뽑고자 하는 동부측의 결단이 드러나는 부분이라는 평가다. 동부하이텍 매각은 이날 내놓은 자구계획에서 처음 등장했다.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체인 동부하이텍은 주력 사업이 중공업에 집중된 동부그룹이 사업다변화를 위해 10년간 공을 들여왔으며, 김준기 회장이 강한 애착을 가진 계열사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동부그룹의 이번 결단에는 종전과 달라진 금융 환경도 크게 작용했다.

동부그룹은 2003년 주채권은행가 처음 맺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주기적으로 갱신하면서 10년 가까이 유지해온 탓에 금융권과 업계에 재무구조개선약정 단골 기업으로 인식돼 왔다.

이런 가운데도 동부그룹은 여유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쓰지 않고 부채비율을 250%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대우일렉트로닉스(현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는 등 사업을꾸준히 확장해왔다.

이는 재무구조개선약정 중이라 해도 실제 유동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채권은행의 판단과 용인하에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STX·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 끝에 최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금융당국과 채권은행의 재무구조 개선 요구가 한층 강화됐다.

동부그룹은 2015년 재무구조개선약정 완전 졸업을 목표로 당분간 일체 투자를중단하고 그룹의 모든 역량을 재무구조 개선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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