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일감 몰아주기 규제 피하자' 안간힘>

입력 2013-11-24 06:09  

내년 2월 시행 앞두고 합병·사업재편·아웃소싱 등 추진

주요 그룹들이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계열사간 사업구조 개편이나 계열사간 합병을 추진하는 가 하면 외부 경쟁입찰등을 통해 내부거래비율을 줄이고 있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사 중 일감 몰아주기로 인한 과징금 부과대상인 삼성에버랜드는 최근 발표한 일련의 사업구조 개편이 마무리되고 나면 내부거래비율이 떨어질 전망이다.

공정위가 마련한 방안에 따르면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30%(비상장사 20%) 이상이고, 매출중 내부거래 비율이 12%이상이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작년 기준 총수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46.03%이며 내부거래비율이 46%에 달한다. 작년 매출 3조300억원 가운데 1조3천918억원이 내부거래였다.

삼성에버랜드는 내부거래가 많지 않은 제일모직 패션사업(매출 1조7천752억원)을 인수하는 대신 내부거래가 많은 건물관리업(매출 3천억원)을 떼어내 에스원에 양도하기로 했다.

조정이 완료되면 삼성에버랜드의 내부거래비율은 20%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애초 내부거래 규제 대상이던 삼성SNS는 삼성SDS와 합병하기로 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삼성그룹은 또 작년 초 주요 계열사에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내부거래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광고를 비계열사에 오픈한 데 이어 제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내부거래 비중 축소를 위해 애쓰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일감몰아주기 규제 적용대상이 12개 계열사로 51개 대기업그룹 중 네 번째로 많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국내 광고 발주액의 65%인 1천200억원과 물류 발주액의45%인 4천800억원 등 총 6천억원의 물량을 중소기업 등에 개방하기로 했다.

실제 지난 5∼6월 경쟁입찰을 통해 외부에 1천780억원어치 물량을 개방했고 최근 소규모 광고회사 '크리에이티브에어'가 만든 그룹 이미지광고도 방영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지난 7월 1천500억원에 달하는 비상장 종합광고회사 이노션 지분 전량(36만주)을 정몽구재단에 출연한 것도 내부거래 비중 축소에 따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엠코 등은 해외시장개척,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그룹 내부거래 비중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년 현대글로비스 해상운송사업 비전'을 발표하고 매출 다각화와 비계열 물류 매출 증가 등을 통해 내부 의존도 줄이기에 나섰다.

SK그룹에선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이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SK C&C와 거래물량을 지속적으로 축소해 나가기로 했다.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은 올해 SK C&C와 거래액을 각각 1천950억원, 390억원으로 작년보다 10∼14%씩 줄였다.

SK C&C도 해외 사업을 늘리거나 국내 아웃소싱(OS) 사업을 확대해 외부매출 비중을 작년 35%에서 올해 3분기 47%까지 늘렸다.

그동안 그룹 내 광고대행 관계사인 SK M&C(현 SK플래닛)에 광고를 맡겨온 SK이노베이션도 올해부터 경쟁을 통해 기업광고를 제작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과징금 부과 대상 계열사가 13곳에 이르는 GS그룹은 계열사 정리에 착수했다.

GS 계열사인 물류·레저업체 승산은 최근 STS로지스틱스와 승산레저를 흡수했다. 세 업체 모두 총수일가 지분이 100%인 비상장 계열사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었다. 내부거래 비중이 낮은 승산(34.69%)이 내부거래 비중 100%로 일감 몰아주기의혹을 한몸에 받았던 STS로지스틱스를 가져간 것이다.

16개 계열사중 4개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인 부영그룹도 계열사를 정리하고있다. 최근 사주 일가가 직접 지배하고 있던 부영 CNI와 신록개발 지분 100%를 각각부영주택과 동광주택에 넘겨 두 회사를 흡수합병했다.

반면 규제 적용대상 계열사 4곳을 둔 한화그룹은 계열사 정리 계획은 없다.

김승연 회장이 지분 100%를 가진 경비업체 SNS에이스는 내부거래 비중이 81%를넘고, 광고업체 한컴도 총수 지분은 30% 수준이지만 내부거래는 74%에 이른다.

한화그룹은 전체 내부거래 비중이 6.54%로 금액은 2조4천600억원 상당이다.

두산그룹도 아직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해놓지 않았다. 두산그룹 내부거래비중은 2012년 5.93%(1조1천9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4%포인트 높아졌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내부거래 비중을 축소하기 위해 방법을 찾아보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대림그룹은 SI업체인 대림아이앤에스 등 3개 계열사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됐으나 지분 정리나 인수·합병 등을 추진하지 않는 대신 공정거래를 위한내부 거래 심의 절차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총수 없는 전문경영체제인 포스코도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발생할 여지가 적은지배구조로 돼 있으나 공정거래와 중소기업 상생 차원에서 출자사 간 내부협업기준을 정립했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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