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죄는 미국> 산업계 영향 명암 공존…업종별로도 희비

입력 2013-12-19 09:35  

전자·車 대미 수출 '긍정적'…신흥시장 타격은 '불안 요인'

미국이 18일(현지시간) 양적완화(QE) 축소에 착수해'출구전략'에 시동을 걸면서 마침내 국내 산업계도 그 영향권에 들게 됐다.

양적완화 축소는 그 자체가 거대 시장인 미국의 경기 회복을 함축한 것이지만신흥국 등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국제 금융시장을 흔드는 요인이기도 해 국내 산업계엔 빛과 그늘을 한꺼번에 드리울 전망이다.

미국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는 전자·자동차 업종은 걱정보다 기대가 높은 반면 신흥시장 수출 비중이 높은 철강 업종이나 금리 인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는 부동산 업계 등은 우려의 기색이 역력하다.

다만 양적완화 축소가 이미 예고된 일인 데다 그 폭이 크지 않은 100억달러 규모로 결정돼 국내 산업계에 미칠 충격파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는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를 '경기 회복'이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IT(정보기술)·가전 제품의 경우 수출 물량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생산하는데다 주요 업체들은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한 시스템을 잘 갖춰 단기적인 환율 변동으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적완화 축소로 금리가 오를 경우 장기적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데 대한 우려도 있지만 한국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자본력이 탄탄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도 있다.

자금 경색으로 해외 경쟁사들의 활기가 떨어질 때 한국 전자업체들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자동차업계도 양적완화 축소가 미국의 경제의 본격적인 부활을 뜻하는 신호로보고 자동차 판매 회복에 대비하고 있다.

다만 인도, 브라질, 터키 등 신흥시장의 경우 양적완화 축소 조치가 경기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어 출구전략이 이들 국가의 자동차 수요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005380] 관계자는 "출구전략 규모가 크지 않아 급증세를 나타내는미국 자동차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며 "기본적으로 '제값 받기'정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미국 현지 공장의 가동률을 높여 미국 시장의물량 부족 상황을 타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신흥국 수출 비중이 높아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철강협회 한 관계자는 "양적완화 축소로 신흥국 경기가 타격을 받으면 철강 수출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많다"고 전했다.

건설업계는 미국의 유동성 축소로 금리가 오르면 최근 어렵게 살아나는 국내 주택 매매 심리가 다시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상호 대한건설협회 사회간접자본(SOC) 주택실장은 "금리가 오르면 주택 수요자 입장에선 이자 등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매매를 꺼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금리가오르면 건설사들은 자체사업이나 해외사업에서 자금조달 비용이 비싸진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물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중동이 유가 하락으로 발주 물량을 줄이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해운업계와 항공업계는 양적완화 축소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업의 턴어라운드(시황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과 아시아권 국가들의 경기 침체가 가시화할 가능성을 불안 요소로 보고 있다.

또 여행객이 증가해 여객 사업의 수익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의 흐름이 바뀌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경우수출이 주를 이루는 제조업 분야의 수익성 감소로 이어져 화물 사업에는 부정적인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양적완화 축소가 중기의 자금 유치와 신흥시장 수출에 부정적인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현 정부 들어 확대된 중소기업 지원 등에 힘입어 큰 피해없이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이 감소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양갑수 중소기업중앙회 통상정책실장은 "동남아에 주요 수출국이 많아서 영향이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중국 경기가 크게 위축되지 않고 선진국 경기에 여력이생긴 만큼 아직 크게 우려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현수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 박사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과 부정의 두 가지 측면이 다 있다"고 말했다.

양적완화 축소가 경기 회복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미국과의 교역량이 많은 우리로선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신흥국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로 수출이 다소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국제 유동성 감소로 원자재 시장에 대한 자금 공급과 실물자산 수요가 줄면서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도 긍정적인 면이다.

신 박사는 "결국 문제는 양적완화 축소의 속도"라며 "급격히 축소되면 미국의성장요인이 전 세계 경기에 파급되지 않고 오히려 신흥국의 경기 위축을 불러와 모두 다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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