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석유화학 '반색'…유가 안정 기대자동차·해운·항공·건설업계도 호재
서방과 이란의 핵협상 잠정합의에 따라 연초부터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가 가시화되면서 국내 산업계 전반에 '이란 특수'에 대한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일부터 유럽연합(EU)의 이란 석유금수 조치가 해제되는 것을 비롯해 자동차산업·금 등 귀금속 거래 등에 대한 제재가 완화됨에 따라, 당장 정유·석유화학·철강·해운·항공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
아울러 이번 조치를 중동의 강호 이란이 오랜 대치 상태에 미국과의 관계와 고립됐던 경제를 정상화하는 신호로 보고, 건설·자동차·전자 업계의 대응 움직임도활발해지고 있다.
주소령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안보팀장은 "이번 부분적 제재 해제로 자동차 부품,철강, 석유화학 업종이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로서는 6개월간 한시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대이란 제재가 단계적으로 해제될 수있는 만큼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금융 제재 등이 여전히 남아 있고 정치·외교적 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이상존하기 때문에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접근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없지 않다.
◇ 정유·석유화학 '반색'…유가 안정 기대 무엇보다 이란산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이 가능해져 정유·석유화학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계는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리면 원유 도입선 다각화 등으로 안정적인 원유 수급에 기여해 유가를 안정시킬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이란산 원유를 사용하는 국내 정유 업체로는 SK이노베이션[096770]과 현대오일뱅크가 있다.
석유화학업계도 앞서 제재 여파로 이란산 원유 도입량을 대폭 줄인 탓에 이번해제 조치를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통상 원유는 연간 단위의 장기 계약을 통해 들여오기 때문에 이란산 원유가 풀리더라도 유가 하락 등의 효과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 비중은 업체에 따라 최대 10∼15% 수준이었고그나마 제재 때문에 도입량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현물 시장 등에서 부족분을 조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에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 자동차 부품·완성차 수출길 열린다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조만간 이란 수출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제재가 해제되는 자동차부품, 자동차용 강판(후판), 타이어 등의 수출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이들 업종의 대이란 수출업체는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180여개사에달한다.
완성차 업체들도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해제가 중장기적으로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2년부터 이란에 대한 자동차 수출을 중단한 상태로 제재 해제에 따라 수출이 재개될 경우 먼저 판매망과 정비망 등을 재구축하는 등 준비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이란 수출물량은 2010년 2만3천여대, 2011년 1만2천여대 규모였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비교적 작은 시장이어서 전체 물량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중동지역의 판매량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 해운·항공, 물동량 증가 기대 해운업계는 앞으로 미국과 유럽의 이란 제재가 단계적으로 풀려 물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진해운[117930]과 현대상선[011200] 등 국내 선사는 이란 직항 노선을 운영하다 2012년 제재 조치 이후 노선을 폐지한 상태다.
아시아에서 중동으로 가는 물동량에서 이란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장 많았다.
한 해운사 관계자는 "제재 해제는 좋은 소식"이라면서 "중동으로 가는 물량이 30% 정도는 증가할 것 같다. 자동차나 철강 쪽 물량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관계자는 "큰 문제가 없다면 이란 직항로도 다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 정부 등의 후속 조치를 기다려봐야 한다면서도 "전면 개방이 되면 물동량은 확실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유가 하락으로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가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것은 항공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유가 1달러가 떨어지면 연간 340억원과 157억원을 아낄 수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이미 제재가 풀린다는 기대가 많이 반영돼 1월 들어 유가가 많이 낮아졌다"면서 "계속 낮아질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건설업계 "이란은 4대 해외시장" 건설업계는 가스와 석유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땅덩어리가 넓은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와 더불어 국내 건설업체에게는 4대 해외시장으로 꼽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이란 제재 해제를 큰 호재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재제가 풀렸다고 해서 당장 공사 발주가 이뤄지는 등의 가시적인 효과가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사회기반시설 부문은 서방의 대이란 재제해제의 가장 마지막 단계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건설[000720]은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 이후 공사 수주를 중단했으나 최근제재가 풀릴 기미가 보이면서 본격적인 수주활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2009년 올레핀 생산공장 건설공사를 끝으로 이란에서 철수하고 테헤란지사의 직원도현지인 1명으로 축소한 상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란은 2000년대 중반까지 현대건설 중동 플랜트 사업의 '텃밭'이었으나 미국 경제제재 이후 수주가 여의치 못했다"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수주 채널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 중 이란에서 가장 꾸준하게 사업을 진행해온 대림산업[000210] 관계자는 "당장의 사업 실적으로 연결되지는 않겠지만 4대 시장이 다시 열렸다는 점에서 건설사들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특히 이란은 최근 몇 년 동안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시장이 본격적으로 다시 열리면 사업 기회가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이란에서의 수주 누계액은 1975년 대림산업의 첫 진출 이후 총120억달러에 달한다. 이란 제재가 본격화한 2010년까지만 하더라도 사우디아라비아등에 이어 수주 누계 6위 지역이었으나 3년 동안 수주가 정체되며 현재 순위는 14위까지 밀려났다.
◇ 전자업계에도 중장기 호재 전자업계는 이번 이란 경제제재 완화로 인한 당장의 직접적인 영향을 크지 않을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란에 지점과 현지 에이전시를 두고 TV와 생활가전, 휴대전화 등을 판매해왔으나, 경제 제재 이후 직접적인 거래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는 이란 상인들이 두바이 등 해외에서 한국 전자제품을 구입해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제재 완화로 현지 사업 리스크가 현저히 낮아진 데다 경영환경 변화로 거래선 확대와 신규 사업 발굴 가능성이 커진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언제든 이란 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코트라에 따르면 현재 이란에 직접 투자한 국내 업체는 현지에서 담배공장을 운영 중인 KT&G[033780]가 유일하다.
KT&G는 금융 제재로 현지 판매로 발생하는 수익을 한국으로 송금하지 못해 계속재투자하는 실정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이란 제재가 풀릴 기미를 보이면서 현지에 지사를 둔 기업들이 시장조사를 강화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서방과 이란의 핵협상 잠정합의에 따라 연초부터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가 가시화되면서 국내 산업계 전반에 '이란 특수'에 대한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일부터 유럽연합(EU)의 이란 석유금수 조치가 해제되는 것을 비롯해 자동차산업·금 등 귀금속 거래 등에 대한 제재가 완화됨에 따라, 당장 정유·석유화학·철강·해운·항공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
아울러 이번 조치를 중동의 강호 이란이 오랜 대치 상태에 미국과의 관계와 고립됐던 경제를 정상화하는 신호로 보고, 건설·자동차·전자 업계의 대응 움직임도활발해지고 있다.
주소령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안보팀장은 "이번 부분적 제재 해제로 자동차 부품,철강, 석유화학 업종이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로서는 6개월간 한시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대이란 제재가 단계적으로 해제될 수있는 만큼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금융 제재 등이 여전히 남아 있고 정치·외교적 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이상존하기 때문에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접근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없지 않다.
◇ 정유·석유화학 '반색'…유가 안정 기대 무엇보다 이란산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이 가능해져 정유·석유화학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계는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리면 원유 도입선 다각화 등으로 안정적인 원유 수급에 기여해 유가를 안정시킬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이란산 원유를 사용하는 국내 정유 업체로는 SK이노베이션[096770]과 현대오일뱅크가 있다.
석유화학업계도 앞서 제재 여파로 이란산 원유 도입량을 대폭 줄인 탓에 이번해제 조치를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통상 원유는 연간 단위의 장기 계약을 통해 들여오기 때문에 이란산 원유가 풀리더라도 유가 하락 등의 효과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 비중은 업체에 따라 최대 10∼15% 수준이었고그나마 제재 때문에 도입량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현물 시장 등에서 부족분을 조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에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 자동차 부품·완성차 수출길 열린다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조만간 이란 수출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제재가 해제되는 자동차부품, 자동차용 강판(후판), 타이어 등의 수출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이들 업종의 대이란 수출업체는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180여개사에달한다.
완성차 업체들도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해제가 중장기적으로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2년부터 이란에 대한 자동차 수출을 중단한 상태로 제재 해제에 따라 수출이 재개될 경우 먼저 판매망과 정비망 등을 재구축하는 등 준비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이란 수출물량은 2010년 2만3천여대, 2011년 1만2천여대 규모였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비교적 작은 시장이어서 전체 물량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중동지역의 판매량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 해운·항공, 물동량 증가 기대 해운업계는 앞으로 미국과 유럽의 이란 제재가 단계적으로 풀려 물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진해운[117930]과 현대상선[011200] 등 국내 선사는 이란 직항 노선을 운영하다 2012년 제재 조치 이후 노선을 폐지한 상태다.
아시아에서 중동으로 가는 물동량에서 이란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장 많았다.
한 해운사 관계자는 "제재 해제는 좋은 소식"이라면서 "중동으로 가는 물량이 30% 정도는 증가할 것 같다. 자동차나 철강 쪽 물량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관계자는 "큰 문제가 없다면 이란 직항로도 다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 정부 등의 후속 조치를 기다려봐야 한다면서도 "전면 개방이 되면 물동량은 확실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유가 하락으로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가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것은 항공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유가 1달러가 떨어지면 연간 340억원과 157억원을 아낄 수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이미 제재가 풀린다는 기대가 많이 반영돼 1월 들어 유가가 많이 낮아졌다"면서 "계속 낮아질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건설업계 "이란은 4대 해외시장" 건설업계는 가스와 석유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땅덩어리가 넓은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와 더불어 국내 건설업체에게는 4대 해외시장으로 꼽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이란 제재 해제를 큰 호재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재제가 풀렸다고 해서 당장 공사 발주가 이뤄지는 등의 가시적인 효과가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사회기반시설 부문은 서방의 대이란 재제해제의 가장 마지막 단계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건설[000720]은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 이후 공사 수주를 중단했으나 최근제재가 풀릴 기미가 보이면서 본격적인 수주활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2009년 올레핀 생산공장 건설공사를 끝으로 이란에서 철수하고 테헤란지사의 직원도현지인 1명으로 축소한 상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란은 2000년대 중반까지 현대건설 중동 플랜트 사업의 '텃밭'이었으나 미국 경제제재 이후 수주가 여의치 못했다"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수주 채널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건설사 중 이란에서 가장 꾸준하게 사업을 진행해온 대림산업[000210] 관계자는 "당장의 사업 실적으로 연결되지는 않겠지만 4대 시장이 다시 열렸다는 점에서 건설사들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특히 이란은 최근 몇 년 동안 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시장이 본격적으로 다시 열리면 사업 기회가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이란에서의 수주 누계액은 1975년 대림산업의 첫 진출 이후 총120억달러에 달한다. 이란 제재가 본격화한 2010년까지만 하더라도 사우디아라비아등에 이어 수주 누계 6위 지역이었으나 3년 동안 수주가 정체되며 현재 순위는 14위까지 밀려났다.
◇ 전자업계에도 중장기 호재 전자업계는 이번 이란 경제제재 완화로 인한 당장의 직접적인 영향을 크지 않을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란에 지점과 현지 에이전시를 두고 TV와 생활가전, 휴대전화 등을 판매해왔으나, 경제 제재 이후 직접적인 거래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는 이란 상인들이 두바이 등 해외에서 한국 전자제품을 구입해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제재 완화로 현지 사업 리스크가 현저히 낮아진 데다 경영환경 변화로 거래선 확대와 신규 사업 발굴 가능성이 커진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언제든 이란 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코트라에 따르면 현재 이란에 직접 투자한 국내 업체는 현지에서 담배공장을 운영 중인 KT&G[033780]가 유일하다.
KT&G는 금융 제재로 현지 판매로 발생하는 수익을 한국으로 송금하지 못해 계속재투자하는 실정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이란 제재가 풀릴 기미를 보이면서 현지에 지사를 둔 기업들이 시장조사를 강화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