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엔저 환율이 갈라놓은 현대·기아차 실적>

입력 2014-01-24 14:36  

시장 기대치를 밑돈 현대·기아차[000270]의 지난해 실적은 원고 엔저의 환율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자동차[005380]에 이어 24일 발표된 기아자동차의 2013년 연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원화 강세와 더불어 엔화 약세까지 더해진 환율 변동이 실적에 큰 부담으로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업체 모두 매출액이 전년보다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이 현대차는 1.5%, 기아차는 9.8% 줄어든 것은 원·달러 환율하락의 충격파를 자동차업계가 고스란히 받았던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전세계 판매량은 6.1% 늘어난 755만9천458대, 매출액은2.4% 증가한 134조9천55억원, 영업이익은 3.9% 줄어든 11조4천92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수출 비중이 75∼80%에 이르기 때문에 환율이 10원 하락하면약 2천억원(현대차 1천200억원, 기아차 800억원)의 매출액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수익성도 악화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사업계획 수립 때 기준환율을 1천50원으로 설정했으나지난해 4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061.7원이었다.

지난해 세계시장에서 중대형 차량 위주로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꺾이는것은 막을 수 있었지만 원화절상에 따른 환리스크로 인한 영업이익 하락은 막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을 보면 내수부진이나 국내생산 차질,충당금 적립 등 수익악화를 가져올 다양한 요인이 있었지만 환율변화가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생산 수출 비중이 현대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기아차가 환율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해외공장이 3곳뿐인 기아차는 지난해 판매한 282만7천92대중 환율변화의 영향이큰 국내생산 수출 물량의 비중이 40.3%에 이르기 때문이다. 해외 현지에서 생산해판매한 물량 43.5%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반면 해외에 7개 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차는 지난해 판매한 473만2천366대 가운데 환율 영향을 받지 않는 해외생산 판매 비중이 61.5%로 압도적으로 많고 국내생산수출 24.9%, 내수 판매 13.5% 순이다.

지난해 계속된 엔화 약세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엔저 현상은 일본 차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현대·기아차의 입지를 간접적으로좁힌다.

도요타·혼다 등 일본 업체는 당장의 판매 신장에 보태 연구·개발(R&D) 투자나공세적 가격 할인, 마케팅 등에 나설 '밑천'까지 확보할 수 있게 돼 향후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을 상대적으로 약화시킬 공산이 크다.

실제 엔저를 등에 업은 도요타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998만대를 팔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2% 늘렸다.

엔화 가치가 1% 떨어지면 현대자동차 수출량도 0.96% 하락할 것이라는 경고가올해 들어서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주우정 기아차 재무관리실장은 "엔저 현상이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위협요소인 것은 맞다"면서 "일본 업체들의 엔저효과를 통한 판촉강화가 작년 4분기에 이어올해 1분기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내수시장에서도 수입차 업계가 관세인하, 환율효과 등을 노려 공세를 강화하면현대·기아차는 더욱 어려운 환경에 처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장기적으로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등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신차 판매 강화와 브랜드 파워를 통한 자동차'제값 받기' 전략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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