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中企 글로벌역량 '49점'…지원사업 복잡·중복

입력 2014-04-09 06:25  

산업연구원 "만든 물건 팔지말고 팔릴 물건 만드는 전략 시급"

그동안 정부가 내세운 수출 중소기업 육성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오히려 우리나라 수출 전선에서 중소기업의 입지가 위축됐다.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역량이 부족한 가운데 정부 각 부처와 관계기관들의 이기주의와 비슷비슷한 지원사업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산업연구원이 국무조정실에 제출한 '중소기업 수출지원체계 효율화 방안'용역보고서를 보면 전체 수출액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한 비중은 2009년 21.1%에서 2012년 18.8%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대기업의 비중은 62.8%에서 67.8%로 증가했다. 2009∼2012년 중소기업의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10.1%로 대기업(16.8%)에 못 미쳤다.

2012년 기준 수출 중소기업은 8만5천866개로 이중 연간 수출실적 100만 달러 이하 업체가 83.2%를 차지했다. 수출 지역도 아시아에 편중돼 있다.

수출 중소기업이 해외 진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글로벌 역량을산업연구원이 평가한 결과 100점 만점에 49점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수출지원시책 효율화에 관심을 기울였지만 정부 부처나 집행기관의 이기주의와 중복 지원, 협업 부족 등의 문제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백화점식 지원으로 양적 성장에 치중했지 중소기업 수출 역량을 키우는데는 미흡했다는 것이다.

코트라, 무역협회, 수출지원센터 등 각종 기관이 무역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업데이트가 미흡하고 중소기업을 위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무역통상진흥종합시책 자료는 범부처 차원의 종합적인 정보 제공보다는정책 홍보 성격이 강했다.

각 기관이 기업들의 해외전시회 참가 지원이나 해외 현지거점(사무소) 확보 사업을 개별적으로 벌여 예산 낭비의 우려를 낳고 있다. 작년 해외전시회 지원 예산은중소기업청 499억원, 코트라 246억원, 중소기업진흥공단 17억원이다.

산업부,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지방자치단체 등이 각각 무역사절단 성격의지원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실질적인 시장개척 목표를 달성했는지는 의문시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복잡하고 유사한 수출 지원책을 지원 단계·대상·업종별로 차별화하고 수출 중소기업이 개별 기관을 일일이 찾지 않고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기관 간 협업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특히 "수출 지원책은 만든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팔릴 물건을 만드는 전략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일회성 또는 행사성 지원을 지양하고 제품 개발 단계부터 해외 수요에초점을 맞춘 연구개발 지원과 각종 사업의 사후 관리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kms123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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