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정부의 감시기능, 규제개혁 더디게 해"

입력 2014-04-24 11:22  

"세정·공기업 개혁이 재정건전성 성패 결정"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은 24일 "감사원 등 감시기능을 하는 정부 부처의 감사(監査) 문화가 규제개혁을 더디게 하고 창조적 마인드를 덜 갖게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전 원장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개최한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감독당국이 예민해졌고 '내가 못 잡으면 직무유기가 되는구나'라는 분위기가 당국에 퍼졌다"며 "이런 감사 문화 속에서 공직자들은 더 복지부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최근 발생한 금융권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서도 "정보 유출을막느라 당국이 영업을 규제하고 있는데, 이에 따른 역동성 저하가 생기지는 않는지등을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권 전 원장은 "제2 외환위기를 막으려면 재정건전성이 중요하다"며 "예산과 세제, 세정, 공기업 등에 대한 개혁이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로 세수부족 현상을 막겠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어렵다"며 "'일자리 창출 지원'을 중심으로 세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 전 원장은 국내 금융산업의 취약성을 거론하면서 "수익구조가 선진국 금융권에 비해 단순하고 지배구조도 약하다"고 꼬집었다.

또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이나 하나은행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영성과가 떨어지는 것은 인사나 지배구조의 영향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국내 금융사들이 정부의 보호 속에서 너무 국내에만 안주했다"며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영업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자산운용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prayerah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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