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중복인증 부담 없앤다더니…최소 1년6개월 기다려야

입력 2014-06-09 06:25  

부처간 '밥그릇' 작용…연말에 법 고치고 공포후 1년뒤 시행 계획

지난 3월 20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1차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제기된 첫 번째 문제는 제품,서비스 등에 대한 과다·중복 인증이었다.

당시 이지철 현대기술산업 대표는 "1천600개 인증기관에서 185개 인증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런 인증을 받으려면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고 유사 인증도 많아수많은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관련법을 고쳐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기업들이 중복 인증 부담을 덜려면 앞으로 최소 1년 6개월은 기다려야할 것 같다. 인증 규제 권한을 쥔 산업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이 시행 시기를 최대한 늦춰 잡았기 때문이다.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이유지만 부처 간에, 인증기관 간에 얽혀 있는 '밥그릇' 문제가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부는 최근 중복시험 상호인정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국가표준기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9일 밝혔다.

기술표준원이 만든 이 개정안의 골자는 각 정부 부처에서 운영하는 인증제도 간에 인증 중복 품목이 있으면 중복 시험을 생략하거나 시험 결과를 서로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개정안은 시행 시기를 '공포 후 1년이 지난 날부터'로 명시했다. 따라서 가을 정기국회에 제출, 계획대로 연말까지 통과시켜 공포해도 실제 시행은 2015년 말이나 2016년 초에나 가능하다.

법률 개정안은 공포 후 길어야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도 중복 인증 해소제도의 시행 시기를 이보다 더 늦추는 것은 규제 권한축소와 수익 감소를 우려하는 관련 부처, 인증기관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법정인증제도는 136개로 이중 산업부가 28개, 국토부가 20개, 농림축산식품부가 15개, 환경부가 10개, 미래창조과학부가 8개를 갖고 있는 등 부처별로 흩어져 있다.

산업부 소관 공공·민간 인증기관들에는 이 부처 출신들이 주요 보직을 꿰차는등 인증 규제 부처와 인증기관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010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 제조기업은 평균 14.9개의인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증 취득과 유지 비용으로 연평균 3천230만원을 쓰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개정안에 대해 관련 부처 협의 때 환경부, 국토교통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반대 또는 수정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개정안 공포 후 시행령을 준비하는데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생각하고 시행 시기를 정했다"며 "권한이 줄어드는 인증제도 운영 부처들의 입장이 반영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kms123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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