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시장 '정권교체'…PC에서 스마트폰으로(종합)

<<모바일 D램이 D램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란 내용 추가.>>모바일 D램 비중 34%…PC용 31% 앞질러D램 시장 성격 변화…"IT 산업지형 변화 가속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쓰이는 모바일 D램 비중이PC용 D램을 앞질렀다.

9일 반도체 전자상거래 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기가비트(Gb) 기준으로환산한 전 세계 D램 출하량은 올 1분기 52억9천500만개로 지난해 1분기(41억1천600만개)보다 29% 증가했다.

이 가운데 모바일 D램이 17억8천800만개로 전체의 34%를 차지해 16억5천만개로31%를 차지한 PC용 D램을 추월했다.

모바일 D램은 1년 전보다 50%나 급증했으나 PC용 D램은 10% 늘어나는 데 그친결과다.

나머지는 서버용 D램 9억9천200만개(19%), 소비자용 D램 4억7천만개(9%), 그래픽 D램 3억9천600만개(7%) 등이다.

D램 시장에서 이 같은 역전이 처음 발생한 것은 지난해 3분기로, PC용과 모바일D램 비중은 올 1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 추세적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연간 기준으로 올해가 모바일 D램이 PC용 D램을 추월하는 원년이 될전망이다.

PC용 D램 비중은 2010년 62%에 달했으나 2011년 53%, 2012년 44%로 낮아지다 지난해 33%로 떨어졌다.

이에 반해 모바일 D램 비중은 2010년 11%, 2011년 15%, 2011년 22%, 지난해 32%로 상승했다.

올해 연간 D램 비중은 36%로 높아지는 대신 PC용은 30%로 낮아질 것으로 D램익스체인지는 관측했다.

이는 D램 시장에서 PC가 30여년 간 독점해온 주도권을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에 내주는 것을 의미한다.

D램 시장은 1980년대 초반 PC 산업과 함께 태동해 줄곧 같이 성장해왔다. 1980년 10억 달러 규모였던 D램 시장은 정점을 기록한 2010년 400억 달러로 30년 새 40배로 커졌다.

하지만 PC는 2009년부터 보급이 본격화된 스마트폰에 자리를 내주고 서서히 밀려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 업체들도 늘어나는 모바일 D램 수요에 대응하느라 PC용 D램생산라인을 점차 모바일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D램 시장 세계 1위인 삼성전자[005930]는 2010년 PC용 D램 생산 비중이 53%, 모바일 D램은 17%였으나, 지난해는 PC용 22%, 모바일 39%로 역전됐다.

SK하이닉스[000660]는 PC용과 모바일 D램 생산 비중이 2010년 51%와 11%에서 지난해 36%와 26%로 격차를 좁혔으며 올해는 28%와 34%로 뒤집힐 것으로 예상된다.

D램 시장이 모바일 D램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시장 성격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PC용 D램은 PC에 상관없이 호환 가능한 범용 제품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수급이탄력적이고 조절도 비교적 용이하다. 반면 모바일 D램은 모바일기기의 특성상 맞춤생산 위주여서 제품이 다르면 호환이 안 되기 때문에 재고가 발생하면 대응이 쉽지않은 면이 있다.

하지만 모바일 D램은 특정 세트(모바일기기) 업체와 맺은 계약에 따라 생산·공급하기 때문에, 시장 수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됐던 PC용 D램보다 가격 변동성이 작은 데다 공급 계약도 장기적이어서 D램 시장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나온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D램이 PC용을 추월한 것은 IT 산업 전반에 걸친PC에서 모바일로의 중심이동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산업 지형의 변화가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