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이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내용을 추가함>>급한 불 껐지만 자산매각 진척되지 않으면 위기 재발경영권 문제·오너일가 동부화재 지분 함께 논의될 듯
유동성 위기에 몰려 제조부문 지주회사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까지 불거졌던 동부그룹이 일단 급한 불을 끄는 듯한 형국이다.
30일 금융권과 동부그룹에 따르면 아직 채권단 내부에서 결론이 나지는 않았지만 동부그룹 제조부문 주력계열사인 동부제철[016380]의 구조조정 방향은 워크아웃(강제적 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아닌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체결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또 그룹 비금융계열 지주회사 격인 동부CNI[012030]가 7월 5일과 12일 각각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200억원과 300억원을 막지 못해 법정관리로 가는 게 아니냐는관측까지 나왔지만, 일단 동부 자체 자금과 채권단 지원으로 위기를 넘길 것이라는전망이 현재로서는 우세하다.
동부그룹은 이날 오후 늦게 동부제철 자율협약 신청서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자율협약 신청서에 이어 향후 자산 매각 방안을 포함한 자구안 세부이행계획서도 곧 제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협약 신청서는 일종의 주주 위임장 성격도 있어 일일이 주주들의 날인을 받았다.
◇ 자산 매각 물꼬 터야 분위기 바뀔 듯 동부제철의 10개 채권 금융기관 실무자들은 동부제철의 자율협약 신청서 제출에앞서 이날 오전 사전 논의를 벌였다. 자율협약을 전제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7일 만기 도래하는 동부제철 회사채(700억원)의 차환발행분(400억원) 중 60%인 240억원을 떠안아야 하는 비협약 채권자 신용보증기금(신보)이 우선변제권 등위험부담 경감을 요구하고 있지만, 결국 채권단의 공동 부담이 덜한 자율협약에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채권단은 동부제철이 자율협약 신청을 함에 따라 이르면 7월 1일 채권은행 자율협의회를 개최하고 실사를 비롯한 향후 자율협약 체결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동부그룹으로서는 자율협약이든, 워크아웃이든 채권단 관리를 받는 입장에서 큰차이는 없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나 계열사 신용등급, 향후 자산 매각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자율협약 쪽의 충격이 덜하다.
자율협약이 체결되면 워크아웃과 달리 회사채 신속인수제가 계속 가동된다.
동부제철은 내달 700억원의 회사채를 막고 나면 8월 26일 다시 만기가 되는 400억원의 회사채만 남아 있다. 올해는 그 물량이 전부다.
동부제철 유동성 위기는 결국 인천공장 매각이 이뤄져야 완전한 해결이 가능하다.
동부 패키지에 포함돼 있던 인천공장은 이제 개별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천공장에 대해서는 동부와 채권단의 시각이 다르다.
동부 측은 바오산 철강 등 중국 업체들이 인천공장 매수에 관심을 보였는데 산업은행 측이 포스코[005490]의 패키지 인수에만 매달리다 시간을 놓쳤다는 입장이고, 산업은행 측은 애초 인천공장에는 원매자가 없어 패키지 딜을 추진했다고 주장한다.
동부특수강 지분(1천100억원)과 당진항만(1천500억원) 지분은 산업은행 사모투자펀드(PEF)에 인수돼 제3자 매각을 검토 중이다.
이들 자산에 대한 동부와 산업은행의 평가도 각각이다.
동부는 동부특수강 지분이 최소 3천억원은 받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특수강 수요가 있는 현대제철[004020]과 경쟁업체인 세아특수강[019440]이 모두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세아 쪽은 오너가 직접 관심을 보였다는 게동부 쪽 설명이다.
반면, 산업은행은 동부특수강 지분을 PEF에 우선 매각한 1천100억원 중 상당액은 애초 재무적투자자(FI) 보유 지분을 되사오는데 들인 비용이기 때문에 동부에 현금으로 유입된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폄하하고 있다.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으로 가닥을 잡더라도 인천공장과 동부특수강 지분 등 자산의 완전한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7월 이후에도 계속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없는 구조다.
◇ 동부CNI 디폴트 위기 넘기면 그룹 외형 그대로 유지 동부그룹의 시스템 통합(SI) 업체인 동부CNI는 동부제철(14.02%), 동부하이텍[000990](12.43%), 동부건설[005960](22.01%), 동부메탈(10.0%) 등 제조부문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가진 실질적 지주회사다. 김준기 회장과 장남 남호씨 등 오너 일가는동부CNI 지분 48.7%를 보유함으로써 제조부문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동부CNI는 채권단에 은행들이 거의 없고 제2금융권 중심으로 구성돼 디폴트 위기를 맞으면 워크아웃이 아니라 곧바로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동부CNI의 담보부사채(250억원) 발행 계획에 지난주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면서회사채 부도 가능성까지 점쳐졌다.
현재는 7월 초순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500억원에 대해 산업은행의 지원과 동부자체 자금을 동원해 막는 방안으로 위기 해결책의 틀이 잡혀가고 있다.
그러나 위기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산업은행 측은 "동부CNI의 신용도가 투기등급으로 떨어져 차환발행을 지원하고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긴급 자금 수혈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산은 측은 차환 지원(100억원)을 하지 않겠다고 지난주 이미 통보했다는 태도도견지했다. 하지만, 외부 정황을 고려하면 채권이 가장 많은 산은이 결국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동부CNI가 법정관리를 신청할 경우 동부 제조부문 전체 구조조정의 '판'이 깨질 수 있다는 금융당국의 우려가 작용한 측면이 크다.
동부CNI는 9월에 다시 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특히 동부CNI는 수백만명에 달하는 동부화재 고객의 개인 신용정보를 관리하는시스템 업체란 점에서 궁극적으로는 IT사업부문을 금융계열사 쪽에서 흡수하는 방향으로라도 유동성 문제가 정리되지 않겠느냐도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동부CNI가 동부정밀화학을 흡수 합병하면서 보유하게 된 안산공장의 토지·건물·구축물·기계설비 등을 담보로 설정해 우선 급전을 마련할 것으로보고 있다. 안산공장 자산 가치는 26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부CNI가 디폴트에 빠지면 재무적투자자들과 맺은 트리거(자동개입) 조항에 따라 제조업 부문 지분이 떨어져 나가면서 그룹이 자동 해체되는 수순을 밟게 되지만,일단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것으로 보인다.
◇ 오너 지분 제공 압박 더 심해질 듯…'버티기' 언제까지 동부그룹의 위기는 동부제철과 동부CNI 양쪽에서 왔다.
그룹 전체 차입규모는 5조7천억원에 달해 다른 계열사에서도 언제든 유동성 위기가 돌출될 가능성이 있다.
동부그룹과 채권단의 갈등은 패키지 딜 무산 책임 공방을 비롯해 곳곳에서 감지됐다.
그러나 갈등의 구조는 의외로 단순하다.
동부 측은 금융과 비금융계열 구조조정은 별개이니 비금융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고, 산업은행 측은 현재로서는 금융·비금융을 따질 때가 아니라 오너일가가 어떤 형태로든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호씨가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14.06%)은 현재 주가가 5만1천원대까지 오르면서 추가 담보 여력이 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 회장의 동부화재 지분은 6.93%다.
남호씨 지분을 담보로 내놓으면 문제가 일거에 해결된다는 채권단의 압박에 맞서, 동부 측은 여전히 예정된 자산 매각을 고수한 채 시간을 달라며 버티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되다 보면 그룹 경영권 문제와 오너 일가의 동부화재 지분 문제가 궁극적으로는 함께 논의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oakchu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유동성 위기에 몰려 제조부문 지주회사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까지 불거졌던 동부그룹이 일단 급한 불을 끄는 듯한 형국이다.
30일 금융권과 동부그룹에 따르면 아직 채권단 내부에서 결론이 나지는 않았지만 동부그룹 제조부문 주력계열사인 동부제철[016380]의 구조조정 방향은 워크아웃(강제적 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아닌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체결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또 그룹 비금융계열 지주회사 격인 동부CNI[012030]가 7월 5일과 12일 각각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200억원과 300억원을 막지 못해 법정관리로 가는 게 아니냐는관측까지 나왔지만, 일단 동부 자체 자금과 채권단 지원으로 위기를 넘길 것이라는전망이 현재로서는 우세하다.
동부그룹은 이날 오후 늦게 동부제철 자율협약 신청서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자율협약 신청서에 이어 향후 자산 매각 방안을 포함한 자구안 세부이행계획서도 곧 제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협약 신청서는 일종의 주주 위임장 성격도 있어 일일이 주주들의 날인을 받았다.
◇ 자산 매각 물꼬 터야 분위기 바뀔 듯 동부제철의 10개 채권 금융기관 실무자들은 동부제철의 자율협약 신청서 제출에앞서 이날 오전 사전 논의를 벌였다. 자율협약을 전제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7일 만기 도래하는 동부제철 회사채(700억원)의 차환발행분(400억원) 중 60%인 240억원을 떠안아야 하는 비협약 채권자 신용보증기금(신보)이 우선변제권 등위험부담 경감을 요구하고 있지만, 결국 채권단의 공동 부담이 덜한 자율협약에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채권단은 동부제철이 자율협약 신청을 함에 따라 이르면 7월 1일 채권은행 자율협의회를 개최하고 실사를 비롯한 향후 자율협약 체결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동부그룹으로서는 자율협약이든, 워크아웃이든 채권단 관리를 받는 입장에서 큰차이는 없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나 계열사 신용등급, 향후 자산 매각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자율협약 쪽의 충격이 덜하다.
자율협약이 체결되면 워크아웃과 달리 회사채 신속인수제가 계속 가동된다.
동부제철은 내달 700억원의 회사채를 막고 나면 8월 26일 다시 만기가 되는 400억원의 회사채만 남아 있다. 올해는 그 물량이 전부다.
동부제철 유동성 위기는 결국 인천공장 매각이 이뤄져야 완전한 해결이 가능하다.
동부 패키지에 포함돼 있던 인천공장은 이제 개별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천공장에 대해서는 동부와 채권단의 시각이 다르다.
동부 측은 바오산 철강 등 중국 업체들이 인천공장 매수에 관심을 보였는데 산업은행 측이 포스코[005490]의 패키지 인수에만 매달리다 시간을 놓쳤다는 입장이고, 산업은행 측은 애초 인천공장에는 원매자가 없어 패키지 딜을 추진했다고 주장한다.
동부특수강 지분(1천100억원)과 당진항만(1천500억원) 지분은 산업은행 사모투자펀드(PEF)에 인수돼 제3자 매각을 검토 중이다.
이들 자산에 대한 동부와 산업은행의 평가도 각각이다.
동부는 동부특수강 지분이 최소 3천억원은 받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특수강 수요가 있는 현대제철[004020]과 경쟁업체인 세아특수강[019440]이 모두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세아 쪽은 오너가 직접 관심을 보였다는 게동부 쪽 설명이다.
반면, 산업은행은 동부특수강 지분을 PEF에 우선 매각한 1천100억원 중 상당액은 애초 재무적투자자(FI) 보유 지분을 되사오는데 들인 비용이기 때문에 동부에 현금으로 유입된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폄하하고 있다.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으로 가닥을 잡더라도 인천공장과 동부특수강 지분 등 자산의 완전한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7월 이후에도 계속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없는 구조다.
◇ 동부CNI 디폴트 위기 넘기면 그룹 외형 그대로 유지 동부그룹의 시스템 통합(SI) 업체인 동부CNI는 동부제철(14.02%), 동부하이텍[000990](12.43%), 동부건설[005960](22.01%), 동부메탈(10.0%) 등 제조부문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가진 실질적 지주회사다. 김준기 회장과 장남 남호씨 등 오너 일가는동부CNI 지분 48.7%를 보유함으로써 제조부문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동부CNI는 채권단에 은행들이 거의 없고 제2금융권 중심으로 구성돼 디폴트 위기를 맞으면 워크아웃이 아니라 곧바로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동부CNI의 담보부사채(250억원) 발행 계획에 지난주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면서회사채 부도 가능성까지 점쳐졌다.
현재는 7월 초순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500억원에 대해 산업은행의 지원과 동부자체 자금을 동원해 막는 방안으로 위기 해결책의 틀이 잡혀가고 있다.
그러나 위기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산업은행 측은 "동부CNI의 신용도가 투기등급으로 떨어져 차환발행을 지원하고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긴급 자금 수혈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산은 측은 차환 지원(100억원)을 하지 않겠다고 지난주 이미 통보했다는 태도도견지했다. 하지만, 외부 정황을 고려하면 채권이 가장 많은 산은이 결국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동부CNI가 법정관리를 신청할 경우 동부 제조부문 전체 구조조정의 '판'이 깨질 수 있다는 금융당국의 우려가 작용한 측면이 크다.
동부CNI는 9월에 다시 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특히 동부CNI는 수백만명에 달하는 동부화재 고객의 개인 신용정보를 관리하는시스템 업체란 점에서 궁극적으로는 IT사업부문을 금융계열사 쪽에서 흡수하는 방향으로라도 유동성 문제가 정리되지 않겠느냐도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동부CNI가 동부정밀화학을 흡수 합병하면서 보유하게 된 안산공장의 토지·건물·구축물·기계설비 등을 담보로 설정해 우선 급전을 마련할 것으로보고 있다. 안산공장 자산 가치는 26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부CNI가 디폴트에 빠지면 재무적투자자들과 맺은 트리거(자동개입) 조항에 따라 제조업 부문 지분이 떨어져 나가면서 그룹이 자동 해체되는 수순을 밟게 되지만,일단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것으로 보인다.
◇ 오너 지분 제공 압박 더 심해질 듯…'버티기' 언제까지 동부그룹의 위기는 동부제철과 동부CNI 양쪽에서 왔다.
그룹 전체 차입규모는 5조7천억원에 달해 다른 계열사에서도 언제든 유동성 위기가 돌출될 가능성이 있다.
동부그룹과 채권단의 갈등은 패키지 딜 무산 책임 공방을 비롯해 곳곳에서 감지됐다.
그러나 갈등의 구조는 의외로 단순하다.
동부 측은 금융과 비금융계열 구조조정은 별개이니 비금융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고, 산업은행 측은 현재로서는 금융·비금융을 따질 때가 아니라 오너일가가 어떤 형태로든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호씨가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14.06%)은 현재 주가가 5만1천원대까지 오르면서 추가 담보 여력이 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 회장의 동부화재 지분은 6.93%다.
남호씨 지분을 담보로 내놓으면 문제가 일거에 해결된다는 채권단의 압박에 맞서, 동부 측은 여전히 예정된 자산 매각을 고수한 채 시간을 달라며 버티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되다 보면 그룹 경영권 문제와 오너 일가의 동부화재 지분 문제가 궁극적으로는 함께 논의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oakchu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