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유럽 DNA에 합리적 가격을 이식한 SM5 디젤

입력 2014-07-08 06:00  

'디젤차는 유럽'이라고들 한다. 유럽이란 곧 독일이다. 독일 완성차업계는 올해 상반기 국내 수입차 시장의 70%를 점유, 사실상 독식했다. 그러나 독일차가 유럽 디젤차의 전부는 아니다. 또 다른 '디젤차 본가' 프랑스 르노그룹을 모기업으로 둔 르노삼성자동차가 독일차의 독주를 막고자 나섰다.

8일 르노삼성차가 국내에 처음 선보인 중형 디젤 세단 SM5 디젤 스페셜(2천695만원)을 몰고 서울 시내 80여㎞를 달렸다.

외관은 기존 가솔린 모델과 같다. 최근 유행대로 큼직한 라디에이터 그릴에 반짝이는 아이라인(LED 주간주행등)을 더해 중형 세단답게 번듯하지만, 르노삼성차가QM3와 QM5에 적용한 '무도회용 가면' 스타일의 패밀리룩을 볼 수 없어 아쉽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현재 세단용 패밀리룩을 개발 중"이라면서 "디자인이 나오면 가솔린과 디젤 등 전 모델에 한꺼번에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인테리어는 무난하다. 재질이 아주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부족하지도 않다. 색상과 소재를 통일했고, 공조버튼 배치가 전반적으로 간결하고 단순해 실내가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문짝에는 미니백도 너끈히 들어가고 카드형 열쇠를 꽂는 공간도따로 마련했다. 패밀리 세단으로 쓸 수 있도록 수납공간은 넉넉한 편이다.

운전대와 페달은 가볍고 부드러워 막히는 도심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해도 발이그렇게 피로하지 않다. 공차중량 1천475㎏으로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SM5 플래티넘보다 60㎏ 무겁지만 가볍게 움직인다. 소음과 진동을 잘 잡아 실내도 조용한 편이다.

운전대는 방향 조절만 가능할 뿐 공조버튼이 하나도 안 달렸다. 계기판도 단순해 눈에 잘 띄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은 부족하다. 내비게이션·선루프·후방카메라가없고 뒷자리 송풍구는 있다. 필수 기능만 배치한 '유럽식 실용주의'인 셈이다.

가속 응답성은 안정적이다. 급가속을 하면 엔진음이 커지지만, 가속반응이 뒤늦게 나타나는 '터보랙'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엔진을 다운사이징했어도 시속 100㎞ 이상까지 머뭇거리지 않고 달릴 뿐 아니라 경사로에서도 힘이 충분하다.

르노의 1.5 dCi 디젤 엔진(1천461cc)은 벤츠의 A·B-클래스에도 들어갈 만큼 검증된 엔진으로 최고출력 110마력(4천rpm), 최대토크 24.5㎏·m(1천75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중형 세단치고 마력수가 좀 부족하다는 염려가 있을 수 있지만, 실제주행에서는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힘차게 뻗어나가는 실력을 입증했다.

차길이 4천885㎜, 높이 1천485㎜로 경쟁 모델인 현대차[005380] 쏘나타(길이 4천855㎜, 높이 1천475㎜)나 한국GM 말리부(길이 4천865㎜, 높이 1천465㎜)에 비해공간이 널찍해 뒷자리에서도 여유가 느껴진다.

다만, 차체가 약간 높아 주행할 때 불안정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연비는 11.5㎞/ℓ로 공인연비 16.5㎞/ℓ를 밑돌았다. 꽉 막히는 도심에서 대부분의 시승이 이루어진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SM5 디젤은 첨단 편의사양을 갖춘 화려한 차가 아니다. 그러나 2천만원대 중반의 예산에서 온 가족이 편하게 탈 수 있고 유지비도 저렴하면서 성능만큼은 독일 디젤차 못지않은 차를 찾는다면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eugenie@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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