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현금성자산 149조원…5년전보다 56%↑

사내유보금의 29% 수준…삼성·현대차가 73% 차지

10대 그룹의 현금성 자산이 지난 5년간 56%나늘어나며 14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그룹이 쌓아놓은 사내유보금 516조원의 29% 수준이다.

27일 기업경영성과 평가기관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10대 그룹 76개 상장사(금융사·지주사 제외)를 대상으로 올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을 조사한 결과 148조5천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국가 예산 358조원의 42%에 달하는 자금이다.

이들 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5년 전인 2009년 95조1천억원에서 작년말 138조원으로 43조원 가까이 늘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3개월 만에 10조5천억원이 급증했다.

5년 전에 비해 56.1%나 늘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현금이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1.9%에서 13.6%로 높아졌다.

이들 대기업은 오랜 침체를 겪고 있는 국내외 시장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비축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금성 자산은 현금과 만기 1년 미만의 단기금융상품을 합한 금액이다. 현금성자산은 부채 상환을 위한 외부 차입금이 포함될 수 있어 영업활동이나 자본거래 등으로 발생하는 사내유보금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들 그룹이 1분기말 현재 쌓아 놓은 사내유보금 516조원에 비하면 현금성 자산은 29% 수준이다.

최근 정부가 과세 대상으로 삼은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엄밀하게는 현금성 자산을 의미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기업들이 당기순익으로 확보한 현금성 자산을 투자, 배당 등으로 유도하기 위해 사내유보금이 일정비율을 넘을 경우 과세하겠다는방침을 밝힌 바 있다.

10대 그룹 중 현금이 가장 많은 곳은 66조원의 삼성이었다. 2009년 27조5천억원에 비해 무려 139.5%나 늘었다. 이중 삼성전자[005930]의 현금성 자산이 59조4천억원으로 90%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42조8천억원으로 5년 전(21조9천억원)보다 96.1%증가했다.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현금성 자산을 합치면 108조8천억원으로 2009년에 비해 120.3%나 증가했다. 10대 그룹 현금성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51.9%에서 올3월말 73.3%로 20%포인트 이상 크게 올라 삼성·현대차로의 쏠림이 심해졌음을 보여줬다.

반대로 올 1분기 삼성·현대차[005380]를 제외한 8개 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39조7천억원으로 5년 전 45조7천500억원보다 13.2% 감소했다.

SK와 LG[003550]는 10조4천억원과 8조700억원으로 3, 4위에 올랐으나 2009년과비교하면 오히려 줄었다. SK는 13조7천억원에서 24.2% 감소했고, LG도 11조6천억원에서 30.5%가 줄었다.

포스코[005490] 역시 6조8천400억원으로 5위에 올랐지만, 5년 전에 비해서는 24.8% 감소했다.

이밖에 현대중공업[009540](5조3천400억원·37.0%), 롯데(3조5천700억원·1.9%),·GS(3조1천700억원·74.3%),·한진(1조5천200억원·-19.4%) 순으로 현금성자산을보유했다.

한화[000880]는 8천200억원으로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현금성 자산이 1조원에미달했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