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 왜곡하는 기업소득환류세제 도입 신중해야"

입력 2014-09-18 11:49  

한국경제연구원 '세법개정안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기업경영의 자율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고, 기업의 세 부담을 늘려 투자위축, 생산둔화, 가계소득 감소라는 경제 악순환 구조를 초래할 가능성이 커 도입에 신중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8일 발표한 񟭎년 세법개정안 평가와 시사점' 제하의 보고서에서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에 대한 위기의식에는 공감하지만 위기 극복을 위해 제시된 2014년 세법개정안의 실효성에는 회의적이라며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보고서는 특히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 가운데 배당소득 증대세제를 제외한 기업소득 환류세제와 근로소득 증대세제는 역효과가 우려되므로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기업의 투자나 임금증가, 배당 유인 없이 법인세 부담만 가중시켜 오히려 기업의 투자위축과 내수부진의 원인이 될 것"이라며 "사내유보금이 이미 생산에 필요한 유·무형자산 증가에 사용되었기 때문에 기업소득환류세제가 도입되더라도 기업의 추가적 투자 유인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최경환 경제팀은 가계소득의 주원인이 자영업자의 몰락과 가계부채급증에 따른 순이자소득 감소임에도 기업소득의 환류성 부족으로 진단하고 세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내유보금의 비효율성을 걱정한다면 비사업용 토지처럼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낮은 부분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재 비사업용토지가 청산되지 않고 있는 주된 이유는 높은 양도소득세로 인한 동결 효과 때문이라며 가계소득으로의 환류를 조건으로 비상업용토지처분시 양도소득세를 완화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또 기업소득을 가계로 이전하는 것은 '풍선효과'에 불과해 내수확대에크게 기여하지 못한다며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내수시장 확장, 경제특구 활성화와 서비스시장 개방을 통한 외국인 투자와 관광객 유치가 내수활성화에 더 효과적일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근로소득 증대세에 대해서는 기업이 동참할 유인이 약해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생산성 대비 실질임금은 낮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임금인상을 요구하면 임금이 생산성을 초과해 '생산비용 증가-물가 상승-소비 위축-생산 감소-근로·자본소득 감소-가계소득 감소'라는 악순환 구조가 정착될것"이라며 "실효성이 낮고 역효과가 큰 근로소득 증대세 도입을 재고해야 한다"고주장했다.

배당소득 증대세제에 대해서는 "기업의 배당 유인이 적고 가계의 배당소득이 증가해도 소비로 이어지기 쉽지 않아 내수 진작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그동안 높은 배당소득세 부담으로 자본소득 원천간 분배 왜곡과 주식시장으로의 장기투자가 저해되는 등 저배당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 바 있어 도입 필요성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보고서는 "일부에서는 개정안의 혜택이 소수의 종합과세 대상주주에게 집중돼부자감세와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나 상당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배당소득 증대세제로 배당 확대의 폭이 커지면 세금감소 혜택이 다수의 분리과세 대상자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나타나 부자감세의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밖에 작년에 이어 기본공제율을 낮추고 추가공제율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개편된 고용투자세액공제의 경우 "경기침체기 기업의 투자를 앞당겨 고용을 늘려 소득 선순환 구조를 정착한다는 도입 취지와는 달리 고용 증가 없이 투자만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과거의 임시투자세액공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가업승계를 위한 세법개정안에 대해서는 매출액 5천억원 미만의 중소·중견기업으로 완화된 적용 대상을 기업의 성장유인 제고를 위해 점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세법개정안 민생안정 부문의 경우 근로소득자 위주로만 세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과세방안도 함께 검토해 조세 형평성을높여야한다고 지적했다.

국외자회사 범위 축소를 골자로 하는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 개정안은 국내기업의 해외시장 개척과 진출을 저해하고, 해외 합작투자를 위축시킬 뿐 아니라 해외 영업이익의 국내유입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재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ykhyun1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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