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얼 "중국에서 기술력만으로 1위 하는게 아니다"

입력 2014-11-12 14:45  

리판 부총재 "한중FTA로 한국기업과 해외공장 공동 진출 모색"

중국 최대의 가전업체 하이얼그룹의 리판(李攀) 부총재는 12일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해서 시장 1위를 차지하는 것은아니다"며 한국 기업들이 중국시장 진출전략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리 부총재는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중국 칭다오(靑島)시에서 개최한 񟭎한중 CEO 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한국 기업간 경쟁력 역전을 우려하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리 부총재는 삼성전자[005930]를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시장 1위를 차지한 샤오미를 예로 들어 "기술력이 뒤처져 삼성전자가 1위를 놓친게 아니다"며 "샤오미가 젊은층 소비자를 상대로 한 마케팅 전략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샤오미가 소비자로부터 사전에 들어온 예약주문을 받아 이를 반영한 스마트폰을개발한 다음 그때서야 협력업체를 찾아가 맞춤형 생산에 나섰음을 지적한 얘기다.

그는 "삼성전자는 연구팀에서 개발한 제품만을 출시하는데 반해 샤오미는 제품개발전에 소비자들과 교류해 기능, 시스템, 프로그램 등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듣고서 이를 제품개발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괜찮다고 하는 샤오미의 스마트폰 모델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판매도 늘어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샤오미는 여기에서 생긴 수익금을 다시 기술개발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샤오미의 '굶주린 수요'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샤오미가 10만대의 주문이 들어오면 5만대만 생산하는데 이럴수록 구전을 통한 마케팅효과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리 부총재는 설명했다.

그는 "가전제품도 예전에는 싸기만 하면 사갔는데 이제는 소비자들이 성숙해지면서 체험이 중요해졌다"며 "브랜드 경쟁력은 소비자가 체험하면서 직접 결정하는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소비자를 잡아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이얼 역시 한국시장을 겨냥해 소비자 수요로부터 출발해 소비자를 만족시킬수 있도록 맞춤형 전략을 펼칠 계획임을 내비쳤다.

칭다오에 본사를 둔 하이얼은 2009년부터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 분야 세계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10대 글로벌 혁신기업에 유일하게 들어간 중국 업체이기도 하다.

그는 또 일부 한국 기업이 일본 기업을 따라잡은 것처럼 이제는 중국기업이 한국기업을 추격해오고 있다는 한국내 우려에 대해 "한국 업체를 쫓거나 뛰어넘는 것에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대가 부여한 목표를 세우고 그 기회를 잡아 좋은 기업으로 한단계한단계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단순히 가장 성공한 기업이 되는 것만이 우리 목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한국기업과의 협력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FTA 체결 이후 통관 등 혜택이 클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진출해 있는해외시장 플랫폼을 이용해 한국기업과 협력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도 현재 코트라와 협력 메커니즘을 만들어 주기적으로 한국 업체와 기술협력을 하고 있으며 쿠쿠, 휴롬 등 중견기업들과 공조 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터넷 판매업체로 하루 빠르게 물류, 운송, 애프터서비스(AS)를 해준다는 개념의 하이얼 르르순(日日順) 플랫폼을 통해 한국 제품을 중국 내수시장에 판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은 특히 그간 기술개발 차원에서 한국측과 많이 협력해왔는데 중국 정부도이런 협력체제가 전환 발전돼야 하는 시기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정부도 해외로 나가 공장을 지으라고 권유하고 있다"면서 "FTA 체결이 되면 관세나 통관 조건이 좋아지니 해외에 한국업체와 공동 진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하이얼은 현재 아프리카, 동남아, 중동 등 개발도상국 진출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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