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합병 무산…육상·해양플랜트 통합 실험 좌초>

입력 2014-11-1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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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 합병을 앞두고 있던 삼성중공업[010140]과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이 주식매수 청구권에 발목이 잡혀 합병이 무산됨에 따라 삼성 조선플랜트 사업의 고민이 커졌다.

육상과 해상 플랜트의 통합이라는 국내 초유의 실험이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된것이다.

당장 삼성중공업의 주요 현안인 나이지리아 '에지나 FPSO 프로젝트'의 공정지연을 만회하기 위해 삼성엔지니어링의 인력을 활용하려는 계획도 재검토에 들어갔다.

합병을 전제로 세워뒀던 내년 경영계획도 전면 수정해야 할 처지다.

특히 글로벌 조선, 플랜트 업황이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별다른 위기타개 방안 없이 실적부진을 계속 안고가야 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육상과 해상 플랜트 합병을 통한 시너지효과는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어서 이번에 합병이 무산됐더라도 당장 큰 영향은 없겠지만 위기타개 방안이 없다는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두 회사는 육상과 해상을 아우르는 25조원 규모의 초대형 종합 플랜트 회사로의 도약을 내세우며 9월 1일 합병을 전격 결의하고 차곡차곡 합병절차를 진행해왔다.

당시 극도로 악화된 세계 조선·플랜트 시황으로 인해 삼성중공업은 그간 발주실적이 크게 약화돼 있었고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실적부진으로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편이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석유화학플랜트 분야에서각각 강점을 갖고 있던 만큼 양사는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와 함께 악화된 실적과업황의 탈출구가 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도 앞서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이 두 회사가 처한 현안 해결과 위기 극복을 위한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두 회사는 플랜트 설계 역량을 한곳에 모으는 한편 관리직 인력의슬림화, 통합구매를 통한 원가절감 효과도 노렸다.

이미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와 서울 서초사옥에 나눠 근무하던 해양플랜트 분야 설계, 연구개발 인력을 삼성엔지니어링의 서울 상일동 본사와 20분 거리에 있는경기 성남시 판교 R&D센터에 입주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랭한 편이었다. 육상과 해양 플랜트사업 부문의 공통점은 일부 주요부품 구매에 국한되기 때문에 앞으로 2년 안에는 시너지 효과 증대가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공사 손실이 삼성중공업으로 전이돼 삼성중공업의 부담이 더커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결국 시장과 주주들의 반대로 이번 합병이 무산됐지만 위기에 처한 두 기업으로선 활로를 찾는 차원에서 합병을 재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앞으로 합병을 재추진할지 여부는 시장 상황과 주주의견 등을 신중히 고려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합병의 필요성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면서 "주식매수 청구분이 과다한 점 등 당장의 시장상황을 고려해 합병계약을 해제했지만 추후 합병이재추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사의 합병을 재추진하더라도 실적 회복 등 주요 주주들을 설득할 수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시일 내 재추진하기는 쉽지 않을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합병 무산에도 두 회사는 해양플랜트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 지배력을 키우겠다는 당초의 합병 취지를 살려 플랜트 설계의 협업 체제를 강화하기로했다.

삼성중공업이 최근 전략적으로 진출했던 해양생산설비 사업에서 설계 역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만큼 삼성엔지니어링측과 설계부문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예측된다.

jo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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