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외교에 개별사업 부탁해도 될지 고민 많았다"

입력 2014-12-18 13:36  

현대엔지니어링·서울대병원 프로젝트 수주 후일담 소개

"대통령이 정상외교를 하는 데 기업이 개별사업을부탁하는 게 과연 옳은지 고민도 많이 해봤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가 공동 기획해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기업 해외진출 성과 확산 토론회가 끝난 뒤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우즈베키스탄 가스 프로젝트 수주 후일담을 공개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때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했다.

우즈베키스탄 최대 규모 가스처리시설 사업은 26억6천만 달러 짜리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선진국 엔지니어링 업체들이 독점해온 가스분야 기본설계(피드) 프로젝트였다. EPC(구매·시공·운전) 진행 전의 고부가 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발주처인 러시아 루크오일과는 얘기가 잘 됐는데 우즈베키스탄 정부를 뚫기가 상당히 어려웠다고 한다. 2009년부터 사업에 착수했는데 자칫 실무협상까지 다 해놓고 계약이 지연되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었다고 한다.

현지에선 대통령이 지시하지 않으면 정부 내부 승인절차가 좀체 진행되지 않는관행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이) 정상회담할 때도 언급하고, 만찬 때도 또 언급하고우즈베크 역사유적지 찾았을 때도 말해서 세 번이나 가스 프로젝트 협력을 촉구했다"며 "(대통령이) 공식·비공식으로 세 번씩 (특정사업을) 언급하는 건 못 봤다는 얘길 나중에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모양을 다 만들어놓고 정부에서 마지막에 포장만 한 건 절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우즈베키스탄 정상외교를 통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수주를 마무리했다. 내년 상반기엔 본계약을 맺는다.

문주영 서울대병원 행정처장은 아랍에미리트(UAE) 셰이크칼리파왕립병원 수탁운영 프로젝트를 따낸 뒷얘기를 전했다.

우리 의료진이 UAE에 나가서 병원을 운영하는 사업으로 1조원 규모이다.

문 처장은 "UAE 당국으로부터 1년 넘게 심사를 받았는데 어두운 밤길을 더듬어가는 것 같은 난관이 있었다"고 말했다.

문 처장은 "미국 스탠퍼드 대학, 독일 베를린 샤리테 병원, 영국 킹스칼리지병원 등 3개국 의료기관이 우리와 최종 4강전에서 경합했다"며 "경쟁병원의 역대 의료진 중에 노벨상 수상자가 도합 60명이라고 하더라. 끝까지 불안했지만 우리가 이겼다"고 말했다.

올해 5월 박 대통령이 UAE 왕세제와 회담을 통해 보건의료분야 협력 확대에 합의한 뒤 프로젝트 수주가 급물살을 탔다.

문 처장은 "민간협력과 정상외교가 힘을 더한 성과다. UAE는 왕정이 결정하는데정치와 의료기술이 결합해서 결정을 끌어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oakchu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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