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원전'…해외서도 폐쇄 사례 늘어난다

입력 2015-06-12 16:54  

셰일혁명으로 채산성 악화…후쿠시마 사고로 안전 경각심신규건설·수명연장 사례도 끊이지 않아 주목

해외에서도 원자력발전소의 노후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의 셰일 혁명 등으로 원전의 채산성이 나빠지고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폐로(영구정지)의 운명을 맞은 원전이 늘어나고 있다.

12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 가동 중인 상업용 원전은 438기로 이 가운데 30년 이상 된 원전이 225기로 전체의 51%를 차지한다.

40년 이상 된 원전도 63기로 14.4%에 달한다.

노후 원전의 비중은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위원회가 국내 처음으로 폐쇄 권고를 결정한 고리 1호기도 2017년 6월까지 40년 동안 가동한 뒤 폐쇄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고리 1호기는 2007년 당초 설계수명 30년이 끝난 뒤 10년간 가동 연장 허가를받아 수명을 연장했다.

당초 원전을 설계할 때 설정한 운영 시한인 설계수명을 넘겨 가동 중인 원전은고리 1호기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총 99기에 달해 전체 가동 원전의 23%를 차지한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33기로 가장 많고 러시아(20기), 캐나다(12기), 영국(5기), 인도(5기), 우크라이나(4기), 한국(1기), 여타 국가(19기) 등이다.

설계수명이 끝나자마자 폐쇄 결정이 내려진 원전은 지금까지 7개에 불과하며 이번 고리 1호기처럼 한 차례 이상 수명을 연장한 뒤 폐쇄되는 원전은 29기다.

설계수명은 당초 경제적 독점을 막기 위해 도입한 개념으로 기술적인 제한 기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세계 각국은 설계수명이 종료된 원전은 물론 연장한 가동 시한이 만료된 원전에대해서도 안전성이 입증되면 대체로 수명 연장을 승인해왔다.

오래된 원전을 계속 가동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경제성 때문이다.

원전 수명을 연장하는 데 드는 비용은 통상 새로운 원전을 건설하는 데 드는 비용의 5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셰일 에너지 혁명으로 가스 화력발전의 비용이 감소하면서 원전의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원전 업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각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풍력 등 친환경 발전소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것도 과거보다 원전의 경제적 이점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탈(脫) 원전' 바람이 불면서 원전 수명 연장에 대한 각국 정부의 태도도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

작년 12월 미국 원전 운영사인 엔터지는 버몬트주에 있는 버몬트 양키 원전의가동을 중단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2032년까지 가동 허가를 받았지만채산성이 떨어져 운영사 스스로 가동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2013년에는 미국 위스콘신주의 케와니 원전도 가동을 멈췄다.

일본은 강화된 원전 안전성 기준을 충족하는 설비 교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미하마 1·2호기 등 원전 5기에 폐쇄 결정을 내렸다.

반면 여전히 새로 건설하거나 수명을 연장하는 원전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골프공 크기의 우라늄 1㎏로 석유 9천드럼 또는 석탄 3천t과 맞먹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원전의 탁월한 생산성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건설에 착수한 원전은 24기, 수명 연장을 승인받은 원전은 20기다.

abullapi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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