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사업 떠나보낸 삼성…남은 사업재편 시나리오는

입력 2015-10-30 11:06  

제일모직과 삼성물산[028260]의 합병 이후 잠잠했던 삼성그룹의 사업재편 작업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한화그룹과의 화학 및 방산계열 4개 계열사 '빅딜'에 이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그룹 내 소규모 사업재편에 이어 남은 화학계열사를 모두 롯데그룹측에 떠나보내면서 2013년 하반기부터 진행된 삼성그룹 사업구조 재편작업이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화학계열사 매각으로 삼성그룹은 전자와 금융을 양대축으로 건설·중공업,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이 정리됐다.

삼성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사업재편의 남은 시나리오로는 삼성전자[005930]의지주회사 전환,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 가능성 등이 있다.

삼성 측은 그동안 "지주사 전환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데다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삼성은 한 번도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고 부인해 왔다.

삼성전자와 삼성SDS 합병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IR그룹장인 이명진 전무는 지난 29일 3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기존에 매입한 자사주를 삼성SDS와의 합병에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현재 삼성SDS와의 합병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지주회사화, 삼성SDS 등과의 합병 시나리오가 끊이지 않는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 문제와 관련이 있다.

삼성전자는 전체 삼성 계열사 중에서도 외형이나 수익성 면에서 압도적인 그룹내 핵심 계열사다.

문제는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0.5%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반면 통합 삼성물산 지분은 16.5%, 삼성SDS 지분은 11.2%에 달한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삼성전자를 인적 분할해 삼성전자 투자회사(홀딩스)와사업회사로 나눈뒤 삼성전자 홀딩스와 통합 삼성물산이 뭉쳐 삼성지주사를 출범시키거나 삼성전자 홀딩스와 삼성SDS를 합병하는 안 등이다.

이 경우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는 삼성물산이나 삼성SDS 지분을 삼성전자 지분으로 전환하면서 자연스럽게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은 강화되지만 상속세 재원마련이라는 문제가 남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 등 삼남매가 상속받으려면 6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보유 지분이나 상속 지분의일부를 매각해야만 한다.

삼성이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에 대해 계속 부인하는 이유도 상속세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했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나온다.

수면 아래 가라앉아있는 삼성중공업[010140]과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의 합병은 삼성엔지니어링이 3분기 천문학적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 1조5천억원 규모의 영업손실로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낳았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게 돼 유상증자와 사옥 처분으로 자본잠식에서 벗어나더라도 재무구조는 안정을 찾기 어려운 만큼 삼성중공업과의 합병 재추진도 쉽지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pdhis95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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