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미국 제조업…IT기업 혁신전략 덕 봤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보고서…"우리 기업도 플랫폼 전략 짜야"

산업계에서 플랫폼(platform)은 상품이나 가치등이 정해진 규칙에 따라 안정적으로 거래되도록 구축된 시스템을 말한다.

예전 소프트웨어 업계의 플랫폼은 컴퓨터 시스템의 기본 운영체제 등을 뜻했다.

요즘 정보기술(IT) 업계는 구글이나 애플처럼 안드로이드 또는 iOS 같은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플랫폼 삼아 외부 개발자의 애플리케이션까지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경기가 살아나는 미국 제조기업이 이처럼 IT 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진 플랫폼 전략을 도입해 시장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1일 '다시 뛰는 미국 제조업, 플랫폼 전략을통한 혁신'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스마트홈 분야 선두 기업인 네스트(상품 플랫폼), 전기자동차 기업인테슬라(산업 플랫폼), 글로벌 제조기업인 GE(비즈니스 플랫폼) 등 혁신적인 플랫폼전략을 펼치는 미국 기업의 사례를 소개했다.

네스트는 스마트 온도조절기를 중심으로 약 50개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연결해 상품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매년 약 3억달러(한화 약 3천55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네스트의 성장성에 주목한 구글이 지난 2014년 32억달러(3조7천890억원)에 인수했다.

테슬라는 자사의 핵심 특허를 공개해 글로벌 표준을 리드하는 방식을 택했다.

앞으로 후발 기업이 테슬라의 기술로 전기차를 개발하게 되면 테슬라의 관련 사업이 자연스럽게 경쟁력을 갖게 되리라는 판단에서다. 마치 구글이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공개한 것과 비슷한 전략이다.

GE는 외부의 아이디어를 모아 상품화하는 비즈니스 플랫폼 '퍼스트 빌드'를 설립했다.

GE는 대형 제조업체로는 최초로 설립한 이 플랫폼을 통해 느린 의사결정, 혁신아이디어 사장 등 대기업이 가진 단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대규모 자금,기술 특허, 마케팅 능력을 바탕으로 기존의 소규모 아이디어 플랫폼이 가진 한계를넘어설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는 이 같은 흐름이 생긴 이유에 대해 ▲ 소비자 수요 다양화 ▲ 제품의교체주기 축소 ▲ 산업간 융합 증대 ▲ 제품 간 차별성 약화 등 경영환경이 변했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일 기업이 만들어내는 개별 제품만으로는 소비자가 원하는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우리 기업도 적합한 플랫폼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미개발이 완료된 제품일지라도 일반 IT 기술을 접목하면 새로운 기능과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덕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미국 기업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플랫폼 전략은 기업 생태계 구성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 같은 플랫폼 전략을 도입할 경우 지속적인 가치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사후 서비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밝혔다.

coo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