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락에도 등유 가격 '요지부동' 이유는

입력 2016-01-2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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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회전율 낮다 보니 주유소 보관비용·마진 높아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추락하면서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 역시 덩달아 내려가고 있다.

그러나 겨울철 실내 난방 등에 주로 사용되는 등유 가격은 유독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오피넷 등에 따르면 1월 셋째주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실내등유의 평균 가격은 리터(ℓ)당 802.27원으로 집계됐다.

국제유가는 2014년 말 배럴당 100달러에서 최근 30달러 전후까지 70%가량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주유소 판매 등유 가격은 ℓ당 1천200원에서 800원으로 34%가량내리는데 그쳤다.

등유 가격은 국내유가 급락의 여파가 계속된 지난해에도 ℓ당 900원대에서 꿈쩍도 하지 않다가 지난해 10월 들어서야 800원대로 진입하는 등 저유가 여파가 제대로반영되지 않는 모습이다.

등유는 휘발유나 경유와 달리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유가 하락분만큼가격이 내려갈 여지가 큰 셈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휘발유나 경유에 비해 유통비용이 높아 하방경직성을 보이고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기준 등유의 국제제품 가격은 ℓ당 354원이다. 여기에 유류세 182원가량이 붙더라도 정유사에서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은 ℓ당 560원 안팎에 불과하다.

그러나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ℓ당 850원 내외로 무려 유통단계에서 300원 가까운 마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휘발유와 경유의 경우 주유소 마진이 각각 ℓ당 70원과 100원 수준에 불과하다.

등유는 팬히터, 스토브, 온풍기 등 실내 난방기나 농산물 건조기 등 서민들이주로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이같은 유통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온다.

주유소 업계는 등유의 경우 수요가 적고 보관비용이 많이 드는 등 경제성이 낮은 품목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등유는 농어촌 및 낙후지역의 배달 판매가 많아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회전율이낮은 등유를 탱크에 장기간 보관하는데 따른 기회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휘발유나 경유는 모든 주유소에서 취급하지만 등유 취급 주유소는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가격 경쟁도 치열하지 않다.

전국 주유소 1만2천여개 중 등유를 취급하는 곳은 9천400여곳으로 집계됐다.

한 소비자는 "최근 저유가 여파로 휘발유 가격 역시 크게 내렸지만 겨울철에 서민들이 난방용으로 쓰는 등유는 수개월째 가격 변동이 거의 없다"면서 "같은 석유제품인데 하락폭에 차이가 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표> 최근 1년간 등유가격 추이 pdhis95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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