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내각 절반 면담…"즉석에서 협력·지원 방안 제시"금융기관 협의회 가동…"이란 원유 수입 올해 두 배로 늘려"
"어제는 오후 5시까지 식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란 장관들과 면담 때는 시간을 줄이려고 통역을 빼고 영어로 직접 이야기를나눴어요. 그래도 매번 애초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가량 늦어졌지요." 이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정부 대표로 현지를 찾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9일(현지 시간) 이른 아침부터 분주한 모습이었다.
분 단위로 쪼개 일정을 소화하는 빡빡한 강행군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지난 27일 이란으로 오는 길에 두바이를 들러 현지 우리 기업의 지사·상사 관계자와 간담회를 한 주 장관은 28일 새벽 테헤란에 도착해 숨돌릴 틈도 없이 비즈니스 행보에 들어갔다.
28일에만 압바스 아쿤디 도로도시개발부장관, 발리올라 세이프 중앙은행 총재,알리 타옙니아 경제재정부장관과 차례로 면담했고 테헤란 지상사 관계자 간담회와여러 현지 부대행사에 참석했다.
29일에는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 참석을 시작으로 무함마드 네마차데 산업광물무역부장관, 에샤크 자한기리 제1부통령, 비잔 장가네 석유부장관, 하마드 치트치연에너지부장관과 '면담 릴레이'를 이어갔다. 이날 오후에는 10년 만에 재가동된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 본회의를 이끌었다.
'정부 대표 세일즈맨'으로 이란 시장을 바삐 누빈 셈이다.
29일 만난 주 장관은 "이란의 한 장관이 내게 이란 내각의 절반을 만나고 가는것 같다고 말했다"며 "한국도 이란 시장에 관심이 많지만 이란도 한국 기업의 투자유치에 매우 적극적이었다"고 면담 분위기를 전했다.
양국 정부가 이처럼 이번 면담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예상치 못한 성과가속속 나왔다.
주 장관은 "면담 자리 즉석에서 여러 제안이 이뤄졌고 대부분 양측이 적극적으로 해결하자고 대응했다"고 말했다.
주 장관은 도로도시개발부장관이 이란 남북 연결 철도·도로망 개량 사업 공동조사와 테헤란 교외 통근 시스템 개선 사업 등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한 일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또 옛 도심을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는데 한국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하길래 우리나라 기업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들어가며 추천해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금융 분야에서는 양국 금융 기관이 만나서 정례적으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금융기관 협의회'를 가동하기로 했다.
주 장관은 "이란 금융기관이 한국 금융 시스템에 관심이 많고 우리 금융기관도이란 투자 거래와 관련해서 모르는 게 많은 만큼 서로 제도 운용 방식이나 관심사를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가급적 빨리 이 협의체를 가동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과의 무역에서 활용하는 원화결제시스템에 대해서는 "당분간 이 제도를 유지하면서 대체 결제 시스템을 만들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이란 상업은행과수출입은행이 50억 유로 규모의 금융대출약정을 협의하고 있는데 이란 중앙은행이빨리 승인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는 해제됐지만 아직 미국 달러화는 무역 결제에 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 우리나라는 경제제재 기간 원화결제시스템이라는 우회 경로를통해 이란과 무역 결제를 해왔다.
주 장관은 이란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려면 단순히 물건만 팔겠다는 자세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문화, 사회 쪽 협력을 넓히고 상생해 나가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경제제재는 물론 전쟁 중에도 이란을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는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분야 협력과 관련해서는 이란으로부터의 원유 수입량을 연말까지 두 배가량 늘리기로 했다. 현재 12만6천배럴의 두 배인 28만배럴까지 수입량을 끌어올릴방침이다.
주 장관은 "특히 콘덴세이트(초경질유의 일종)의 수입을 늘릴 것"이라며 "병원투자 협력과 관련해서 3건이 진행 중이고 문화 쪽 협력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기업은 우수한 품질과 납기 준수라는 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며 "이란이 한국에 가진 좋은 이미지를 바탕으로 각 분야의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더욱 심각한 부진에 빠진 우리나라의 수출과 관련해 그는 "유가 하락 등경기적인 요인이 크다"며 "그래도 데이터를 살펴보면 미미하게나마 호전되는 부분이있는데 앞으로 정부와 민간이 함께 노력하면 차츰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coo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어제는 오후 5시까지 식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란 장관들과 면담 때는 시간을 줄이려고 통역을 빼고 영어로 직접 이야기를나눴어요. 그래도 매번 애초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가량 늦어졌지요." 이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정부 대표로 현지를 찾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9일(현지 시간) 이른 아침부터 분주한 모습이었다.
분 단위로 쪼개 일정을 소화하는 빡빡한 강행군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지난 27일 이란으로 오는 길에 두바이를 들러 현지 우리 기업의 지사·상사 관계자와 간담회를 한 주 장관은 28일 새벽 테헤란에 도착해 숨돌릴 틈도 없이 비즈니스 행보에 들어갔다.
28일에만 압바스 아쿤디 도로도시개발부장관, 발리올라 세이프 중앙은행 총재,알리 타옙니아 경제재정부장관과 차례로 면담했고 테헤란 지상사 관계자 간담회와여러 현지 부대행사에 참석했다.
29일에는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 참석을 시작으로 무함마드 네마차데 산업광물무역부장관, 에샤크 자한기리 제1부통령, 비잔 장가네 석유부장관, 하마드 치트치연에너지부장관과 '면담 릴레이'를 이어갔다. 이날 오후에는 10년 만에 재가동된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 본회의를 이끌었다.
'정부 대표 세일즈맨'으로 이란 시장을 바삐 누빈 셈이다.
29일 만난 주 장관은 "이란의 한 장관이 내게 이란 내각의 절반을 만나고 가는것 같다고 말했다"며 "한국도 이란 시장에 관심이 많지만 이란도 한국 기업의 투자유치에 매우 적극적이었다"고 면담 분위기를 전했다.
양국 정부가 이처럼 이번 면담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예상치 못한 성과가속속 나왔다.
주 장관은 "면담 자리 즉석에서 여러 제안이 이뤄졌고 대부분 양측이 적극적으로 해결하자고 대응했다"고 말했다.
주 장관은 도로도시개발부장관이 이란 남북 연결 철도·도로망 개량 사업 공동조사와 테헤란 교외 통근 시스템 개선 사업 등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한 일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또 옛 도심을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는데 한국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하길래 우리나라 기업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들어가며 추천해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금융 분야에서는 양국 금융 기관이 만나서 정례적으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금융기관 협의회'를 가동하기로 했다.
주 장관은 "이란 금융기관이 한국 금융 시스템에 관심이 많고 우리 금융기관도이란 투자 거래와 관련해서 모르는 게 많은 만큼 서로 제도 운용 방식이나 관심사를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가급적 빨리 이 협의체를 가동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과의 무역에서 활용하는 원화결제시스템에 대해서는 "당분간 이 제도를 유지하면서 대체 결제 시스템을 만들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이란 상업은행과수출입은행이 50억 유로 규모의 금융대출약정을 협의하고 있는데 이란 중앙은행이빨리 승인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는 해제됐지만 아직 미국 달러화는 무역 결제에 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 우리나라는 경제제재 기간 원화결제시스템이라는 우회 경로를통해 이란과 무역 결제를 해왔다.
주 장관은 이란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려면 단순히 물건만 팔겠다는 자세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문화, 사회 쪽 협력을 넓히고 상생해 나가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경제제재는 물론 전쟁 중에도 이란을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는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분야 협력과 관련해서는 이란으로부터의 원유 수입량을 연말까지 두 배가량 늘리기로 했다. 현재 12만6천배럴의 두 배인 28만배럴까지 수입량을 끌어올릴방침이다.
주 장관은 "특히 콘덴세이트(초경질유의 일종)의 수입을 늘릴 것"이라며 "병원투자 협력과 관련해서 3건이 진행 중이고 문화 쪽 협력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기업은 우수한 품질과 납기 준수라는 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며 "이란이 한국에 가진 좋은 이미지를 바탕으로 각 분야의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더욱 심각한 부진에 빠진 우리나라의 수출과 관련해 그는 "유가 하락 등경기적인 요인이 크다"며 "그래도 데이터를 살펴보면 미미하게나마 호전되는 부분이있는데 앞으로 정부와 민간이 함께 노력하면 차츰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cool@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