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CEO>'대마불사' 제동 건 이동걸…리콜 승부수 고동진

입력 2016-09-03 10:00  

아모레 서경배 회장, 과학재단에 사재 3천억 출연

세계 7위이자 국내 1위 선사인 한진해운의 운명이 결국 법원의 손에 맡겨지게 됐다.

한진해운에 대한 채권단의 지원 불가 결정을 이끈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국민혈세를 투입하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고동진 사장은 배터리 발화 논란이 불거지기가 무섭게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리콜을 결정했다. 소비자의 신뢰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국내 주식 부자 2위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회장은 생명과학 분야 신진 과학자를 발굴해 지원하는 공익재단 '서경배 과학재단'을 설립하고 개인 재산 3천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 한진해운 추가지원 '제동' 이동걸 산업은행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해운 구조조정 채권단의 중심추 역할을 하며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지원 불가 결정을 끌어냈다.

이 회장은 지난달 30일 "채권단이 부족자금 관련 한진과 간극을 좁히려고 했으나 사주로서의 책임 있는 의지를 보인 것이 미흡하다고 봐 신규자금 지원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특히 대규모에 달하는 지원액이 기업가치 제고보다는 해외 채권자들의 채권 상환에 쓰일 것을 우려했다.

추가지원을 계속한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지원이 될 수 있고, 국민의 혈세가 해외 선주들의 주머니 속으로 고스란히 들어갈 수 있다는 인식이다.

다만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가더라도 국익에 반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여러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채권단의 추가지원을 얻는 데 실패한 한진해운은 40년 만에 법정관리행에 돌입하며 '청산'이냐 '회생'이냐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오는 11일 취임 7개월째를 맞는 이동걸 회장은 지난 7월 취임 후 첫 경영설명회에서 산업은행을 제때 못 바꾸면 무너진다"며 혁신을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042660] 등 부실기업에 대한 방만한 지원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산업은행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통해 '제대로 된' 국책은행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각오다.

한진해운이 무너지면 국가기간산업인 해운업에 타격이 크다는 재계의 주장을 뒤로한 채 그가 단호하게 구조조정의 칼날을 휘두른 이유다.

이 회장은 "산은이 처한 위기를 명예회복과 발전의 전기로 삼아 강한 KDB로 재탄생시키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 갤노트7 글로벌 리콜 승부수 고동진 사장 위기냐 기회냐. 갤럭시S7에 이어 갤럭시노트7의 성공적인 출시로 위기에 빠진삼성전자의 재도약을 이끌어내는 듯했던 고동진 사장이 갤노트7의 배터리 발화라는난제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글로벌 리콜이라는 고육책을 꺼내 들며 정면돌파를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리콜은 비용면에서 큰 부담이지만 삼성전자의 실추한 신뢰를 다시 회복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어서 전화위복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화면 스마트폰 트렌드를 이끌어온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새 얼굴 갤럭시노트7은 홍채인식 센서와 모바일 은행 업무를 연결한 삼성패스로 시장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지난 19일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10여개국에서 출시돼 국내에서만 예약판매 40만대를 돌파, 핵심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7 출시 초기보다 2배이상 빨리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정통 엔지니어 출신인 고 사장의 승부수가 통한 셈이다. 따라서 갤럭시노트7의성패는 고 사장에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갤럭시노트7 배터리가 충전 중 자연 발화했다는 소비자 제보 후 비슷한 제보가 잇따르면서 순조로웠던 제품 판매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고 사장은 문제가 된 제품을 수거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라고 지시하고,직접 구미 공장에 내려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등 사실상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사고 원인은 배터리 결함으로 드러났다.

회사 내부에서는 일부 배터리만 교체하면 된다는 의견도 제시됐으나 고 사장은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전 세계 시장에서의 전량 리콜이 불가피하다는 의지를강하게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의 순간에 다시 꺼내진 그의 승부수가 또 어떤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노벨상 기다린다"…서경배 회장, 3천억 출연 과학재단 출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생명과학 분야 신진 과학자를 발굴해 지원하는공익재단 '서경배 과학재단'을 설립하고 개인 재산 3천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 기업 차원의 공익재단은 있었지만 서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만든 공익재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회장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성공하기까지 받아온 과분한 관심과사랑을 우리 사회에 반드시 크게 돌려드려야겠다고 다짐했다"며 "힘들게 번 돈을 멋있게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국내 주식 부자 2위인 서 회장은 그동안 개인적차원의 사회 공헌 활동에 대해 고민해왔다.

그가 택한 방식은 기초과학, 그중에서도 생명과학 분야 과학자 양성이었다.

그는 아모레퍼시픽 창업자인 부친 고(故) 서성환 선대회장의 영향을 받고 기업을 경영하면서 과학과 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했다고 밝혔다. 어린 시절 가장 재밌게 본 만화영화가 '아톰'일 정도로 과학에 대한 흥미가 높았다고 한다.

서 회장은 "과학을 포기한다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재단이 지원한과학자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재단은 매년 공개 모집을 통해 생명과학 분야 신진학자 3∼5명을 선발하고 각과제당 5년 기준 최대 2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특히 우수 연구자에 대해서는중간 심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연구 지원 사업은 오는 11월 공고돼 내년 6월에 지원 대상자가 발표된다.

서경배 과학재단은 일단 서 회장의 사재 출연금 3천억원으로 운영되지만 재단운영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 출연금 규모는 1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서회장의 설명이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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