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조금 일찍 만난 아기의 특별한 침대 ①

입력 2014-05-14 16:49  

인큐베이터는 온도와 습도를 섬세하게 조절해주고, 외부로부터 병균이 침입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기능을 가진 1인실 특수 침대다. 미숙아로 태어나면 인큐베이터 안에서 나머지 임신 기간의 주수를 채우고, 혼자 숨 쉬고 체온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을 때 퇴원한다.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는 인큐베이터는 체중 2㎏이하의 미숙아와 자궁 내 발육지연, 호흡장애 등의 이상 증세를 보이는 신생아를 수용하는 격리 보육기를 말한다. 무색투명하고 두꺼운 플라스틱제로 만들어 누워 있는 아기를 밖에서 볼 수 있는데, 보육기 내에서는 온도와 습도가 적당히 조절되며 필요에 따라서 산소 공급도 가능하다. 복사형 보온기 같은 개방식 장비를 보육기의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아기의 증세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인큐베이터 안은 산소 40% 이하, 습도는 40~100%, 온도는 30~35℃를 유지한다. 

아기의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환경
37주 이하로 태어난 아기를 미숙아라고 하며, 이렇게 출산예정일보다 일찍 태어나면 인큐베이터에 들어간다. 그런데 같은 주수라도 아기의 크기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보통 몸무게 1,800~2,000g을 기준으로 그 이하인 경우에 인큐베이터에 수용한다. 인큐베이터에 들어간 아기는 남은 주수를 채운 뒤에 일반 병실로 옮기는데, 주수가 남았다 하더라도 아기의 건강 상태에 따라 더 빨리 나오기도 한다.

미숙아는 몸무게에 비해 체표면적이 넓고, 피하 지방층이 적어 열 생산이 부족하며, 신체 활동이 적어 저체온증에 걸리기 쉽다. 또 열을 발산하는 능력이 미숙하므로 주위 온도가 너무 높으면 고체온도 올 수 있다. 이렇게 미숙아가 체온 유지를 위한 열 생산 과정 중에서 산소 소모가 많아지면 대사 이상이 올 수 있으며 기관이 미성숙하여 호흡 작용도 안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미숙아에게는 호흡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데 최대한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는 온도와 습도 등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인큐베이터의 온도와 습도 등은 아기의 크기와 건강 상태, 질병 여부 등에 따라 섬세하게 조절된다. 미숙아는 폐의 탄력성 조직이 잘 발달되지 않아 호흡곤란이 올 수 있으므로 호흡 양상에 따라 산소를 공급받거나 약물요법을 받기도 하며 때에 따라서는 인공호흡요법을 받기도 한다. 또 증상에 따라 광선 치료기로 치료를 받기도 하고 수액 주입기로 아기에게 수액을 전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미숙아 치료 기술이 점차 발달해 500~600g 정도 되는 아기도 살리고 있는데, 아기가 미숙해 체중이 적을수록 제대로 된 장비에서 치료를 받아야 생존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에는 '캥거루 케어'도 가능해
아기가 인큐베이터에 있을 때 엄마는 아기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이를 위해 신생아 중환자실은 하루에 2번 정도 면회가 허용된다. 병실 밖에서 유리창 너머로 인큐베이터 안의 아기를 보는 것만을 허용하는 병원도 있으며, 엄마가 직접 병실 안으로 들어가 아기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병원도 있다. 물론 감염 문제 때문에 가운을 입고 신생아 중환자실로 들어가지만, 감염 예방 수칙을 준수한다면 보통 엄마의 면회로 감염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최근에는 신생아 중환자실에도 캥거루 케어를 시행하는 병원이 조금씩 느는 추세다. 캥거루 케어는 부모와 신생아의 애착을 강화해주는 방법으로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기를 엄마가 품 안에 안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부모가 아기를 가슴 위에 올려놓는 단순한 동작이지만 아기의 체중 증가율과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기사제공: 월간 앙쥬)

한경닷컴 bnt뉴스 김희정 기자 life@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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